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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179명 귀한 목숨… 무안공항 참사 누가, 왜 덮었나?
  • 박혜수 기자
  • 등록 2026-01-16 2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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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사의 책임 부각하며 사고 명칭 바꾼 잔머리 ‘프레임’
  • 무안공항 콘크리트 둔덕 뒤엔 ‘한화갑·김대중’이 있었다
  • 국가가 책임져야 할 명백한 ‘人災’… 철저히 진상 규명해야
2026년 1월 현재 진행 중인 무안공항 참사 국정조사에서는 사고의 근본적 원인인 ‘콘크리트 둔덕’의 탄생 배경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민주당) 대표로 이어지는 당시 정권 차원의 무리한 공항 건설 추진이 거론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DJ의 정치적 고향인 호남의 핵심 기반 시설이자 숙원 사업으로, 김대중정부 시절 정권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1999년 착공, 건설이 본격화되었다.

15일 국회에서 2024년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이 특위 전체 회의를 개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4년 12월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초유의 정치적 격변과 대형 참사가 잇따르며 전 국민을 큰 충격과 슬픔에 빠뜨린 한 달이었다. 

 

12월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었다. 

 

12월 중순 무렵엔 전남 신안군 인근 해상에서 어선이 전복되어 선원들이 실종·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서 29일,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 착륙 중 폭발해 179명이 사망하는 참혹한 사고가 발생했다.

 

민주당과 언론이 만들어낸 ‘조종사의 실수’ 프레임

 

2024년 12월29일, 전라남도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7C2216편이 비상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외벽에 부딪히며 폭발해 승무원·탑승객 전원 가운데 단 두 명만 생존하고 179명이 목숨을 잃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마치고 돌아오던 가족들이 공항 안에서 폭발 사고를 당했음에도, 유가족들은 사고 초기 정부로부터 정확한 상황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한 채 언론 보도에만 의존하며 절규해야 했다. 

 

사고 당시 국토교통부와 국회 주도권을 쥐고 있던 더불어민주당은 시설 부실의 책임을 규명하기보다 ‘조종사의 엔진 조작 실수’와 항공사의 책임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당시 국토교통부와 민주당은 ‘조종사가 정상 엔진을 껐다’는 프레임을 만들고 언론이 ‘조종사 과실’을 보도했다. 

 

조종사가 새 떼 충돌로 망가진 오른쪽 엔진이 아닌, 멀쩡한 왼쪽 엔진을 실수로 꺼 버려 추락을 자초했다는 조사 내용을 집중적으로 흘려 사고의 책임을 시스템이나 시설이 아닌 ‘개인의 실수’로 돌리는 가장 전형적인 방식이었다.

 

또한 대다수 언론은 확인되지 않은 조사 단계의 정보를 인용하며 “조종사가 당황하여 조작 미숙을 보였다”거나 “비상 상황 대처 훈련이 부족했다”는 식의 보도를 쏟아냈다. 

 

민주당과 언론이 덮으려 했던 것은 설령 조종사가 실수를 했더라도 살 수 있었던 사람들을 국가 시설물이 죽였다는 뼈아픈 진실이었다. 그러나 교묘한 프레임 씌우기로 진실은 묻히고 사고 원인은 조종사의 엔진 조작 실수였던 것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고인이 된 조종사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하며 이러한 흐름이 국가의 시설 관리 책임을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보고, 활주로 끝의 위험한 콘크리트 둔덕이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결정적 원인이라는 점을 밝히기 위해 투쟁을 시작했다.

 

‘제주항공 사고’로 명칭 바뀌며 항공사 책임론 부각

 

당시는 대통령이 직무 정지되고 권한대행 체제이던 시기였다. 이듬해 6월 조기 대선 준비 등 급격한 정치적 변화 속에서 사고 조사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으며, 진상 규명도 더디게 진행되는 수준을 넘어 거의 멈춰 있었다. 연관 기관인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 또한 시설 설계와 시공 부실의 문제가 드러날 경우 발생할 법적·경제적 배상 책임을 우려해 조사 위원회의 독립적인 활동을 위축시키고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물론, 유가족과 대다수 국민이 사고의 핵심 원인이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둔덕’임을 지적하자 아예 사고의 명칭을 바꿔 버렸다.

 

발생 직후 ‘무안공항 사고’로 통칭되던 이 사건은, 사고 당일 오후부터 국토부가 보도자료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항공사 책임론이 부각되는 계기가 되었다. 프레임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후 사고 원인을 공항의 입지나 시설 결함, 즉 국가의 책임보다는 항공기의 기체 결함이나 조종사의 엔진 조작 실수 등 민간 항공사 책임으로 규정하려는 국토부와 민주당 방침에 따라, 사건의 실체를 항공사 개인의 문제로 한정 짓기 위해 최근까지 ‘제주항공’을 강조하는 명칭을 고수해 왔다.

 

죽은 자는 말이 없어도 하늘은 알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일 SBS가 국토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지난해 3월, 한국전산구조공학회에 공식 의뢰한 연구용역의 최종 결과 보고서를 단독 입수해 보도하면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보도를 통해 “콘크리트 둔덕만 없었다면 탑승자 181명 전원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분석 결과가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된 것이다.

 

SBS의 보도로 여론이 들끓자, 지난해 12월22일 시작된 국정조사의 야당 측 간사인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사조위 소속 현직 관계자의 내부 제보를 통해 SBS가 보도한 보고서의 원본과 국토부의 내부 문건들을 전격 확보했다. 김 의원은 국정조사장에서 이 문건들을 직접 공개하며 국토부가 시설 결함을 인지하고도 10개월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사실을 실체적 증거로 입증해 보였다. 

 

이 구체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가 국민을 죽여 놓고 진실까지 서랍 속에 감췄다”며 정부의 은폐 의혹을 정면으로 비판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참사의 주범은 콘크리트 둔덕”이라며 책임자 엄벌과 특검 도입을 강력히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SBS가 진실의 문을 열었다면, 김은혜 의원을 비롯한 야당 위원들은 그 안의 숨겨진 증거들을 낱낱이 파헤쳐 사건을 ‘조종사 실수’ 프레임에서 ‘국가 책임론’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써야 했던 조종사는 이미 사망해 말이 없었지만 하늘은 진실이 묻히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보지 않은 것이다.

 

콘크리트 둔덕의 배경… 김대중과 한화갑

 

2026년 1월 현재 진행 중인 무안공항 참사 국정조사에서는 사고의 근본적 원인인 ‘콘크리트 둔덕’의 탄생 배경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민주당) 대표로 이어지는 당시 정권 차원의 무리한 공항 건설 추진이 거론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DJ의 정치적 고향인 호남의 핵심 기반 시설이자 숙원 사업으로, 김대중정부 시절 정권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1999년 착공, 건설이 본격화되었다.

 

또한 당시 ‘동교동계 2인자’이자 지역구 의원이었던 한화갑 당시 민주당 대표가 실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공항의 조기 개항과 전시 행정 성과를 위해 국제 안전 기준에 어긋나는 로컬라이저 보호 시설, 즉 콘크리트 둔덕 설치를 묵인하거나 강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착공 당시엔 ‘전남 목포시·신안군을’이 한화갑의 지역구였으나 이듬해인 2000년 제16대 총선 때부터 무안공항이 속한 무안군이 그의 지역구(전남 무안군·신안군)로 편입되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선 “당시 정권이 호남 지역 민심을 얻기 위해 안전 규정 준수보다 공항의 외형적 완성에 치중했으며, 그 결과 활주로 끝 안전 구역에 설치해서는 안 될 치명적인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서게 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 국정조사에서는 수십 년 전의 설계 결정이 어떻게 현재의 대참사로 이어졌는지를 파헤치며, 김대중정부에서 시작된 정치적 입김이 공항의 기본 안전 설계를 왜곡시킨 것은 아닌지를 살피는 중이다.

 

유가족과 국민의힘, 그리고 여론은 이 사건을 단순한 항공 사고가 아니라, 정치적 목적으로 안전을 도외시한 과거의 적폐가 수십 년 뒤 참사로 이어진 ‘정치적 인재(人災)’로 규정하며 진실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박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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