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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국조특위] 기록 부존재·증거인멸 우려… 조기 특검, 위철환 탄핵론 확산
  • 한미일보 정치부 기자
  • 등록 2026-07-01 17: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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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의 민원·초기 대응 보고서도 “기록 부존재”… 검증 막힌 2차 국조특위
  • 잠실7동 투표용지 보관상자 폐기 논란까지… 증거인멸 우려에 ‘특검 수사 시급’
  • 시민사회 일각·야권 “특검 조속 도입·위철환 탄핵 불가피”… 선관위 책임론 확산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다루는 국회 참정권 박탈 진상조사 국조특위 2차 기관보고에서 선관위의 ‘기록 부존재’ 답변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선관위는 선거 당일 상황실로 접수된 항의 전화와 민원 상세 내역을 “접수 관리하지 않았다”고 답했고, 투표지 부족 당일 핵심 지역별 초기 대응 보고서도 “사건·사고로 인지하지 않아 기록이 부존재한다”고 답했다.

 

여기에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용지 보관상자 폐기 논란까지 겹치면서, 국정조사만으로는 진상규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야권과 선거 진상규명을 요구해 온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선관위 특검의 조속한 도입과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 탄핵소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선거 사고보다 심각한 ‘검증 기록 부존재’

 

2차 국조특위의 핵심은 위철환 직무대행의 개인 거취만이 아니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검증 기록의 부존재였다.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것도 중대한 문제지만, 그 사태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보고됐고, 어떤 지시와 대응이 있었는지를 확인할 자료조차 제대로 남아 있지 않다는 답변은 선거관리 체계의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대목이다.

 

선거 사고보다 더 위험한 것은 선거 사고를 검증할 기록이 없다는 사실이다.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면 상황일지가 있어야 한다.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면 민원 접수 내역이 있어야 한다. 현장에서 보고와 조치가 이뤄졌다면 지시·보고 체계가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선관위는 핵심 자료에 대해 “접수 관리하지 않았다”, “기록이 부존재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는 단순한 자료 제출 부실이 아니다. 국조 검증 자체를 무력화하는 증거 공백이다.

 

여야가 동시에 질타한 선관위 자료 제출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1일 의사진행발언에서 선관위가 1차 기관보고 때 증인 출석에도 소극적이었고, 자료 제출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선거 당일 상황실로 들어온 항의 전화와 민원 상세 내역을 요구했지만, 선관위가 접수 관리 부재를 이유로 제출할 수 없다고 답한 점을 문제 삼았다.

 

선거 당일 유권자의 항의와 민원은 단순한 불만 접수가 아니다. 투표권 행사에 장애가 발생했는지를 보여주는 1차 기록이다. 이를 관리하지 않았다는 답변은 선관위가 사태의 심각성을 현장에서부터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거나, 인지하고도 공식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는 의문을 낳는다.

 

국민의힘 간사인 서범수 의원도 선관위의 자료 제출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2차 기관보고를 앞두고 전날 일과시간이 지난 뒤에야 자료가 제출됐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선관위에 연락했지만 자동응답만 들었다고 지적했다. 국정조사는 국민을 대신한 국회의 조사 절차다. 회의 직전, 확인도 어려운 시간에 자료를 제출하는 것은 형식적 제출일 뿐 실질적 협조라고 보기 어렵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전·현직 선관위원장 해외 출장 내역 제출 문제를 거론했다.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배우자 동행 출장 논란과 관련해 전임 위원장들의 배우자 동행 출장 내역을 요구했더니, 선관위가 5년치만 보관하고 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 사안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직접 증거는 아니지만, 선관위의 전반적인 기록 보존 태도와 자료 제출 인식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됐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더 직접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투표지 부족 당일 핵심 지역별 초기 대응 보고서를 요구했지만, 선관위가 “사건·사고로 인지하지 않아 기록이 부존재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 답변은 2차 국조특위의 본질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가 투표하지 못하거나 투표가 중단됐다면, 그것은 선거 당일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중대한 사건·사고 중 하나다. 그런데 이를 사건·사고로 인지하지 않았다는 것은 선관위의 위기 인식 자체가 무너졌다는 뜻이다.

 

윤상현 국조특위 위원장은 자료 제출 거부 문제를 법적 책임 문제로 끌어올렸다. 그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상 국회는 자료 제출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의혹을 만든 당사자가 선관위이고, 의혹을 풀 사람도 선관위라며 국민을 납득시킬 책임이 선관위에 있다고 촉구했다.

 

진상규명 주체인가, 조사 대상인가

 

문제는 선관위가 과연 진상규명의 주체가 될 수 있느냐는 데 있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일으킨 관리 책임자다. 동시에 국조특위 앞에서는 자료 제출과 사실 설명의 주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핵심 자료에 대해 “관리하지 않았다”, “기록이 없다”, “사건·사고로 인지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반복된다면, 선관위는 더 이상 스스로 진상을 밝히는 기관이라고 보기 어렵다. 진상규명의 주체가 아니라 진상규명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증거인멸 우려까지 겹쳤다.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용지 보관상자는 법원의 증거보전 절차와 맞물린 핵심 물증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법원이 현장검증에 나섰을 때 해당 보관상자는 이미 현장에 없었다. 이후 송파구 선관위가 법원의 보전명령 전인 6월 9일 정오께 보관상자를 폐기물 업체에 넘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커졌다.

 

선관위는 해당 상자가 투표함이 아니라 투표용지 보관상자이므로 법적 보관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증거보전 대상 목록이 넘어오기 전에 폐기물 업체가 수거해 갔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법적 보관 의무와 별개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핵심 현장에서 사용된 물증이 사라졌다는 사실 자체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특히 해당 상자는 투표용지 인쇄 물량과 실제 선거인 수의 괴리를 보여줄 수 있는 물증으로 거론돼 왔다.

 

국조 한계 드러낸 증거인멸 우려

 

검증 기록은 없고, 핵심 물증은 폐기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이 정도면 국정조사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국정조사는 자료 제출 요구와 증인 신문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절차지만, 압수수색과 디지털 포렌식, 통신기록 확보, 관련자 소환조사에는 한계가 있다.

 

선관위가 “기록이 없다”고 답하는 자료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존재하지만 제출되지 않은 것인지, 사후에 누락·폐기된 것인지는 국조 질의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특검을 통한 강제수사는 필요를 넘어 시급하다. 선거 당일 상황실 기록, 지역별 보고 체계, 투표용지 추가 송부 판단, 현장 대응 지시, 전산기록과 통신 내역은 시간이 지날수록 훼손·누락·폐기 가능성이 커진다. 관련자들의 기억도 시간이 갈수록 흐려진다. 책임선은 더 복잡하게 흩어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관위의 추가 해명이 아니라, 독립적인 수사 주체가 강제력으로 증거를 확보하는 일이다.

 

특검은 이미 여야 공통의 출구가 됐다

 

특검은 이제 한쪽 정당의 주장만도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은 6월 29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선관위 특검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특검 추진 자체에는 환영 입장을 보이면서 야당 추천 특검 임명을 요구하고 있다.

 

여당까지 특검 필요성을 인정한 상황이라면 남은 쟁점은 특검을 할 것인지가 아니다. 얼마나 신속하게, 얼마나 독립적으로, 얼마나 강제력 있게 수사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선관위가 뒤늦게 내놓은 제도 개선책도 책임론을 잠재우기 어렵다. 선관위는 앞으로 투표용지 인쇄매수를 선거인 수 100% 원칙으로 산정하고, 축소가 필요한 경우 중앙위원회 의결을 거치도록 하겠다는 방안을 국조특위에 보고했다. 또 비상상황에 대비한 추가 인쇄 근거와 투표용지 추가 배부 절차, 투표관리종합시스템 구축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개선책인 동시에 기존 제도의 허점을 인정한 조치로 읽힌다. 100% 인쇄 원칙이 필요했다면, 왜 6·3 지방선거에서는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지 않았는가. 잔여 투표용지와 현장 상황을 실시간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했다면, 이번 사태 당시에는 무엇으로 상황을 파악했는가.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인 위철환 상임위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위철환 사퇴 거부, 탄핵론 증폭

 

결국 마지막 쟁점은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의 책임이다. 검증 기록이 없고, 증거인멸 우려까지 제기됐으며, 여당마저 특검을 당론으로 수용한 상황에서 위철환 체제가 계속 선관위의 수습과 진상규명을 맡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위 직무대행은 앞선 기관보고에서 선관위 업무 공백 등을 이유로 사퇴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그러나 지금의 문제는 단순한 개인 거취가 아니다. 선관위 최고 책임자가 헌법기관의 신뢰 붕괴 앞에서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의 문제다.

 

헌법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은 직무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경우 국회의 탄핵소추 대상이 될 수 있다. 선관위의 독립성은 책임 회피의 방패가 될 수 없다. 독립성은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한 권한이지, 참정권 박탈 사태와 자료 부실, 증거인멸 우려 앞에서 버티기 위한 특권이 아니다.

 

사퇴가 모든 해법은 아니다. 그러나 사퇴 거부가 책임 회피로 읽히는 순간, 선관위의 해명은 더 이상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특히 기록은 없고, 물증은 사라졌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국조 자료 제출마저 부실한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위철환 체제가 남아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말은, 조사 대상자가 스스로 조사자가 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이제 국회가 물어야 할 책임은 사퇴 요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위 직무대행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국회는 탄핵소추를 통해 선관위 책임 체계가 살아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기록과 책임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2차 국조특위가 남긴 결론은 분명하다. 검증 기록은 부존재하다고 했고, 핵심 물증은 사라졌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특검은 시급해졌으며, 위철환 탄핵론은 확산되고 있다.

 

선관위가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할 것은 더 많은 해명이 아니라 기록과 책임이다. 기록이 없다면 왜 없는지, 핵심 물증이 사라졌다면 그 경위와 책임이 무엇인지, 자료가 있는데 제출하지 않았다면 누가 국조를 방해했는지 밝혀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관위의 셀프 개선 약속이 아니다. 특검을 통한 신속한 강제수사와 국회의 탄핵소추 검토다. 선거관리의 신뢰는 말로 회복되지 않는다. 기록을 확보하고, 증거를 보전하고, 책임자를 세우는 것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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