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정빛나 신임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조사본부 차장 직무대리 박정훈(오른쪽) 대령이 계엄 당시 관련 의혹을 받는 16명을 직위 해제했고 헌법존중 TF의 조사를 받도록 조치했다”고 브리핑했다. 연합뉴스·소셜미디어
이종헌 칼럼니스트신임 국방부 대변인으로 연합뉴스 출신 정빛나(38세·여) 씨가 부임했다.
이 자리는 통상 50대의 현역 준장이나 예비역 대령이 맡아 왔기에 매우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시절 중앙일보 출신 김민석, 문재인 정부 시절 국민일보 출신 최현수에 이어 세 번째 언론인 출신이고 두 번째 여성 대변인이며 사상 첫 30대 인사다.
정 대변인은 1987년 출생으로 영신여고와 서울여대 언론홍보학과를 졸업했고, 2011년 연합뉴스에 입사해 한반도부(현 외교안보부)와 국제부 등을 거쳤으며, 2020∼2022년 국방부를 출입했다.
2022년 9월에는 브뤼셀특파원으로 부임해 최근까지 유럽연합(EU)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등을 취재했다.
국방부는 이번 신임 대변인 임용은 12·3 내란 사태를 극복하려는 국방 문민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고, 본인은 “오보나 왜곡 뉴스가 너무 많기 때문에 언론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제가 정확한 보도를 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더욱 주목할 사실은 신임 대변인이 밝힌 이틀 간의 브리핑 내용이다.
국방부 15일 부임 후, 16일 첫 브리핑에서 정 대변인은 국방부 조사본부가 12·3 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와 감시해야 할 감사기구 실무에 투입되었다는 오보를 지적하기에 앞서 12.3 계엄을 반복적으로 ‘불법’이라 칭하며 이를 기정사실화했다.
15일 출범한 ‘국방부특별수사본부’에서는 내란특검에서 이첩한 사건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인지한 사건도 면밀히 검토할 것이며 기밀이 요구되는 정보사령부 등에 대해서 직접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방부조사본부 차장 직무대리 박정훈 대령이 계엄 당시 관련 의혹을 받는 16명을 직위 해제했고 헌법존중 TF의 조사를 받도록 조치했다”고 브리핑을 이어갔다.
주목할 것은 상관 명예훼손, 항명의 혐의로 보직 해임됐었던 박정훈 대령이 내란 특검에 보조를 맞춰 주요 수사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국방부 검찰단이 정보사령부 특수부대의 예산과 임무에 대한 정보를 누설한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서 군형법상 군사기밀 누설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며, 군사법원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된 피고인의 구속 기간이 다음 달 4일부로 만료될 예정이므로 군검찰이 군사법원에 구속영장 직권 발부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틀째 브리핑의 타겟은 방첩사령부다.
비상계엄과 관련해서 중령 및 4급 이상 관련자 전원을 원복 또는 소속 전환 조치하고 다수의 부대원을 강제 보직 조정하여 방첩사령부의 인적 쇄신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모든 ‘근무적합성평가’에서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선관위 출동 등 비상계엄 관련자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이번 1차 평가 대상은 총 400여 명으로 비상계엄 관련자는 181명이 포함됐고 중령 및 4급 이상 부대원은 계엄 관련성과 관계없이 전원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 57명에 대해서 방첩 특기를 해제하고 각 군으로 소속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한다.
원복 대상자 중에 비상계엄과 관련된 부대원은 31명이고 여기에는 중령 및 4급 이상 부대원 중에서 비상계엄 관련자 29명 전원이 포함됐다고 한다.
비상계엄 관련자 중 원복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소령 이하 부대원 150명에 대해서는 강제 보직 조정을 단행하기로 했고, 이로써 비상계엄과 관련된 방첩부대원 181명은 전원 원복 또는 보직 조정 조치될 예정이라 밝혔다.
이게 끝이 아니다. 국방부는 방첩사령부의 이번 인사조치와 별개로 비상계엄 관련자들에 대해서 추가 조사와 징계, 수사 등을 통해서 엄정하게 조치해 나갈 예정이라고 공표했다.
추가로, ‘국방특별수사본부’가 조만간 ‘심리전단’에 대한 조사 결과를 ‘국방부 조사본부’로부터 넘겨받아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예정임도 천명했다.
신임 대변인은 12·3 계엄 당시 연합뉴스의 브뤼셀특파원으로 있었고,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장면을 타전했다. 한강 소설에 담긴 역사 왜곡을 기정사실로 포장하여 미화하여 보도하는 왜곡과 선전 선동의 현장에 앞장섰던 것이다.
부임 일성으로 말한 오보와 왜곡이 많아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교과서적 발언 이면에 정말 많은 오보와 왜곡된 사실로 국민을 기만하는 언론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과연 알기는 할까.
내란몰이에 매몰되어 남북 분단의 현실에서 북을 주적이라 말하지 못하는 장관이 군의 사기를 저하시켜 전투력을 떨어뜨리고 해체 수준의 이적 행위 공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갑자기 출세를 거머쥔 30대 여성이 꿈에나 생각할까.
대변인이란 어느 집단을 대표하여 공식적인 입장, 정책, 정보를 대중이나 언론에 전달하고 설명하는 핵심적인 자리다.
의구심 없이 집단의 불의한 결정에 동조하고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수렁으로 빠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너무 늦기 전에 알기 바란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