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초밥 국정조사를 상징하는 합성 사진. "초밥 드시면서 국정조사 하시지요?" 본질은 대북송금이지 초밥이 아니다. [사진=한미일보 합성]
“연어초밥이 조작기소의 증거라면, 청와대 만찬은 면죄부인가.”
더불어민주당이 증인 103명, 참고인 36명을 사실상 일방 채택하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두고 나오는 비판이다.
특위는 민주당 11명, 국민의힘 7명, 조국혁신당 1명, 진보당 1명으로 구성된 20인 체제다. 실질적으로는 범여권 13대 7 구도다. 숫자부터 이미 결론을 예고하는 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의혹,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금품수수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부동산 통계조작 의혹,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을 의도한 허위보도 의혹 사건. 성격도, 시기와 대상도, 법적 쟁점도 제각각인 사건들을 한 국정조사 틀 안에 있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사건의 성격이 아니라 정치적 방향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 측에 불리했던 수사·기소를 통째로 ‘정치검찰 조작기소’라는 이름 아래 재포장하려는 의도 말고는 이 무리한 묶음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이런 무리수가 가능한 이유는 간단하다.
민주당은 이미 숫자에서 이기고 있고, 프레임에서도 유리하다고 믿고 있다. 특위는 사실상 13대 7 구도이고, 서로 다른 사건들을 ‘정치검찰 조작기소’라는 한 문장으로 덮어씌우면 지지층 결집과 여론전에서 손해 볼 것이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조사 기간은 5월8일까지로 6월3일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와 겹친다. 야당 공격수들의 시선이 선거 전선으로 분산되기 시작하는 시간표까지 감안하면, 민주당이 이런 무리한 판 깔기를 서슴지 않는 배경이 어디에 있는지는 어렵지 않게 읽힌다.
그리고 그 정치적 계산의 가장 자극적인 상징 장면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연어초밥’이다.
검사실 식사와 술자리 장면이 세간의 시선을 빨아들이는 동안, 정작 국민이 알아야 할 질문은 뒤로 밀린다. 그래서 벌써부터 ‘연어초밥 국정조사’라는 냉소가 나온다.
장면은 강하고 기억되기 쉽다. 그러나 장면이 강하다고 해서 곧바로 사건의 본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초밥은 이미지일 뿐이고, 본질은 대북송금은 사건이다.
국조가 이미지에 끌려가는 순간 진상규명은 연출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정쟁을 넘어 국가의 공적 판단 체계를 흔드는 국조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말하는 ‘조작기소’의 핵심이 고작 연어초밥 장면이라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송금 유죄를 확정한 대법원 판단 전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대법원은 2025년 6월 5일 이화영에게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했고, 쌍방울의 800만 달러 대북송금 공모 혐의를 인정했다.
이미 법원의 확정 판단이 존재하는 사건을 정치적 장면으로 다시 흔들어 여론전의 재료로 삼겠다면, 이는 사법 판단에 대한 비판을 넘어 국가적 판단 질서를 흔드는 일이다.
그래서 이런 국조를 두고 ‘국기문란 국조’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나라 안팎의 경제와 민생이 녹록지 않은 와중에도 집권세력이 이런 정쟁형 국조에 정치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이 궁금한 것은 검사실 메뉴가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이고, 기업과 시장이 주목하는 것도 과거 사건의 정치적 재편이 아니라 오늘의 정책 신호다.
그런데도 여권은 민생과 경제의 불안을 다독이는 데 집중하기보다, 자신들에게 불리했던 수사와 판결의 의미를 다시 쓰는 권력투쟁에 더 깊이 몰입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국조가 길어질수록 정치 혐오만 커질 뿐이다.
국민의힘도 자유롭지 않다. 숫자로 밀리는 판일수록 전략과 전술이 더 정교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그렇지 못하다.
이런 판에서 야당이 붙들어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돈은 왜 북한으로 갔는가. 누구를 위한 돈인가.” 그런데도 장면 정치에 맞서는 본질 질문은 약하고, 프레임 대응도 정교하지 않다.
초밥에 끌려가 박상용 개인 공방에만 매달리면 민주당이 설계한 무대 위에서 춤추는 꼴이 된다. 전략 없는 야당은 숫자로도 지고 장면으로도 진다.
국정조사가 따져야 할 것은 검사실 메뉴가 아니다.
북한으로 간 돈의 성격과 목적, 전달 구조와 정치적 연결고리다.
이번 특위가 정말 나라를 위한 것이라면 초밥이 아니라 돈을 물어야 하고, 장면이 아니라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민주당은 장면 정치의 유혹을 경계해야 하고, 국민의힘은 무기력한 대응에서 벗어나야 한다.
초밥에 밀리는 국조는 진실을 밝히는 국조가 아니다. 진실을 장면에 묻어버리는 ‘국기문란 국조’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