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방송된 이영돈 TV에서 현직 선관위 직원이 직접 체험한 6.3지방선거의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사진=이영돈 TV 화면캡처]현직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당시 유선 통신장비가 작동하지 않아 와이파이(Wi-Fi)를 연결한 뒤 통합선거인명부 단말기를 운용했다고 증언하면서 사전투표 통신망의 실제 구조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영돈TV에 출연한 이 직원은 사전투표 개시일 오전 6시를 불과 몇 분 앞두고 통신장비가 작동하지 않아 비상이 걸렸으며, 한 투표소에서는 와이파이를 연결해 이틀 동안 사전투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내용이 선관위 내부 단체대화방에도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의 표현이 정확한지는 장비와 통신기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증언이 사실이라면 선관위는 최소한 세 가지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
세 차례 점검한 유선망은 왜 투표 직전 멈췄나
첫 번째 의문은 세 차례의 사전 모의시험과 투표 전날 최종시험까지 마친 유선 주 통신망이 왜 투표 개시 직전에 작동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선관위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비 운용과 통합선거인명부 시스템 사용법, 장애 상황 대응 절차 등을 중심으로 모의시험을 세 차례 실시했다고 밝혔다. 시험에는 통신장애와 정전 등 돌발상황을 가정한 대응훈련도 포함됐다.[1]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 전날인 5월 28일 전국 3571개 사전투표소에서 실제 투표 환경을 가정한 최종 모의시험도 진행했다. 점검 대상에는 사전투표 장비뿐 아니라 통신망의 이상 유무도 포함됐다.[2]
그런데도 다음 날 오전 6시 투표 개시를 불과 몇 분 앞두고 통신장비가 작동하지 않았다면, 선관위는 무엇을 점검했고 어떤 결과를 정상으로 판정했는지 밝혀야 한다.
최종시험 이후 유선회선에 장애가 발생했는지, 통신장비나 전원·랜케이블에 문제가 생겼는지, 중앙 서버 인증이나 인터넷주소 설정에 오류가 있었는지는 통신장비 로그와 중앙 관제기록을 확인하면 규명할 수 있다.
단순 고장이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고장 시각과 원인, 최초 인지 시점, 장애 접수와 복구 과정이 모두 기록으로 공개돼야 한다.
자동 전환 설계인데 현장에선 왜 비상이 걸렸나
두 번째 의문은 유선망에 장애가 발생하면 선거전용 무선 보조망으로 자동 전환하도록 설계돼 있는데도 왜 현장에서 접속 혼선이 발생했느냐는 것이다.
사전투표 통신망은 주 통신망인 유선망과 보조 통신망인 무선망으로 이원화돼 있다. 유선망에 장애가 생기면 보조 무선망으로 신속하게 자동 전환해 통신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구조다.[3]
실제 사전투표 모의시험에서도 유·무선 통신망 자동 전환과 중앙 서버 장애 시 재해복구센터 전환 절차를 시험해 왔다.
정상적인 이중화 체계라면 현장 직원이 별도의 접속 방법을 찾거나 “투표를 시작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비상을 걸 이유가 없다. 유선망의 장애를 감지한 통신장비가 승인된 선거전용 무선망으로 자동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별도 조치가 필요했다면 유선망 장애 감지, 보조망 자동 전환, 무선통신장비, 중앙 서버 인증 가운데 적어도 하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세 차례의 모의시험에는 통신장애 대응훈련까지 포함돼 있었다. 시험에서는 성공했던 자동 전환이 실제 투표 당일 작동하지 않았다면 시험 방식이나 검수 결과 자체도 재검증해야 한다.
무선망 아닌 ‘와이파이’였다면 국가표준과 충돌
세 번째 의문은 제보자가 말한 접속 방식이 선거전용 무선망이 아니라 실제 Wi-Fi였느냐는 것이다.
이 둘은 같은 말이 아니다. 선거전용 무선망은 이동통신사의 폐쇄형 LTE·5G망을 이용하는 보조 통신경로다. 반면 와이파이는 노트북과 공유기 또는 무선접속장치 사이를 연결하는 근거리 무선통신 방식이다.
현행 국가표준 KS X 3264 ‘통합명부를 사용하는 사전투표소의 통신 시스템 구축 표준’은 현재도 ‘유지’ 상태이며, 유·무선 통신장비에 대해 “Wi-Fi를 지원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한다.[4]
따라서 제보자가 말한 와이파이가 단순히 선거전용 LTE·5G 보조망을 잘못 부른 것이 아니라 실제 Wi-Fi 접속이었다면 두 경우 모두 문제가 된다.
공식 선거용 유·무선 통신장비가 Wi-Fi를 제공했다면 국가표준의 문언과 직접 충돌한다. 반대로 공식 통신장비가 고장 나 명부단말기를 일반 공유기나 휴대전화 핫스팟 등 별도 와이파이에 연결했다면 국가표준에 따라 구축된 선거전용 통신경로를 우회한 것이다.
통합선거인명부 단말기가 와이파이에 직접 접속했다면 해당 노트북에는 작동 가능한 내장형 또는 외장형 무선랜 장치가 있었다는 의미도 된다. 선거전용 통신장비를 통해서만 중앙 서버에 접속하도록 설계했다면 명부단말기 자체에 외부 와이파이 접속 기능을 남겨 둘 이유가 무엇인지도 밝혀야 한다.
카톡 원본과 접속로그부터 보전해야
현재 제보자의 증언만으로 실제 해킹이나 선거자료 조작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제보자가 사용한 ‘와이파이’라는 표현이 선거전용 무선 보조망을 뜻했을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선관위가 “전용 무선망이었다”고 말로 설명하는 것만으로 끝낼 사안도 아니다. 제보자는 유선장비 장애와 와이파이 사용 내용이 내부 단체대화방에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해당 대화방 원본과 통신장애 보고서, 유·무선 자동 전환 기록, 사용된 라우터와 공유기의 모델 및 일련번호, 접속장치의 SSID·BSSID, 명부단말기의 네트워크 접속기록, 중앙 서버 인증로그를 즉각 보전해야 한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해킹이 있었느냐는 결론부터 내리는 데 있지 않다. 세 차례 모의시험과 최종 점검을 통과한 유선망이 왜 투표 직전 멈췄는지, 자동으로 작동해야 할 무선 보조망이 왜 현장 혼선을 막지 못했는지, 그리고 실제 사전투표에 국가표준이 배제한 Wi-Fi가 사용됐는지를 밝히는 데 있다.
선거는 결과만으로 신뢰를 얻는 것이 아니다. 선관위가 통신기록과 장비자료를 공개하지 못한다면 ‘폐쇄망’과 ‘자동 전환’, ‘철저한 사전점검’이라는 기존 설명은 검증된 사실이 아니라 선관위의 주장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취재 근거 [1] 대전선관위는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전투표 장비 운용, 통합선거인명부 사용법, 장애 대응 절차를 포함한 모의시험을 세 차례 실시했고 통신장애·정전을 가정한 훈련도 포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2] 중앙선관위는 2026년 5월 28일 전국 3571개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통신망 등을 대상으로 최종 모의시험을 실시했습니다. 행정안전부도 실제 사전투표 환경을 가정한 장비 운용 점검이었다고 밝혔습니다. [3] 사전투표 통신망은 유선 주 통신망과 무선 보조망으로 이원화되고, 주 통신망 장애 때 보조망으로 자동 전환하도록 구축됐다고 관련 사업 자료와 모의시험 보도에서 확인됩니다. [4] 국립전파연구원 표준 목록에서 KS X 3264는 2021년 11월 2일 개정된 뒤 현재도 ‘유지’ 상태로 표시됩니다. 선관위가 공개한 표준은 사전투표용 유·무선 통신장비의 Wi-Fi 지원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