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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필 칼럼] 보완수사권, 누구를 위한 폐지인가?
  • 변종필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 등록 2026-07-25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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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검찰 개혁이라는 단순한 한마디 언설(言說)로 검사의 보완수사권까지 없애려는 것이,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서 온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상당 기간 진행되어 온 검경수사권 조정 논의는 검찰청 폐지로 귀착되었고, 그 끝자락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까지 박탈할 것인가를 놓고 마지막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야당(국민의힘)은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반면 여당은 당내 일각에서 폐지에 신중을 꾀하자는 의견도 있는 듯하나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없다’라며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략 폐지 반대의견이 찬성의견보다 2배 이상 우세한 편인 듯하다. 다수 여론이 폐지 반대임에도 여권이 폐지를 관철하려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정치적 의도 외에 달리 합리적 근거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수사-기소 분리는 규범적 측면을 떠나 사실적 측면에서 이미 뒤집기 어려운 현실이 된 듯 보인다. 그런데 이처럼 수사-기소의 형식적 분리를 전제로 하더라도, 양자 간의 완전한 결별이라는 의미의 분리는 불가능하며 부적절하다. 

목적론적 관점에서 볼 때 수사와 기소는 구조적으로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수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공소를 제기하고 유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렇다면 설령 수사와 기소를 단계별로 엄격히 분리한다고 하더라도, 수사의 목적을 염두에 둘 때 기소 단계에서 수사의 적절성과 완결성에 대해 기소권자인 검사가 심사하는 것은, 사물 논리상 불가피하다. 

이런 점에서 경찰이 검사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여 마쳤다 하더라도 사건에 대한 수사는 기소(공소 제기와 유지)라는 목적에 구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기소권자는 경찰의 수사에 대해 수사의 목적 달성을 위한 차원에서 개입․관여할 수 있으며, 나아가 그러한 목적이 제대로 달성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으로 그 길을 반드시 열어두는 것이 필요하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인정되어야 할 이유이다. 

따라서 보완수사권 인정은 수사-기소 분리 요구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소권을 튼실히 하기 위한-수사의 의의를 살리고 공소 유지를 충실히 하기 위한-필수적 조치라고 보아야 한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없앨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폐지 여부는 더욱 자명해진다. 먼저, 범죄예방(형사정책적)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가 예상된다.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은 모든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갖게 된 데 반해, 막강한 권한을 적정하게 행사할 것이라는 데 대한 일반의 신뢰는 높지 않은 편이다. 제도적 권한은 엄청난 데 비해, 그에 대응해 지녀야 할 책임 역량은 높지 못한 것이다. 

이점은 구체적인 수사 현실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가령, 실무상 횡령․배임․사기 등 형법상 재산범죄 영역에서 경찰의 수사역량과 신뢰에 대한 의문은 수사권 조정 이후부터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으나, 현재까지도 특별한 의미 있는 변화가 있다는 보고는 없는 것 같다. 

또한, 최근 현직 경찰관에 의한 여고생 살인사건에서 경찰이 보여준 충격적 모습은 이른바 암장 사건에서 보완수사권이 필요함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나아가, 특히 권력형 범죄에 대한 대응력 약화를 꼽을 수 있다. 정치 권력 및 이와 유착된 범죄는 쉽게 밝힐 수 없는 형태의 범죄이다. 

여러 측면에서 신뢰가 옅어진 경찰의 수사역량과 경향만으로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권력 남용, 권력형 비리․부패 범죄(이른바 거악) 등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지는 극히 미지수다. 

범죄에 대한 적정한 대응 문제는 특정 기관에로의 수사권 귀속 문제로 끝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국민의 삶의 안정과 국가의 지속적 발전의 토대를 이루는 중요한 사회적 문제이다. 

정치적 유착 의혹, 특정 진영 봐주기 수사 등 공정․공평한 수사 여부와 관련해 작금의 경찰에 대해 제기되는 국민의 불만과 의혹에 비추어 볼 때 이후에도 이런 부정적 측면이 계속해서 표면화될 우려는 상당해 보인다.

그런데, 이런 문제상황과 부작용이 얽힌 난맥상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은 바로 국민이다. 권력을 쥔 자들은 언제나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두고 있지 않은가. 겉으로는 검찰개혁 운운하며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겠다고 하는 정치인들은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 

과연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당신들의 주장이 억측이 아닌, 국민의 권익을 위한 진정 어린 호소인지를! 그간 피해자 중심주의 운운하며 피해자 보호의 지경을 끊임없이 확대해온 자들도 마찬가지다. 왜 이 문제에서는 국민 일반이 범죄의 피해자로 내몰릴 수 있음을 굳이 외면하려 하는가.

요컨대, 보완수사권 폐지는 현재로서 득보다는 실이 훨씬 더 큰 모험적 조치이다. 굳이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들지 않더라도, 그것은 국민 일반의 기대와 삶의 토대를 약화하고 불안전하게 할 악수가 될 소지가 크다. 

그런데도 이를 힘센 자의 밀어붙이기 방식으로 감행하려 한다면, 국민의 일상적 삶의 안정과 안위 문제는 저 멀리 내팽개치고 자신들의 당리당략만을 꾀하는 무도한 시도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 나라의 상황은 심히 어지럽고 혼란스럽다. 솔직히, 정치권이 국민의 아픈 곳과 가려운 곳을 구석구석 찾아 그에 대한 적정한 해결책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이미 사치가 되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임 있는 자들 간의 합리적 논의와 토론은 국회는 물론, 공적 영역 전반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된 듯하다. 말로는 늘 민생 운운하지만, 정작 삶의 밑바닥에서 연일 터져 나오는 국민의 한숨과 탄식, 고통과 아우성에는 아무 관심도 없다는 것을 알만한 국민은 다 알고 있다. 

이러한 혹독한 현실에서 정치검찰 개혁이라는 단순한 한마디 언설(言說)로 검사의 보완수사권까지 없애려는 것이,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서 온당하다고 볼 수 있을지는 심히 의문스럽다. 

 



 

◆ 변종필 교수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국가고시 출제위원 역임, 전 한국비교형사법학회 회장, 현 자교모 중앙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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