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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국민투표법, ‘헌재 심판’ 받나… 쟁점은 국민의 ‘말할 권리’
  • 김영 기자
  • 등록 2026-04-30 1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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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현 변호사 “5월 1일 헌법소원심판청구 예정”
  • 제37조·제114조 국민투표운동 제한 조항 정면 겨냥
  • 서부자유변협 “국민 입 막고 손 묶는 것은 국민투표 아냐”

헌법재판소 [사진=연합뉴스]

2026년 전부 개정된 국민투표법이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에 오를 전망이다. 

 

쟁점은 단순히 국민투표권 자체가 아니다. 국민투표에 앞서 국민이 헌법개정안에 대해 말하고, 모이고, 서명하고, 설득할 수 있는 권리, 이른바 ‘국민토론권’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주현 변호사는 30일 한미일보와의 통화에서 “5월1일 국민투표법 제37조와 제114조의 국민투표운동 제한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개헌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5월 7~9일 사이 예상되는 만큼, 국민투표운동 제한 조항의 효력을 다투는 가처분 신청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헌법소원 심판청구 이후 국민참여소송인단도 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하며 “지금은 국민이 분노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청구가 접수되면 2026년 ‘국민투표법 전부 개정’ 이후 ‘국민투표운동 제한 조항’을 정면으로 다투는 첫 헌법소원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국민투표법 관련 헌법소원은 주로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 제한이나 국회의 입법부작위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반면 이번 사안은 국민투표 전 단계에서 국민이 개헌안에 대해 의견을 형성하고 표현할 자유가 어디까지 보장돼야 하는지를 다투는 사건이다.

 

현행 국민투표법은 2026년 3월 6일부터 시행됐다. 국민투표법 제22조는 국민투표운동을 “국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사항에 관하여 찬성 또는 반대하게 하거나 여러 가지 사항 중 하나를 지지하게 하는 행위”로 규정한다. 동시에 “국민투표의 대상이 되는 사항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는 국민투표운동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다.

 

문제는 제37조와 제114조다. 

 

제37조는 5명을 초과한 인원이 무리를 지어 행진하거나 연달아 소리 지르는 행위, 호별 방문, 서명 또는 날인 받기, 전기통신 방법 이용, 집회 개최, 확성장치나 자동차 사용, 녹음기·녹화기 사용 등을 제한한다. 제114조는 이를 위반한 경우, 징역형 또는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은 이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선관위 국민투표법 운용기준에 따르면 투표운동 성립 시기를 헌법 개정안이 공고된 때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즉 대통령이 헌법 제129조에 따라 헌법개정안을 공고하면, 그때부터 국민투표운동 제한 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선관위 해석대로라면 대통령 공고는 국민토론의 출발점인 동시에 국민 의사표현 제한의 출발점이 된다. 

 

헌법개정안이 공개돼 국민이 비로소 내용을 검토하고 찬반 의견을 형성해야 할 시점에, 집회·서명·통신·녹음·녹화 등 주요 의사표현 수단이 형사처벌 위험 아래 놓일 수 있는 구조다.

 

공고 이후야말로 국민이 개헌안의 내용을 알고, 찬성·반대 의견을 나누고, 집회와 토론을 통해 여론을 형성해야 할 핵심 기간이다.

 

국민투표법이 막아야 할 것은 허위사실, 금품 제공, 강요, 폭력적 동원이지 국민의 토론 그 자체가 아니다. 

 

국민투표는 일반 선거와 다르다. 


선거가 후보자와 정당을 선택하는 절차라면, 헌법개정 국민투표는 주권자인 국민이 국가의 기본 규범을 최종 승인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다. 

 

그렇다면 투표일 하루의 선택만이 아니라, 그 선택에 이르기까지 국민이 말하고 듣고 설득하는 과정도 국민주권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

 

서부자유변호사협회도 30일 성명을 내고 국민투표법과 선관위 해석에 따른 기본권 침해 우려를 제기했다. 

 

협회는 현행 국민투표법이 국민의 개헌 찬반 의사표현을 원천적으로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민투표법 제37조와 제114조가 집회, 서명, 통신, 확성장치, 녹음·녹화 등 국민의 의사표현 수단을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협회는 국민투표가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주권을 행사하는 예외적 절차인 만큼, 다른 어떤 절차보다도 국민의 의견 개진이 폭넓게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주권자인 국민들의 입을 막고 손을 묶는 것은 국민투표가 아니다”라며 국민투표법과 선관위 조치로 피해를 입는 국민들을 적극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번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제기되면 쟁점은 ‘투표할 권리’에서 ‘투표 전에 말할 권리’로 이동하게 된다. 

 

기존 국민투표법 논란이 재외국민도 국민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지의 문제였다면, 이번 사안은 국민이 헌법개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고, 모이고, 서명하고, 설득할 수 있는지의 문제다.

 

헌법소원심판청구와 함께 가처분 신청이 제기될 경우, 헌재 판단의 시간표도 중요해진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국민투표 절차로 넘어갈 경우, 국민투표운동 제한 조항의 효력 여부는 실제 국민 여론 형성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가 예고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개정 국민투표법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 국민주권 원리에 부합하는지 묻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국민투표법이 국민투표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법인지, 아니면 국민투표의 핵심인 국민 토론을 위축시키는 법인지가 헌법재판소 앞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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