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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칼럼] 3군 사관학교 통합 강행, 왜 반민주·반국가적인가 김명수 전 안기부 대북심리전 처장 2026-07-30 16:39:33

입학선서하는 육군사관학교 83기 생도들 [사진=육군사관학교]

현재 정부의 3군 사관학교 폐교를 반대하는 사관학교 출신 퇴역 군인들의 1인 시위 구호 중에는 “육·해·공사 폐교- 국방 핵심역량 파괴- 반대 여론 묵살- 공개토론 거부 강행- 반민주 반국가 독재”라는 주장이 있다.

 

이 주장은 80년 전통의 육군사관학교를 비롯한 3군 사관학교를 폐교시키고, 호국 역사와 전통의 터전인 화랑대를 멸실하며,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강행하는 현 정부의 태도를 규탄하는 내용이다. 과연 어떠한 이유에서 이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지 꼼꼼히 짚어보자.

 

우선 ‘반민주’라는 점은 구호에 언급된 바와 같다. 정부의 사관학교 폐지 및 통합 정책 추진이 밀실에서 외부로 알려지기 시작한 올해 초부터, 3군 사관학교 총동창회에서는 이 정책을 진단하는 포럼을 두 차례 개최해 정책의 부당함을 규명하고 반대해 왔다. 

 

아울러 정부를 향해 공청회와 같은 공개 토론을 요구했다. 그러나 국방 당국은 그 어떤 논리로도 반대 논리에 맞서 정책의 정당성을 합리화하지 못하자 이를 회피하고 있다.

 

특히 이 황당한 정책의 실체가 그동안 무관심하던 일반 국민에게까지 알려지면서 반대 여론이 70%를 넘어섰고, 주요 언론의 사설과 칼럼 등에서도 정론으로 비판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이를 모두 묵살하고 있다.

 

그동안 육사총동창회를 중심으로 전면에 나선 수많은 육사 출신 예비역들이 전문적인 칼럼 기고 등을 통해 세론을 이끌어 왔다. 

 

이에 동조해 역대 참모총장과 사관학교장 출신 장성들을 비롯한 각급 국군 예비역 단체들이 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 발표와 기자회견을 이어가면서 강력한 반대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그제야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는 뒤늦게 정책을 지지한다는 장성 몇몇을 내세워 맞대응에 나섰으나, 반대 측 논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참여한 장성의 수 역시 ‘새 발의 피’에 불과했다. 정부 정책 찬성 발표자들은 반대 측과의 공개토론에 나설 여건조차 되지 못했다.

 

7월22일, 대한민국 국회 헌정회의실에서 헌정회 정책연구소와 국방위원회가 주최하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 참여해 환영사, 축사, 좌장 등을 맡은 인사들은 모두 민주당 계열이었다. 참관이 허용되어 참석한 정책 반대 진영 인사가 요구한 반대 토론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은 채 거부당했다.

 

국방부가 각 군 본부 주요 직위자를 대상으로 연 정책설명회 역시 일방적인 정책홍보에 불과했다. 정책 추진 배경과 내용, 기대효과, 부작용에 대한 검토 및 보완 등이 이루어지는 본래 의미의 정책설명회가 아니었던 것이다.

 

8월 중 개최를 예고한 공청회 역시 ‘통합사관학교 공청회’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사전에 찬반 진영이 참여하는 토론회 등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전제로 깔고 진행하는 공청회다. 이는 다분히 북한식 태도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 노동당 정권은 그동안 수많은 남북대화와 미·북 대화 과정에서 일관된 특징을 보여 왔다. 공산당의 정치 협상 기술은 대화를 전투로 보고 협상 전술에 따라 진행된다. 가장 대표적인 술책이 바로 의제를 북측이 선점하는 것이다. 

 

연방제 실현을 위한 남북 협상, 주한미군 철수를 위한 미·북 협상,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 등 오직 자기주장만을 의제로 삼는다. 지금 정부의 행태가 이러한 북한 공산당 방식을 닮아있다.

 

집권 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의 사관학교 폐지·통합 정책토론회에서 반대토론을 거부한 것도 그렇고, 광주 5·18에 대한 북한 개입 추정을 왜곡·허위사실 유포로 규정하여 처벌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반대의 자유를 말살하는 반민주적 행태를 좌파 정권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관학교 폐지 및 통합이 왜 ‘반국가적’인가? 이는 국방의 핵심역량을 파괴하고, 장교들의 사기와 충혼을 말살하기 때문이다. 

 

사관학교, 특히 육사 출신에게 대한민국 호국의 역사와 전통의 터전인 화랑대는 4년간 절차탁마의 수련을 통해 충성과 명예, 신의를 다지는 충혼의 고향이자 군 복무 내내 지니는 자긍심의 원천이다. 

 

화랑대를 잃은 육사인들은 생도이든 현역이든 예비역이든 간에 그 정신적 상실감과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로 인한 사기 저하와 호국 의지 상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각 군 사관학교 폐교를 강행하는 정부 정책을 지지하고 나선 한 장성 출신 민주당 의원은 “지금 사관학교 4년 교육과정이 일반 대학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황당한 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그 인물이 과연 육사 4년을 어떤 정신으로 보냈는지 의문이다. 철학을 전공하면서 일찍이 국회의원이 되는 데만 전력투구했던 모양이다.

 

선후배 간 서열이 분명한 가운데 이루어지는 생도 자치근무제도 하의 엄정한 내무생활, 자칫하면 퇴교당할 수 있는 학과 성적 유지와 각종 교칙 준수, 강인한 체력과 전투력으로 무장하기 위한 구보와 매일의 무도 수련 등이 어떻게 일반 대학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과정이란 말인가?

 

집에서 등하교하는 대학생과 동기·선후배가 생활관에서 4년을 함께 거주하는 사관생도가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 

 

찰나의 순간에 정오(正誤)를 판단하게 하는 일일 시험 제도, 지휘와 통솔 역량을 배양하는 조직관리 공부 등을 통해 유능한 부대 지휘관으로 성장하게 하는 사관생도들의 정신적·육체적 수련 토양을 말살해도 된다는 소리인가? 그것을 허물겠다는 것은 반국가적 역적이나 다름없는 발상이다.

 

국방부 장관이 3군 사관학교 총동창회를 만나 의견을 듣겠다고 하였다. 반국가적 역적도당이 되지 않으려면 진정한 반대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전 국민이 지켜볼 수 있는 공개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

 

북한 선전선동부가 주도하는 노동당 정책 교양 강좌나 김일성 주체사상 토론회처럼 반대토론조차 없는 일방적인 정책토론회는 당장 집어치워라. 

 

반대를 인정하지 않는 북한식 의사 관철 정치 행동 양식을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종북 세력’이라는 낙인을 영원히 지울 수 없을 것이다. 현 정부 핵심 구성원 중에는 과거 실질적으로 북한을 돕는 이적·간첩 행위에 연루되었던 인사들이 수두룩하지 않은가.

 

필자의 지론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북한의 수령과 노동당에게나 적용되는 ‘무오류의 원칙’이 대한민국에서 횡행할 수는 없다.

 

혁명을 위해서라면 비도덕·비윤리·비합법 등 그 어떤 것도 용인된다는 북한 노동당의 봉건 세습 왕조식 군사독재 철권통치 방식 또한 결코 용인될 수 없다.

 

국방개혁으로 포장하여 무도하게 추진하는 3군 사관학교 폐교 및 국군사관학교 신설은, 국방력의 핵심인 사관학교의 퇴행과 화랑대 멸실을 통해 대한민국 국군의 역사와 전통을 부정하려는 적화 돕기 혁명의 일환이다.

 

반대토론마저 무시한 채 국가 대사를 독단적으로 강행하는 현 정부가 ‘북한을 닮은 종북형 반민주 독재정권’이라는 낙인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 一鼓 김명수

 

육사 27기

육군소령 예편

전 안기부 대북심리전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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