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진숙 의원 [사진=연합뉴스]민주당이 또 이진숙을 겨냥했다. 방송통신위원장에서 밀어낸 것으로도 부족했는지 이제는 국회의원 이진숙의 정치적 생명까지 끊겠다고 나섰다.
의원 제명촉구결의안을 당론으로 제출했고, 별도로 국회의원의 직무를 최장 1년 정지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까지 발의됐다. 정치권에서는 이 법을 ‘이진숙 방지법’으로 부른다.
이진숙에게는 두 번째 정치적 사형선고
첫 번째는 방송통신위원장 때였다. 민주당은 취임 직후부터 이진숙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켜 직무를 정지시켰지만 헌법재판소는 2025년 1월 탄핵을 기각했다. 그런데도 끝나지 않았다.
2025년 방송통신위원회가 폐지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이진숙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동 면직됐다. 탄핵으로 끌어내리는 데 실패하자 조직 자체가 없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그런데 이진숙은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국민의 표를 받아 국회의원이 됐다.
그러자 민주당의 공격 대상도 방통위원장에서 국회의원으로 이동했다. 이제는 의원직 제명을 요구한다. 여기에 기존 국회법에 없던 장기 직무정지 제도까지 만들자는 법안이 나왔다. 직무정지가 확정되면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출석, 발언과 표결, 법안 발의, 국정감사 참여가 막히고 수당도 지급되지 않는다. 의원 배지는 달고 있지만 사실상 국회의원으로서 기능할 수 없게 만드는 조치다.
민주주의에서 정치인을 심판하는 가장 강력한 주체는 유권자다.
법률을 위반했다면 사법절차가 있고 국회 윤리를 위반했다면 정해진 징계절차가 있다. 그런데 특정 정치인과 충돌할 때마다 다수당이 제명과 새로운 징계법을 꺼내든다면 그것은 정치적 반론을 넘어 다수 의석을 이용한 정치적 퇴출이다.
이번 논란의 발단이 된 5·18 관련 심포지엄의 내용은 따로 평가하면 된다. 사실과 다른 주장이 있었다면 사실로 반박하고, 위법행위가 있다면 법률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그러나 토론회를 주최했다는 정치적 책임과 국회의원이라는 헌법기관의 자격을 박탈하는 문제는 엄격하게 구별해야 한다.
더구나 민주당의 방식은 정치적으로도 이상하다. 이진숙을 약화시키기는커녕 계속 키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진숙의 정치 이력 또 업그레이드 시키나
방송통신위원장 이진숙은 원래 방송·언론 분야에서 알려진 인물이었다. 그러나 탄핵과 면직을 거치면서 전국적인 정치적 인지도를 얻었다. 그리고 국회의원이 됐다.
이제 민주당이 의원직 제명까지 추진하고 ‘이진숙 방지법’이라는 말까지 등장하게 만들었다. 이 정도면 민주당이 이진숙의 정치적 이력을 한 단계씩 올려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에서 탄압받는 이미지는 강력한 자산이 된다. 특히 거대 여당이 한 사람을 반복해서 겨냥하면 그 사람의 모든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에게도 “왜 저 사람 하나를 저렇게까지 공격하는가”라는 의문을 품게 한다. 정치인은 바로 그 때 커진다.
첫 번째 정치적 사형 집행은 이진숙을 끝내지 못했다. 방통위원장에서 사라졌던 그는 국회의원으로 돌아왔다. 이제 두 번째 사형 집행을 하겠다는 듯 의원직까지 겨냥하고 있다. 그러다 이진숙이 또 살아 돌아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국회의원 다음에는 더 큰 자리가 남아 있다. 민주당이 이진숙을 없애려는 것인지, 아니면 이진숙 대통령을 만들어주고 싶어 안달이 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 松山(송산) 정광제
시인이자 역사·철학 연구자. 전 이승만학당 이사. 현 한국근현대사연구회 연구고문이자 철학 포럼 리케이온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네 권을 출간했고, ‘후크고지의 영웅들’을 공동 번역했으며 인문서 ‘신화가 된 조선’ ‘다다미 위의 인문학’ ‘자유주의자의 그람시 읽기’ ‘문학의 세계와 사상’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