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초점] 김혜경 재판 11개월 끈 노경필…이재명 재판 중단 묻자 답변 회피
  • 김영 기자
  • 등록 2026-08-29 17:01:23
기사수정
  • 윤용근 “이미 공소 제기됐는데 무슨 근거로 재판 멈췄나”…‘재판부 판단’ 반복
  • 김혜경 선거법 사건 주심 맡고도 11개월간 선고 없어…행정처장 이동 뒤 심리 중단
  • 헌법 제84조 적용 범위·대법관 제청권 질문에도 법리보다 ‘국정 수행’·‘관행’ 앞세워

25일 열린 국회 예결위에서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이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에게 피고인 이재명 재판 중지에 대해 따져 묻고 있다. [사진=KNN 화면 캡처]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중단한 법적 근거를 묻는 국회 질의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담당 재판부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결정했다”는 원론만 반복했다.

그러나 노 처장은 대법관 시절 김혜경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주심을 맡고도 약 11개월간 선고하지 못한 당사자다. 법원행정처장으로 옮긴 뒤에는 해당 사건의 심리마저 사실상 중단됐다.

“왜 이재명 한 사람만 재판받을 권리 차별하나”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 처장을 상대로 이 대통령의 재판 중단 문제를 추궁했다.

윤 의원은 “왜 법원은 이재명 대통령 한 사람만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차별하느냐”며 “차별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했던 발언을 소환했다.

“죄를 지으면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 강제수사를 해서라도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윤 의원은 “이 대통령 본인도 이렇게 원하고 있는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신속히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압박했다. 이 대통령에게만 임기 중 재판 중단이라는 예외가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공소는 이미 제기됐다”…법적 근거에는 침묵

쟁점은 헌법 제84조의 ‘소추’가 이미 기소된 사건의 재판까지 포함하느냐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이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재직 중 새로 기소할 수 없다는 점에는 이견이 적지만, 취임 전에 시작된 재판까지 멈춰야 하는지는 명시돼 있지 않다.

윤 의원은 소추의 사전적 의미가 ‘형사사건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는 일’이라며 이 대통령 사건이 이미 공소가 제기된 상태인지 물었다. 노 처장은 “제기된 상태”라고 인정했다.

윤 의원은 “이미 공소가 제기된 사람의 재판을 정지하는 규정은 형사소송법 제306조 말고는 없다”며 재판 중단의 법적 근거를 따졌다. 제306조는 피고인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질병으로 출석할 수 없을 때 공판절차를 정지하도록 규정한다.

이에 노 처장은 “대통령으로서의 국가원수 지위와 국정 수행에 대한 지장 여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담당 재판부에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 사건 재판부들은 헌법이 법률보다 상위 규범인 만큼 제84조를 직접 적용할 수 있다는 해석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서울고법 형사7부도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을 연기하며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문제는 ‘소추’에 이미 시작된 재판까지 포함되는지에 대한 확립된 헌법적 판단이나 선례가 없다는 점이다. 윤 의원은 바로 이 법적 근거를 물었지만, 노 처장은 헌법 해석 대신 ‘국정 수행’과 ‘담당 재판부의 판단’을 제시했다.

윤 의원이 “담당 판사가 법률을 위반해도 법원행정처는 그냥 놔두느냐”고 재차 묻자 노 처장은 “법원행정처는 재판을 지원하는 조직이지 그러한 일은 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개별 재판에 법원행정처가 개입할 수 없다는 설명은 타당하다. 그러나 재판 개입을 요구하는 것과 재판 중단의 법적 근거를 밝히는 것은 다른 문제다.

김혜경 사건, 주심 배당 뒤 11개월 미제

노 처장의 답변이 주목되는 이유는 그가 직접 맡았던 김혜경 씨 사건 때문이다.

김씨는 수행비서 배모 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10만4000원 상당의 식사비와 관련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김씨의 묵인·용인을 인정해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사건은 2025년 5월 28일 대법원에 접수됐고, 같은 해 8월 4일 대법원 3부에 배당됐다. 주심은 노경필 당시 대법관이었다.

그러나 노 대법관이 2026년 7월 14일 법원행정처장으로 취임할 때까지 선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법원 접수 후 약 13개월 반, 노 대법관에게 주심으로 배당된 뒤 약 11개월이 흐른 시점이었다.

법원행정처장은 관행상 재판 업무를 맡지 않는다. 노 처장이 자리를 옮기면서 김씨 사건은 후임 대법관이 임명될 때까지 심리가 사실상 중단됐다.

상고심 지연이 노 처장 개인의 고의였다고 단정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마다 쟁점과 기록 분량, 대법관 합의 과정도 다르다. 그러나 주심으로 11개월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행정처장으로 이동해 사건 심리가 멈춘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헌법 물었는데 “관행에도 이유 있다”

대법관 임명 문제에 대한 답변도 모호했다.

윤 의원은 헌법 제104조 제2항이 대법원장에게 제청권을, 국회에 동의권을, 대통령에게 임명권을 나눠준 이유를 물었다. 노 처장은 “사법권의 독립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민주당이 대법원장 탄핵을 거론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해온 관행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행과 헌법 중 무엇이 우선하느냐”는 질문에는 “헌법이 관행보다 우월하다”면서도 “그동안의 관행에도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의 탄핵 압박이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피한 셈이다.

노 처장은 취임사에서 “사법부의 가장 기본적인 소명은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법부 독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독립은 법률적 설명을 거부하거나 재판 지연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한 방패가 아니다. 사법행정 수장의 원칙은 취임사가 아니라 자신이 처리한 사건과 국회에서 내놓은 답변으로 평가받는다.

김혜경 씨 사건을 주심으로서 11개월 동안 끝내지 못하고, 이 대통령 재판 중단의 법적 근거에도 답하지 않은 노 처장에게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이라는 원칙은 왜 대통령 부부 사건 앞에서 번번이 예외가 되는가.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슬퍼요
0
화나요
0

이 기사에 3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6-08-29 21:21:22

    헌법 제68조 제2항은 판결로 대통령 당선자의 자격이 상실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재명에 대한 재판은 중단•정지되지 않고 헌법에 따라 속행되어야 한다.

    즉 법원은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있도록 ‘대통령 재임 중’ 내란•외환죄처럼 국가의 존립을 해치는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아닌 한 재직 중 형사소추를 못하게 하는 헌법 제84조(—>주어를 ‘대통령은’이라고 규정하여, ‘대통령 재임 중’에 저지른 범죄에 적용)가 아니라, 대통령 당선 전에 범죄를 저지른 경우 피선거권 자체를 제한하여 자격 미달의 범죄자가 대통령직을 수행해서 나라를 어지럽히는 것을 막기위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당선 전’ 범죄에 대한 판결로 대통령 자격을 잃은 경우 등의 보궐선거를 규정한 헌법 제68조 제2항(—>‘대통령 당선 전’에 저지른 범죄에 적용)에 따라 멈춰선 이재명 재판을 즉시 속행해야 한다.

    요컨대 지금 문제가 된 이재명 재판에 적용될 헌법 조항은 대통령 재임 중에 저지른 범죄에 관한 제84조가 아니라 대통령 당선 전에 저지른 범죄에 관한 제68조 제2항이므로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이재명이 대통령 당선 전에 저지른 범죄에 대한 모든 재판은 즉시 속행되어야 한다.

  • 프로필이미지
    guest2026-08-29 21:02:59

    멍청도 교육청놈들 및 견찰 수사관놈들은 더 개판임 ㅋ

  • 프로필이미지
    guest2026-08-29 17:32:45

    사법부에 희망이 있나? 희망이 없으면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도 희망이 없다. 특검을 하면 뭐하나? 다 무죄로 면죄부를 줄텐데.

정기구독배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