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대통령을 지낸 바츨라프 클라우스 세계기후지성인재단(Clintel) 회장이 4일(현지시간)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체코 공화국 대통령을 지낸 바츨라프 클라우스(Václav Klaus) 박사가 4일(현지시간) 전 세계적 기후 위기 담론에 반기를 든 ‘세계기후지성인재단(Clintel)’ 회장에 전격 취임했다.
클라우스 신임 회장은 유럽에서 기후 위기론에 대해 가장 직설적인 비판을 해 온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정치인의 시각으로 기후 담론의 본질이 경제적 피해와 자유의 제약을 초래하는 이념적 어젠다임을 설파해 왔다.
이번 신임 회장 취임으로 클라우스 회장은 지난 2019년 네덜란드의 과학자이며 저술가인 마르셀 크록(Marcel Crok)과 함께 클린텔(Clintel)을 설립하고 초대 회장을 지낸 구스 버크하우트(Guus Berkhout) 교수의 뒤를 잇게 됐다.
기후 변화에 관한 클라우스 회장의 시각은 2007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 기고문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인생의 대부분을 공산주의 체제하에서 살았던 사람으로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운을 뗀 뒤 “그것은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번영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야망에 불타는 환경주의라는 사실”이라며 “환경주의라는 이 이념은 인류의 자유롭고 자발적인 발전을 일종의 중앙 통제적인, 아니 세계적인 통제 계획으로 대체하려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클라우스 회장이 강조한 내용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으며, 이는 기후 논쟁이 그동안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기후변화에 비판적인 학자들은 한결 같이 지적한다.
전임 회장인 버크하우트 교수는 이임사에서 “기후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인간 활동이 아니라 자연의 거대한 힘”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물(기체·액체·고체의 모든 상태 포함)의 역할이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극한 기상 현상으로 인한 피해와 희생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이고 인도적인 방법은 기후에 적응하는 것”이라며 “비현실적인 배출 감축을 목표로 하는 기후 완화 정책은 단 한 명의 희생자도, 단 1달러의 피해도 줄여준 적이 없다”고 역설했다.
클라우스 회장은 취임사에서 “비이성적이고 포퓰리즘적이며 명백히 비과학적인 기후 위기론에 맞서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밝히며 “변화를 불러오기 위한 새로운 방식을 모색해야 하며, 이는 개개인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세계 각국, 그리고 전 지구적 차원에서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공적 논의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지지자들을 찾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앞으로의 활동을 중앙 집중화할 생각이 없다. 세계 각국의 지부와 다양한 이니셔티브의 독립성을 보장하며, 그들의 활발한 활동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둔 독립 재단인 클린텔은 “기후 위기는 없다”는 것을 전 세계적으로 천명한 ‘세계 기후 선언’ 주도 기관이다. 현재 40개국 이상에서 2000여 명의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이 선언에 서명했으며, 여기에는 클라우스 회장과 2022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존 클라우저(John F. Clauser) 교수도 포함돼 있다.
클린텔은 2023년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2021년 제6차 평가보고서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책 ‘IPCC의 동결된 기후 전망(The Frozen Climate Views of the IPCC)’을 출간했으며, 이 책은 독일어·프랑스어· 네덜란드어·덴마크어로도 번역돼 출간됐다.
이번에 클린턴 신임 회장에 취임한 클라우스 박사는 체코의 경제학자이자 정치인으로, 공산주의 붕괴 이후 체코슬로바키아와 체코 공화국의 변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1989~1992년 체코슬로바키아 재무부 장관을 역임하며 공산주의 체제 이후의 경제 개혁과 민영화의 주요 설계자로 활동했다. 이후 체코 공화국의 총리(1993~98)와 체코 공화국의 대통령(2003~2013)을 역임했다.
클라우스 회장은 또한 2012년부터 싱크탱크인 바츨라프 클라우스 연구소(Václav Klaus Institute)의 설립자이자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18개 언어로 번역된 “녹색 족쇄 속의 푸른 행성(Blue Planet in Green Shackles)” 등이 있다.
한미일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