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絶윤의 벽 뚫고 등장한 親윤 4인방, 국민의힘의 선택은?
  • 한미일보 정치부 기자
  • 등록 2026-05-01 1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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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친(絶親) 정진석·이진숙·이용·박민식, 재보선 전면 부상
  • 올드 미디어의 ‘친윤 부담론’ 넘어 지역 경쟁력 주목
  • 공천 기준은 ‘거리두기’인가, ‘후보 경쟁력’인가


국민의힘 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 구도가 윤석열 정부 핵심 인사들의 전면 등판으로 새 국면에 들어섰다.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충남 공주·부여·청양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대구 달성군, 이용 전 의원은 경기 하남갑,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부산 북갑 공천을 신청했다. 

 

공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네 사람의 등장은 국민의힘 내부에 다시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공천 기준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거리인가, 아니면 해당 지역에서의 후보 경쟁력인가.

 

올드 미디어가 이들에게 붙이는 공통의 이름은 ‘친윤’이다. 

 

그러나 이 표현은 단순한 계파 분류에 그치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와 가까웠던 인사들을 하나의 정치적 부담으로 묶고, 출마 자체를 국민의힘의 위험 요소로 규정하는 프레임으로도 작동한다. 

 

문제는 이 프레임이 공천 심사의 출발점이 될 경우다. 후보가 가진 지역 기반과 본선 경쟁력은 뒤로 밀리고, 윤 대통령과 얼마나 거리를 뒀는지가 사실상의 심사 기준처럼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이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경선이 치러질 수도 있고, 단수 추천이나 전략 공천이 적용될 수도 있다. 

 

그러나 출전지 경쟁력만 놓고 보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인물들이다. 

 

‘친윤’이라는 정치적 꼬리표만으로 일괄 배제하기에는 각자가 가진 지역 기반, 인지도, 상징성이 작지 않다. 국민의힘이 따져야 할 것은 친윤 여부 자체가 아니라, 그 꼬리표를 안고도 해당 지역에서 경쟁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絶尹 거부한 의리의 정진석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공주·부여·청양 출마는 단순한 친윤 인사 귀환으로만 볼 수 없다. 

 

이 지역은 정 전 실장의 정치적 텃밭이다. 정 전 실장은 이 지역에서 4선을 한 5선 중진이다, 2024년 총선에서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아쉽게 졌지만, 득표 차는 크지 않았다. 지역 기반이 무너졌다기보다 장기 라이벌 구도 속 접전 패배에 가까웠다.

 

정 전 실장이 “인간적인 절윤까지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표현을 쓴 것도 이 같은 지역 정서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정치의 언어로는 ‘친윤 청산’이나 ‘거리두기’가 통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 정치의 언어는 다르다. 오랫동안 한 인물을 지켜본 지역 유권자에게 정치는 책임만이 아니라 관계, 의리, 인간적 신뢰의 문제로도 받아들여진다. 

 

정 전 실장의 경쟁력을 평가하려면 바로 이 지점을 함께 봐야 한다.

 

이진숙 보수 심장을 가다, “계엄이 왜 내란이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대구 달성군 공천 신청도 단순한 진로 변경으로 보기 어렵다. 

 

이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에서 배제된 뒤 한때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결국 대구시장 출마를 포기했다. 이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재보선 출마를 권유했고, 이 전 위원장도 국회에서 함께 싸워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흐름만 놓고 봐도 달성 보궐선거 출마는 개인 선택을 넘어 당내 조율의 성격을 갖는다.

 

달성군은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보궐선거가 열리는 지역이다. 추 후보가 대구시장 본선을 치르는 상황에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달성 보궐선거를 외면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달성은 대구 안에서도 보수세가 강한 대표 지역으로 꼽힌다. 이 전 위원장의 이동은 대구시장 공천 내홍을 수습하고, 보수 표심을 달성 보궐선거로 재결집시키는 조정 카드의 성격이 강하다.

 

와신상담한 윤 수행실장 이용, 외지인 이광재 상대로 적임 

 

이용 전 의원의 경기 하남갑 공천 신청 역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 수행실장 출신’이라는 이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 전 의원은 2024년 22대 총선에서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붙어 1200표 차로 석패했다. 득표율도 50.6% 대 49.4%였다. 

 

하남갑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다시 승부를 걸 수 있는 지역이고, 이 전 의원은 이미 한 차례 본선 경쟁력을 숫자로 입증한 후보군이다.

 

더구나 이 전 의원은 이후 하남갑 당협위원장으로 지역에 상당한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이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를 전략공천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역시 지역을 알고 조직을 다져온 후보가 필요하다. 

 

이용 전 의원을 평가할 때 핵심 기준은 친윤 여부가 아니라, 지난 총선의 접전 경험과 이후 지역 활동의 축적이다. 단순히 중앙정치의 꼬리표만으로 배제하기에는 하남갑에서의 경쟁력이 작지 않다.

 

돌아온 북갑의 아들 박민식, 3자 구도 적임자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현행 부산 북갑의 전신 격인 부산 북구·강서구갑에서 18대·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재선 의원 출신이다. 

 

북갑은 부산이라고 해서 국민의힘이 쉽게 가져갈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 2024년 총선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서병수 전 의원을 꺾고 3선에 성공한 곳이다. 당시 부산에서 민주당이 지켜낸 핵심 지역이라는 점에서도 북갑의 민주당세는 결코 약하지 않다.

 

여기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무소속 출마를 하면서 구도는 더 복잡해졌다. 

 

표면적으로는 보수 표심 분열 우려가 크다. 그러나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지지층만 잠식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중도·유동층을 흡수하면서 민주당 후보의 확장 공간을 줄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박 전 장관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계파 색깔이 아니라, 3자 구도 속에서 당의 공식 후보로 버틸 수 있는 지역 경쟁력과 상징성이다.

 

박 전 장관은 장관 경력과 보수 정체성, 지역 연고, 인지도를 갖춘 인물이다. 

 

부산 북갑에서 한동훈 전 대표와 민주당 후보를 동시에 상대할 국민의힘 후보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박 전 장관 역시 단순한 친윤 배제론으로 밀어낼 수 없는 카드다.

 

하나의 질문, 국민의힘 공천 기준은?


결국 네 사람의 등장은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국민의힘 공천 기준은 ‘윤석열 대통령과 얼마나 멀리 있느냐’인가, 아니면 ‘해당 지역에서 누가 경쟁력이 있느냐’인가.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충청권 텃밭형 카드이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대구 보수 결집형 카드다. 이용 전 의원은 하남갑 재도전형 카드이며,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부산 북갑 3자 구도 대응형 카드다.

 

이들을 모두 공천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공천은 여론, 지역 조직, 본선 구도, 당 전체 전략을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한다. 

 

다만 ‘친윤’이라는 단어 하나로 후보 경쟁력 검증 자체를 봉쇄하는 것은 선거 전략이 아니라 프레임 수용에 가깝다. 

 

국민의힘이 이번 재보선에서 피해야 할 것은 친윤 인사가 아니다. 남이 만든 프레임 안에서 스스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지워버리는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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