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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규 안보칼럼] 자운대 4년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군의 정체성을 말살하는 전체주의적 발상
  • 박필규 편집위원
  • 등록 2026-07-15 13: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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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를 군사 교육·훈련시설이 밀집한 대전 자운대에 4년제로 창설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육군]

대한민국 국방의 백년대계를 세워야 할 사관학교의 거취가 다시금 표류하고 있다. 10개월간 추진하던 ‘2+2체제’를 열흘 만에 뒤집고 ‘대전 자운대 4년 통합’이라는 급진적인 방안으로 회귀한 작금의 사태는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선다. 

 

이는 우리 군의 고유한 전문성을 거세하고, 다양성과 자율성을 부정하며, 군을 거대한 하나의 기계적 집단으로 변모시키려는 전체주의 발상이다.

 

전체주의는 개별 구성원의 고유한 특성을 말살하고, 전체의 이름으로 개인을 획일화하며, 비판적 사고를 제거하여 일사불란한 통제만을 강조하는 체제이다. 현재 추진되는 사관학교 통합 논의가 바로 이 전체주의적 속성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첫째, 군사적 다양성과 전문성의 파괴이다. 

 

육·해·공군은 각기 다른 지형과 환경, 그리고 고유한 전술적 가치를 지닌다. 사관학교 4년은 그 군의 정체성을 체득하고 해당 영역의 전문가로 거듭나는 ‘생명의 배양기’이다. 

 

그러나 이를 무차별적으로 통합하여 단일 장소, 단일 체제로 묶어버리는 것은 각 군의 고유한 개성을 말살하고, 오직 통치자의 의도에 순응하는 획일화된 군인만을 양산하려는 시도이다. 

 

3군 사관학교가 70~80년에 걸쳐서 수립한 고유 전통과 ‘힘의 의지’를 꺾고 평균적인 무리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전형적인 전체주의 발상이다.

 

둘째, 절차적 정당성을 거세한 일방적 폭력이다. 

 

10개월의 정책을 열흘 만에 번복하면서도, 정작 당사자인 각 군 본부와 사관학교의 목소리는 완전히 배제되었다. 이는 군이라는 조직을 상호 협력하는 전문 공동체가 아닌, 중앙의 결정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부속품으로 취급하는 전체주의적 관점이다. 

 

현장의 목소리가 차단된 정책은 군사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군 내부의 분열과 불신만을 초래할 뿐이다.

 

셋째, 역사와 전통에 대한 허무주의적 파괴이다.

 

통합을 이유로 3군 사관학교를 모두 기존의 역사적 공간을 떠나게 하려는 저의는 각 군이 축적해 온 정신적 뿌리를 스스로 거세하려는 행위다. 

 

전체주의는 역사적 맥락을 지우고 오직 현재의 권력이 요구하는 ‘개발’과 ‘효율’이라는 이름의 물질적 가치만을 강조한다. 

 

태릉을 비롯 진해와 청주의 사관학교 부지를 개발의 도구로 삼아 얻는 경제적 이익이, 우리 군이 수십 년간 쌓아온 정통성과 명예보다 우선시되는 것은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국방부가 스스로 자신의 존재 근거를 부정하는 허무주의적 행태다.

 

통합 논의의 밑바닥에는 ‘합동성’이라는 미명 하에 군의 모든 요소를 하나의 틀에 가두려는 위험한 발상이 깔려 있다. 그러나 진정한 합동성은 각 군의 고유한 전문성을 최대로 고양한 상태에서 서로의 가치를 인정할 때 완성되는 것이지, 물리적으로 한곳에 몰아넣는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통합을 강요하는 것은 공산국가처럼 군을 정치 예속화하려는 반국가 세력들의 전체주의적 욕망에 불과하다.

 

지금이라도 청와대와 국방부는 사관학교 통합이라는 위험한 전체주의적 도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중단을 멈추지 않는다면 그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 군의 강점은 획일화된 통합이 아니라, 각 군의 정예 장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발휘하며 국가를 수호하는 데 있다. 군의 뿌리를 흔드는 것은 결국 안보의 근간을 허무는 자살 행위이다.

 

역사는 말한다. 전체주의적 발상은 언제나 조직을 병들게 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그 시스템을 붕괴시켰다. 우리는 군의 개별성과 자율성을 보존함으로써 더 강한 안보를 지향해야 한다.

 

명분도, 절차도, 실리도 없는 졸속 통합을 즉각 백지화하고, 대한민국 국방이 나아가야 할 정당한 길을 보장하라. 그것만이 우리 군이 나아갈 미래이자, 국가의 안위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4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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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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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7-15 13:22:15

    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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