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8개월 만에 장중 1480원을 웃돌았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8개월 만에 장중 1480원을 웃돌았다. 이에 원·달러 환율을 둘러싼 정부의 메시지도 한층 조심스러워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5일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내년에도 100조 원 이상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며 “우리 경제의 위기 대응 능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업계에서는 “지금 작동 중인 정책은 위기를 늦추는 장치일 뿐, 방향을 바꾸는 처방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
시장의 표면 아래에서 작동하는 핵심 구조는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이 협력해 운용 중인 이른바 ‘전략적 환헤지’다. 쉽게 말해 ‘뒷문 거래’다.
국민연금이 해외 주식과 대체자산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달러 수요를 외환시장 밖에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국민연금이 시장에서 ‘규모 달러 매수’ 호를 남기지 않기 위해, 한국은행 금고에서 달러를 빌려 쓰는 구조다.
불법은 아니고 제도적으로 허용된 방식으로 단기적 환율 급등을 완충하는 데에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이 장치는 어디까지나 환율이 폭등하는 것을 방지하는 임시방편이다. 환율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되돌리는 힘은 없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아는 교과서적 설명이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라고 전한다.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던진 한마디 “환헤지 기간 연장은 문제없다. 문제는 ‘얼마’를 쓰느냐다”를 풀이하면 “투입할 수 있는 달러의 총량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한미일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