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참으로 공교롭다.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으로 공수처의 강제수사를 받고 있는 윤상현 의원과,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으로 1심 선고를 하루 앞둔 오세훈 서울시장이 머리를 맞댄 주제가 무엇인가.
민생도 아니다. 거대 여당 폭주를 막을 전략도 아니다. 참정권 침해 논란에 대한 대책도 아니다.
바로 ‘당대표제 폐지’다. 지금 가장 급한 일이 정말 당대표를 없애는 것인가. 더 심각한 것은 그 의도다. 당대표는 당원이 직접 선출한다. 반면 원내대표는 국회의원들이 뽑는다.
즉, 당대표제를 폐지하고 원내정당화를 하겠다는 것은 당원의 손에서 권한을 빼앗아 국회의원들에게 ‘몰빵하겠다’는 선언이다. 당원들이 선출한 지도부를 없애고 의원들끼리 당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당원의 감시를 받는 정당이 아니라, 국회의원들끼리 밀실에서 결정하고, 서로 권력을 나누고, 서로를 지켜주는 ‘짬짜미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게 혁신인가? 아니다. 당원을 배제한 ‘깜깜이 정당’으로 회귀하겠다는 선언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를 ‘국민공천’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한다는 점이다.
당원은 국민이 아닌가. 당비를 내고, 거리에서 땀 흘리고, 선거 때마다 헌신하며 당을 지켜온 사람들이 바로 당원이자 국민이다. 그런데도 ‘당원 대 국민’이라는 갈라치기 프레임으로 당원의 권한을 빼앗겠다는 것은 정당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궤변이다.
왜 이런 주장이 지금 나오는 걸까.
예전에는 당원을 무시해도 됐다. 공천은 몇몇 정치인이 결정했고, 당원은 박수만 치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정치 고(高)관여층이 대거 당원으로 가입했고, 당원들은 정치인을 감시하고, 비판 댓글과 문자를 보내고, 잘못된 공천과 계파정치를 용납하지 않는다.
당원이 힘이 강해질수록 밀실정치는 설 자리를 잃는다. 당원이 똑똑해질수록 기득권 정치는 흔들린다. 그래서 당원의 권한부터 없애려는 것이다.
윤상현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으로 공수처의 강제수사를 받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으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스스로 중대한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정치인들이 국민과 당원 앞에 책임을 다하기는커녕 당원의 권한을 축소하는 권력구조 개편부터 꺼내 드는 모습에 당원들이 분노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당원은 그들의 잘못을 가장 먼저 묻는 존재다. 당원은 정치인의 거수기가 아니라 감시자다. 그래서 당원이 불편한 것이다. 그래서 당원이 직접 뽑는 당대표를 없애려는 것이다. “당원 중심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하는 장동혁이 꼴 보기 싫은 것이다.
당원을 두려워하는 정치인은 혁신을 말할 자격이 없다. 정당의 주인은 국회의원이 아니다. 시장도 아니다. 기득권 정치인도 아니다.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당원의 권한을 빼앗아 의원들끼리 권력을 독점하겠다는 발상은 혁신이 아니라 정당 민주주의를 거꾸로 돌리는 퇴행이며, 당원들은 결코 그런 퇴행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