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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특검법 해부 ①] 자수하면 형 감경·면제… 특검법에 숨겨진 칼
  • 김영 기자
  • 등록 2026-07-31 11: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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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6조, 자수·타인 범죄 밝힌 핵심 협조자 ‘형 감경 또는 면제’ 의무
  • 검사와 형량 거래 아닌 법률상 감면…면제 여부·폭은 법원이 판단
  • 숫자는 로그가 남기고 지시는 사람이 밝힌다…조직적 공모 규명 열쇠
국회를 통과한 일명 ‘부정선거 특검법’에는 법안 처리 직후 나온 주요 국내 보도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않은 조항이 있다. 자수하거나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핵심 진술·증언·자료를 제출한 사람의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한 제26조다. 정식 플리바게닝은 아니지만 수치 입력·수정, 사고 보고, 서버 관리 업무를 담당한 내부자에게 조직 밖으로 나올 법적 출구를 열었다. <편집자 주>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이 법 제26조는 자수하거나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핵심 자료를 제출한 사람의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규정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를 통과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선거 특검법)의 가장 강한 무기는 대규모 수사팀이나 장기간의 수사권만이 아니다.

투표자 수와 투표율을 입력·수정한 직원, 투표용지 부족 사실을 보고받고도 축소·은폐한 관계자, 선거관리시스템의 서버와 로그를 관리한 실무자의 입을 열게 할 수 있는 형벌 감면 조항이 법안에 들어갔다.

부정선거 특검법 제26조는 수사대상 사건과 관련해 형법이나 그 밖의 법률을 위반한 사람이 일정한 수사 협조를 한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특히 범행 후 자수한 경우와 수사·재판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주요 진술·증언·자료를 제출하거나 범인 검거를 제보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범죄로 처벌되는 경우에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의무화했다.

법문은 단순히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에 그치지 않는다. 자수자와 핵심 진술·자료 제출자 등에 대해서는 “감경 또는 면제하여야 한다”고 못 박았다. 다만 어느 정도 형을 줄일지, 형을 전부 면제할지는 구체적인 범행과 수사 협조의 내용에 따라 법원이 판단하게 된다.

‘할 수 있다’ 아닌 ‘해야 한다’

제26조는 크게 세 유형의 수사 협조자를 상정한다.

첫째는 범행 뒤 자수한 사람이다. 둘째는 다른 범죄 가담자를 고발하거나 타인의 범행을 막는 데 협조한 사람이다. 셋째는 다른 사람의 범죄를 밝히는 주요 진술·증언·자료를 제출하거나 범인 검거를 제보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범죄가 확인돼 처벌받게 된 사람이다.

이 가운데 자수자와 핵심 진술·증언·자료 제출자 등에 대해서는 형의 감경 또는 면제가 의무다. 반면 다른 가담자를 고발하거나 타인의 범행을 방해한 경우에는 법원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재량 규정이 적용된다.

조직 내부자가 먼저 수사기관을 찾아가 자신의 행위와 다른 가담자의 범죄를 밝히거나 관련 문건·메신저·이메일·전산자료를 제출할 경우, 법원은 제26조가 정한 요건을 충족했는지 판단해 반드시 감경 또는 면제 가운데 하나를 적용해야 한다.

법문이 감면 대상을 ‘윗선 진술’로만 한정한 것은 아니다. 동료나 공범, 하급자의 범죄를 규명하는 진술과 자료도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선관위처럼 지휘·보고 체계가 분명한 조직에서는 다른 사람의 범죄를 밝히는 진술과 자료가 상급자의 지시, 조직적 공모와 은폐 여부를 규명하는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식 플리바게닝은 아니다

제26조를 미국식 정식 플리바게닝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미국식 플리바게닝은 검사가 피의자·피고인과 적용 혐의나 기소 범위, 형량 등을 협상하는 제도다. 그러나 선관위 특검법 제26조는 특검이 불기소나 특정 형량을 약속하는 구조가 아니다.

자수자도 수사와 기소 대상이 될 수 있다. 법률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고 유죄가 인정되면 법원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형벌 감면 규정이다.

따라서 자수했다고 곧바로 처벌을 면하는 것은 아니다. 감경 또는 면제 가운데 하나는 적용해야 하지만 전부 면제할지, 어느 정도 감경할지는 법원이 범행의 내용과 수사 기여도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그럼에도 수사 실무에서 기대되는 효과는 플리바게닝과 닮았다.

조직을 위해 침묵할 것인가, 먼저 자수하고 자료를 제출해 형을 감면받을 것인가.

제26조는 선관위 내부자에게 이 선택지를 던졌다.

숫자는 로그가 남기고 지시는 사람이 밝힌다

특검 수사대상에는 제9회 지방선거 당시 투표율 집계 조작 등 선거관리시스템의 전산 입력 오류와 선거통계 조작 의혹, 선거 관련 사고·의혹 보고 과정의 누락·축소·은닉·은폐, 수사와 조사의 고의적 지연·은폐·비호 의혹 등이 포함됐다.

특검이 확인해야 할 자료도 비교적 분명하다.

투표자 수와 투표율의 최초 입력값, 수정된 값, 수정자 계정, 수정 시각과 사유, 상급자 보고 여부, 내부 메신저와 이메일, 서버 접속 기록, 데이터베이스 변경 이력, 백업자료 등이다.

전산기록은 누가 언제 숫자를 입력하고 수정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

그러나 숫자를 왜 바꿨는지,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 수정 사실을 왜 정식으로 보고하지 않았는지, 다른 수치를 조정해 전체 숫자를 맞추기로 누가 결정했는지까지 서버가 말해주지는 않는다.

조직적 공모와 지시 관계를 입증하려면 내부자의 진술이 필요하다.

제26조는 바로 그 지점을 겨냥한다. 투표율 입력 담당자와 중간 관리자, 사고 보고서 작성자, 서버 관리자 가운데 누가 먼저 자수하고 핵심 자료를 제출하느냐에 따라 수사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전산기록과 내부자의 진술이 맞물리면 단순 입력 실수인지, 사후 숫자 맞추기인지, 조직적 은폐나 전산 조작인지를 구분할 수 있다.

반대로 내부자의 진술이 없다면 전산기록만으로 고의와 지시 관계까지 입증하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

6·3 지방선거 넘어 시스템 전반 수사

특검법은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과 투표 중단·지연, 이에 따른 국민 참정권 침해 의혹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수사대상은 해당 지방선거에만 머물지 않는다.

제2조 제1항 제9호는 선관위 전·현직 위원·직원과 관계자의 외유성 출장, 자녀 승진 특혜, 부정채용·채용 특혜, 수의계약 특혜, 업체 유착 등 기관 운영 전반의 비리를 수사대상으로 규정했다.

제10호는 선거관리시스템의 관리와 운영 실태 부실 의혹을 담았다. 국회 대안 원문에는 ‘선거 관리 시스템 관리·보완’이라고 적혀 있다. 문맥상 ‘관리·보안’의 오기로 보이지만, 본회의를 통과한 의안 원문에는 ‘보완’으로 표기돼 있다.

이 조항은 문언상 특정 선거나 시기를 명시적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특검 수사 과정에서는 관리자 계정과 접속 기록, 프로그램 운영, 데이터 입력·수정·삭제 이력, 외부업체 접속, 로그와 백업자료 등 시스템 운영 전반이 확인 대상으로 떠오를 수 있다.

다만 과거 모든 총선과 대선을 제한 없이 별개의 독립 사건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법은 ‘관련 사건’을 범인은닉·도피, 증거인멸, 위증 등 본범과 연결된 범죄, 영장으로 확보한 증거물을 공통으로 하는 범죄, 하나의 목적 아래 동시에 이뤄졌거나 수단·결과 관계에 있는 범죄 등으로 한정했다.

과거 선거 자료를 확인할 문은 열렸지만 특정 선거의 결과 조작 의혹까지 수사를 확대하려면 구체적인 증거와 법률이 정한 관련성이 필요하다.

최대 166명·최장 170일…마지막 열쇠는 사람

특검 조직은 특별검사 1명, 특별검사보 5명, 특별수사관 70명, 파견검사 20명, 파견검사를 제외한 파견공무원 70명 등 기본적으로 최대 166명 규모다.

실제 수사 참여 인력은 이보다 늘어날 수 있다. 특검은 사건 이첩 당시 수사나 공소를 담당하던 검사·군검사·수사처검사·사법경찰관·관계 공무원에게 특검의 지휘를 받아 계속 수사 또는 공소유지 업무를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검사·군검사·수사처검사는 특검에 파견된 것으로 보지만, 파견검사 20명의 정원에는 산입하지 않는다.

기존 수사기관이 특검의 이첩 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사건을 넘기지 않으면 이첩 요구일부터 15일이 지난 때 해당 사건은 특검에 이첩된 것으로 본다.

수사기간은 준비기간 20일과 기본수사 90일, 두 차례의 30일 연장을 합해 최장 170일이다. 첫 번째 연장은 대통령과 국회에 사유를 보고하면 되고, 두 번째 연장은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통령이 정해진 기간 안에 승인 여부를 통지하지 않으면 승인한 것으로 본다.

준비기간 중에도 증거가 사라질 우려가 있어 신속한 증거 수집이 필요한 경우에는 관련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인계받은 사건에 대한 공소제기와 공소유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조직적 범죄를 밝히는 마지막 열쇠는 결국 사람이다.

숫자를 누가 입력했고 누가 수정했는지는 로그가 말할 수 있다. 그 숫자를 왜 바꿨고 누가 지시했으며, 보고를 왜 누락했는지는 내부자가 말해야 한다.

제26조는 그 내부자에게 법적 출구를 열었다.

자수하거나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할 핵심 진술과 자료를 제출하면 법원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해야 한다.

선관위 특검법의 숨은 칼은 서버 압수수색만이 아니다.

침묵하던 내부자에게 조직 밖으로 나와 진실을 말할 선택지를 준 제26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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