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징계쇼인가. [AI 이미지]
6·3부정선거 당일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던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및 투표 중단 사태’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관련 직원 15명에 대한 징계 결과를 발표했다.
선관위는 13일 보도자료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정책 판단 부실, 인쇄매수 산정 부적정, 상황 대응 미흡”이라는 상투적인 행정용어로 치부했다.
그러나 유권자 수가 이미 확정된 상태에서 투표소에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되거나 유권자가 발길을 돌려야 했던 상황은 단순한 ‘실수’로 볼 수 없다.
선관위의 이런 미온적인 태도는 부정선거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로 보이기는커녕 유권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헌법이 보장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지 못하게 만든 행위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시스템을 무력화한 엄중한 사태다. 이를 단지 ‘인쇄 수량 산정 오차’ 따위의 경미한 과실로 포장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주술적 언어유희다.
심지어 선관위는 “15명 가운데 중징계받은 직원은 해임 1명, 강등 1명, 정직 6명 등 8명이다. 7명은 감봉(3명), 견책(4명) 등 경징계를 받았다”며 징계 수위만 나열했을 뿐, 징계 대상자의 인적 사항과 구체적인 위법·부실 행위의 내용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책임 소재에 따라 심도 있게 판단했다”는 내부 관계자의 변명과 달리, 징계 대상자와 구체적인 범죄·과실 내역을 숨기는 것은 전형적인 ‘징계 쇼’라는 게 세간의 분석이다.
대체 누구의 지시로 투표용지가 유권자 수보다 적게 인쇄되었는가? 현장에서 남거나 모자란 투표용지의 일련번호 관리와 실물 검증은 제대로 이뤄졌는가? 등 핵심적인 질문에는 단 하나도 답하지 않은 채, 민간 위원이 포함된 징계위 뒤에 숨어 절차적 정당성만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처사다.
국민들도 이번 발표를 두고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이자 부정선거의 실체를 은폐하려는 눈가림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심지어 이번 징계안은 외부 기관의 객관적인 수사가 아닌 선관위 감사관실의 자체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선거 시스템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의혹의 당사자인 선관위가 스스로를 셀프 감사하고 셀프 징계하는 구조를 어떤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는가.
투표용지 수량 불일치 및 유실 의혹, 현장 관리 시스템의 고의적 방치 여부 등은 검찰 수사와 국정조사, 특검 등 외부의 강제 수사를 통해 철저히 파헤쳐져야 할 사안이다.
이번 징계로 6·3부정선거에서 드러난 치명적인 시스템 공백과 부정선거 의혹을 덮을 수는 없다. 선관위가 ‘징계 몇 건’으로 사건을 단락짓고, ‘선거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식의 태도를 고수하는 것은 유권자를 철저하게 무시한 처사다.
부정선거 규명을 위해서는 투표용지 인쇄 및 배부 시스템 전체에 대한 데이터 전수 조사와 서버 데이터가 언제 누구에 의해 생성·수정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사전투표자 확인을 위해 중앙선관위의 통합선거인명부를 수사해야 한다.
외부 수사 기관에 의한 철저한 구속 수사만이 상처 입은 민주주의의 신뢰를 되찾는 유일한 길이다. 결국 성역 없는 특검과 완전한 검증만이 답이다.
임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