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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김민석 “통일교 엄정 수사” … 明淸대전 크게 한 판 붙는다
  • 박혜수 기자
  • 등록 2026-01-14 10: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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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희 여사 의혹 캐려다 ‘통일교 커넥션’ 뇌관 건드려
  • 아픈 손가락 ‘전재수’ 잘라내는 육참골단(肉斬骨斷) 전략
  • ‘사회악 척결’은 명분, 비명계 향한 ‘同歸於盡’ 물귀신 작전
현재 수사팀이 확보한 리스트에는 친명계뿐만 아니라,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통일교와 유착 관계를 지속해 온 비명계 15명 이상의 명단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번 엄정 수사 발표는 “전재수 등 우리 쪽 핵심 인물이 수사를 받아 다치더라도, 그 명분을 이용해 비명계의 유착 의혹까지 낱낱이 파헤쳐 함께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통일교, 신천지 등에 대한 철저한 합동수사와 함께 모든 부처가 각각의 영역에서 사이비·이단의 폐해 근절 방안을 모색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사이비 이단은 척결해야 할 사회악”이라며 통일교·신천지 등에 대한 엄정 수사 방침을 밝혔다. 

 

신천지는 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되어 버린 ‘통일교 커넥션’ 이슈를 물타기 하기 위해 끼워넣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재명정부가 과연 통일교를 어떻게 얼마나 건드릴 것인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통일교 사건은 지난해 6월12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던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시작되었다. 

 

김건희 여사 엮으려다… 윤영호, ‘참고인’에서 ‘폭로자’로

 

지난해 중반, 민중기 특검은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을 조사하던 중, 통일교 측이 ‘국내 부동산 사업’ 등을 위해 여권 실세들에게 접근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특히 윤영호가 여권 인사들에게 수천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와 현금을 전달했다는 통일교 내부 회계 장부와 관련자 진술이 확보되면서 특검은 그를 긴급 소환했다.

 

첫 조사 당시 윤영호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교단에서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일주일 뒤인 6월19일, 특검에 다시 출석해 “내가 직접 돈과 시계를 배달했다”며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정치인 10여 명의 실명과 구체적인 액수가 적힌 ‘로비 리스트’를 자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진술을 토대로 특검은 지난해 7월2일, 윤영호를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전격 구속했다. 이후 그의 입에서 나온 정보들이 경찰로 이첩되면서 지난해 12월 전재수 장관의 사퇴와 13일 김민석 총리의 엄정 수사 지시로 이어지는 ‘통일교 게이트’의 도미노가 시작되었다.

 

전재수가 6개월을 버틴 배경

 

지난해 6월19일 윤영호가 로비 명단을 폭로했을 당시 3선 국회의원이었던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정부의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던 시점이었다. 전재수는 청문회를 거쳐 7월24일에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공식 취임했지만 취임 후 약 140일 만인 같은 해 12월11일,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과 명품 시계를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근거 없는 의혹이지만 공직자로서 처신하겠다”며 전격 사퇴했다. 

 

로비 명단이 나온 것은 6월19일이었지만 당시 전재수는 장관 내정 단계, 즉 6월23일 내각 인선 발표 직전이었기 때문에, 이재명정부가 이 의혹을 인정할 경우 내각 인선 자체가 무너질 것을 우려해 “특검의 피의자 진술일 뿐 물증이 없다”며 임명을 강행한 것이다.

 

당시 민중기 특검이 수사 범위를 넘어선다며 해당 건을 경찰로 이첩하는 과정에서 수사가 지연되었고, 그 사이 정부는 ‘거대 야당의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밀어붙였다. 이것이 전재수에 관한 의혹이 6개월간 잠자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11월 말, 경찰이 통일교 성지인 ‘천정궁’ 관계자로부터 전재수에게 전달되었다는 명품 시계의 보증서와 당시 배달에 관여한 수행비서의 자백을 확보하면서 12월에 의혹이 다시 불거져 결국 사퇴로 이어졌다. 

 

전재수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지낸 ‘원조 친문(친문재인)’이다. 하지만 지난 20대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지지를 선언하며 친명계로 합류했다. 이후 동남권 지지 기반을 다질 ‘PK 대표 주자’로서 이재명 정권의 핵심 공약인 ‘해수부 부산 이전’ 등을 설계하고 차기 부산시장 후보로 강력히 거론되는 등 친명계 핵심으로 분류된다.

 

성역 없는 수사의 상징… “미안한데, 전재수로 퉁치자”

 

그러나 친명계 인사 중 통일교 커넥션에 연루된 건 전재수만이 아니다. 임종성 전 의원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또한 친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인사들이다.

 

임종성은 이재명이 성남시장 시절부터 함께해 온 최측근 ‘7인회’의 핵심 멤버로, 친명계 내에서 ‘조직과 자금을 움직인 핵심 실세’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또한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의 당 조직을 총괄하는 경기도당위원장을 지냈는데, 민주당의 최대 지역구인 경기도당의 수장을 맡았다는 것은 이재명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당의 하부 조직과 선거 자금 흐름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는 의미이다.

 

현 정권이 통일교 자금을 받아 친명계 조직을 관리하고 선거 지원을 이끌어냈다는 의혹의 ‘종착역’으로 지목되고 있는 그를 전재수처럼 전면에 내세워 때리지 못하는 것은 임종성이 무너질 경우 친명계의 조직 운영 자금의 출처와 선거 지원 내역이라는 아킬레스건이 통째로 드러나 정권의 정통성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임종성은 조직과 자금줄을 쥔 ‘친명계의 안주인’ 같은 존재이다. 또한 통일교 내부에선 ‘민원 해결사’로 꼽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재명정부는 그를 통해 비명계를 칠 무기를 찾으면서도 동시에 정권에 불똥이 튀지 않게 관리해야 하는 가장 위험하고도 중요한 인물로 취급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또한 만만치 않다. 정동영은 임종성에 비해 구체적인 물증은 적으나, 윤영호의 폭로로 인해 수사선상에 올랐다. 그러자 그는 지난해 12월 입장문을 통해 야인 시절이던 2021년 9월경, 윤영호를 단 한 번, 약 10분간 만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그건 통일 이슈에 관한 짧은 면담이었을 뿐, 금품 수수나 한학자 총재와의 만남은 전혀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선 그가 통일교 커넥션에 연루되었다며 즉각적인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2026년 1월 현재도 통일부 시무식에 참석하고 업무 계획을 보고하는 등 장관직을 수행 중이다.

 

한마디로 임종성은 통일교 내부 문건에 사업적 민원을 국회 차원에서 해결해 준 ‘실행자’로 상세히 기록된 반면, 정동영은 과거 접촉 사실이 폭로되어 ‘정치적 도덕성’을 공격받는 정도로 비교적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김민석 총리가 전재수는 실명으로 때리면서도 이들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은 임종성의 물증을 통해 비명계 인사들을 일망타진할 기회를 엿보는 동시에, 정동영이라는 거물급 친명 인사가 무너질 경우 내각 전체에 미칠 타격을 계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석 “엄정 수사”의 속내

 

현재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전재수에 대해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출국금지 조치를 유지한 채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다. 하지만 김민석의 이번 발표로 구속영장 청구 등 사법 처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부터 의혹이 제기되었음에도 방치하다가 이제야 엄정 수사를 지시한 이재명정부의 속사정에 대해서는 “전재수라는 이미 터진 고름을 선제적으로 짜내어, 더 큰 몸통인 비명계를 공격하는 명분으로 삼으려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의혹의 핵심 인물들이 ‘친명계 실세’임에도 엄정 수사를 밀어붙이는 데에는 매우 냉혹하고 치밀한 세 가지 계산이 깔려 있다.

 

△ ‘살을 내주고 뼈를 깎는’ 육참골단(肉斬骨斷) 전략

 

이재명정부는 전재수 등 친명 핵심의 비리가 이미 대중에게 노출된 이상, 어설프게 덮으려다 정권 전체가 침몰하는 ‘게이트’로 번지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야권에서 특검 등의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한두 명을 사법 처리하는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수사권을 정부, 즉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직접 쥐고 흔듦으로써 수사의 수위와 범위를 조절하고자 하는 것이다. 

 

명·청 대전… 진검승부의 본막이 오른다

 

△ ‘특검’ 차단을 위한 선제 공격

 

국민의힘 등 야권과 당내 비명계, 즉 정청래 측이 요구하는 ‘통일교 특검’이 성사될 경우 수사권은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게 된다. 하지만 정부가 먼저 ‘엄정 수사 중’이라고 쐐기를 박아 버리면 야권의 특검 요구를 거부할 명분이 생긴다. 결국 특검에 의한 수사를 차단하고, 정부 통제하에 있는 합수본에서 사건을 종결지으려는 게 이재명정부의 속셈이다.

 

△ 비명계(친문)를 향한 ‘동귀어진(同歸於盡)’식 압박

 

‘동귀어진’이란 ‘상대방을 쓰러뜨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고 함께 죽는다’ ‘나도 치명상을 입거나 죽겠지만, 너만큼은 반드시 끌고 가겠다’는 뜻으로, 말하자면 “너 죽고 나 죽자” 혹은 ‘물귀신 작전’의 고상한 표현이다. 

 

현재 수사팀이 확보한 리스트에는 친명계뿐만 아니라, 과거 문재인정부 시절부터 통일교와 유착 관계를 지속해 온 비명계 15명 이상의 명단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번 엄정 수사 발표는 “전재수 등 우리 쪽 핵심 인물이 수사를 받아 다치더라도, 그 명분을 이용해 비명계의 유착 의혹까지 낱낱이 파헤쳐 함께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김민석이 밝힌 ‘엄정 수사’가 시작된다면 그것은 여권과 야권의 싸움을 떠나 민주당 내 이재명계와 비명계, 즉 정청래계가 벌이는 벼랑 끝 한판 승부가 될 것이다. 

 

또한 워싱턴포스트라는 미국 보수 진영의 대표 언론사 가운데 하나를 소유하고 오래전부터 미국 공화당의 핵심 후원자 역할을 해 왔으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직통 라인’을 갖고 있다는 통일교가 과연 호락호락하게 무너져 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박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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