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보 서울경찰청장과 황창선 경기남부경찰청장 [사진=연합뉴스]
여당 공천헌금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경 서울시의원이 녹취록 보도 직후 해외로 출국하면서 ‘도피성 출국’ 논란이 제기됐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출국금지나 체포영장 대신 ‘입국 시 통보’ 조치만을 택했다.
이 사건의 핵심은 김경 개인의 태도가 아니라, 경찰이 어떤 기준으로 수사 판단을 내리고 있는가에 있다.
김경의 출국은 ‘도피’에 해당하는가
<검증>
김경 서울시의원은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한 녹취록 보도 이튿날인 2025년 12월 30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당시 출국금지 조치는 내려지지 않았고, 경찰은 출국 사실을 뒤늦게 파악해 법무부에 ‘입국 시 통보’를 요청했다. 김 의원 측은 “도피 의도는 없으며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현행법상 출국금지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의 해외 출국은 불법이 아니다.
<해석>
출국 사실만으로 법적 의미의 ‘도피’를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녹취록 공개 직후라는 시점, 핵심 피의자라는 지위를 함께 놓고 보면, 수사기관이 보다 적극적인 신병 관리 조치를 검토했어야 하는 사안이라는 문제 제기는 가능하다.
왜 출국금지 조치가 선행되지 않았나
<검증>
출국금지는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수사기관 요청으로 가능하며 △ 피의자 특정 △ 혐의의 상당성 △ 도주 또는 증거인멸 우려가 인정되면 수사 초기에도 선제적으로 요청된다.
경찰은 “사건 공식 접수는 1월 2일이었고, 주말과 검찰 협의 등 물리적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해석>
그러나 이 사건은 이미 녹취록이라는 실체 증거가 공개됐고, 관련 인물과 범죄 구조가 비교적 명확한 상태였다. 출국금지 요청이 법적으로 불가능했던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경찰이 사건의 긴급성을 낮게 평가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남는다.
체포영장은 왜 청구되지 않았나
<검증>
체포영장은 형사소송법상 △ 범죄 혐의의 상당성 △ 도주 우려 또는 증거인멸 우려 △ 긴급성
이 동시에 충족될 때 발부된다.
이 사건에서 혐의의 상당성 자체는 녹취록 공개 등으로 상당 부분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경찰은 체포영장 청구 대신 입국 시 통보 조치를 택했다.
<해석>
이는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경찰이 도주 우려와 긴급성을 낮게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못 친 것이 아니라 안 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변 인물부터 소환하는 수사는 정상적인가
<검증>
경찰은 현재 강선우·김병기 전직 보좌관 등 주변 인물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는 사건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통상적 수사 방식이기도 하다.
<해석>
다만 핵심 피의자가 해외 체류 중인 상황에서 외곽부터 수사가 진행될 경우, 수사 의지와 속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정치자금 사건에서 이러한 방식은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논란이 돼 왔다.
경찰 눈에 김경은 ‘위험한 피의자’인가
<검증>
경찰이 김경 서울시의원에게 취한 조치는 △ 출국금지 △ 체포영장 △ 지명수배가 아니고❌입국 시 통보와 자진 귀국을 전제로 한 조사다.
이는 수사 실무상 도주 우려와 긴급성이 낮고, 임의 출석으로 수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할 때 선택되는 조치다.
<해석>
흔히 이를 ‘착한 혐의자’로 표현하지만, 정확히는 경찰이 김경을 ‘관리 가능한 피의자’, ‘긴급하지 않은 피의자’로 분류하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그러나 녹취록 공개 직후 출국이라는 정황과 사건의 정치적 파급력을 고려하면, 이러한 판단이 다른 정치자금 사건과 비교해 과도하게 관대한 것 아니냐는 질문은 남는다.
오락가락하는 수사기관 기준이 문제
이 사건의 핵심은 김경의 출국 자체가 아니다.
왜 핵심 피의자가 출국한 뒤에야 수사가 본격화됐고, 왜 가장 강한 수단이 아닌 가장 완만한 조치가 선택됐는가다.
이는 개인의 태도 문제가 아니라, 수사기관이 이 사건을 얼마나 중대하게 보고 있는지, 그리고 그 판단 기준이 일관적인지를 묻는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