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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홍 칼럼] 조선일보, 변신인가 생존전략인가
  • 정성홍 회장
  • 등록 2026-07-30 17: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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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막판에 끼워 넣은 ‘공소기각’, 누구 위한 조항인가”(사설)

“최전방에서 실탄 빼고 ‘빈 총’ 경계, 점점 이상해지는 軍”(사설)

“세계 최악 주가 변동에도 靑 ‘한국만 그런 게 아냐’”(사설)

“불평등 시연한 대통령의 ‘집주인 대출’”(에스프레소)

“지진 위의 반도체 공장”(만물상)

“‘전두엽 없는 거구’ 같은 정권”(양상훈 칼럼)

“인권위의 ‘같은 수갑, 다른 잣대’”(기자의 시각)

2026년 7월30일 자 조선일보를 펼쳐보면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사설과 칼럼은 정부 정책과 국정 운영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기사들로 채워져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부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던 논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동안 사실상 금기처럼 여겨졌던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취재와 기획 보도가 준비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언론계 안팎에서 들려온다. 사실이라면 적지 않은 변화의 신호다.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 존재 이유다. 그렇다면 지금 조선일보의 변화는 언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일까. 아니면 급변하는 민심과 정치 지형을 반영한 현실적 선택일까.

특히 양상훈 칼럼의 변화는 상징적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 누구보다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던 양상훈이 이제는 이재명 정부를 향해 같은 수준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공소기각 논란을 비롯한 국정 운영을 지적하며 ‘전두엽 없는 거구’라는 강한 비유까지 동원했다. 

윤석열을 향한 비판은 여전하지만, 대신 지금까지의 명비어천가 자세에서 이재명 정권을 잘못된 거구의 전두엽에 비유하는 비판적 자세로 바뀐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언론을 평가하는 기준은 누구를 비판했느냐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적용했느냐에 있다.

그동안 보수 진영에서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이른바 레거시 언론이 박근혜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는 유독 엄격했고, 진보 성향 정부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광화문 집회 보도, 부정선거 의혹 보도, 5·18 관련 다양한 견해를 다루는 방식 등을 둘러싼 논란 역시 이러한 불신을 키운 배경으로 거론돼 왔다.

6·3부정선거 이후 올림픽공원에서 이어진 장기 집회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다시 드러낸 사례라는 평가도 있다. 조직도, 지도부도 없이 ‘부정선거 재선거’와 ‘당일투표·수개표’를 외치며 장기간 이어진 집회는 참가자들에게는 자발적인 시민운동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상당수 언론은 이를 충분히 조명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정권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이어졌고 언론의 보도 기조도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정부 정책과 각종 의혹을 비판하는 기사가 늘어나자 일부에서는 “이제야 언론이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여론의 흐름을 뒤늦게 따라가는 것일 뿐”이라는 냉소도 적지 않다.

언론은 권력이 강할수록 더욱 엄정해야 한다. 권력이 절정에 있을 때는 침묵하다가 기울기 시작하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반복된다면, 독자는 언론의 정의감보다 계산을 먼저 의심하게 된다. 언론의 가장 큰 자산은 영향력이 아니라 신뢰이며, 신뢰는 일관성에서 비롯된다.

이번 변화가 일시적인 논조 전환에 그칠지, 아니면 권력의 색깔과 무관하게 같은 기준으로 권력을 감시하는 새로운 출발이 될지는 앞으로의 보도가 답해 줄 것이다.

독자들이 지켜보는 것은 특정 정권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아니다. 어느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동일한 원칙과 동일한 잣대를 유지하는지 여부다. 그것이 언론이 민주사회에서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유일한 길이며, 독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의 논조 변화만으로 과거에 제기되었던 논란과 비판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언론이 권력을 감시하는 존재라면, 언론 역시 국민의 감시와 평가를 받아야 한다. 민주사회에서 그 어떤 권력도 예외일 수 없으며, 언론 권력 또한 마찬가지다.

만일 특정 시기 언론이 사실 확인과 균형성을 잃고 여론 형성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비판이 타당하다면, 그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물론 그 책임은 필요한 제도적 검증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과거를 잊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즉 독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어느 정권을 비판하느냐가 아니다. 권력이 누구의 손에 있든 동일한 원칙과 기준으로 감시하는 언론, 그리고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서도 책임을 인정할 줄 아는 언론이다. 그것이야말로 언론이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 정성홍

한미일보 회장

前 국가정보원 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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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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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um38982026-07-30 23:30:12

    독자, 확대해 국민들을 계몽해 나가야 할, 언론이란 것이 그것도 대 조선일보라 불리던 곳이. 국민들의 여론이 가르치는 교육을 받고서야 각성하는 자세로 전락하고 말았으니, 지금의 나도 그러하거니와  평생 조선일보 애독자이셨던 우리 아버지가 저승에서 울고 계신다.  정 회장님 공감 글 잘 읽었습니다.  drum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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