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현장 일정 소화하는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연설을 위해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 항구를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 도착에 앞서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대이란 군사작전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핵 협상을 이어가는 듯한 언사를 하면서도 대이란 군사작전을 전격 결정한 것은 의도적인 연막 전략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이 2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밝힌 타임라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으로 지난달 27일 오후 3시 38분 '장대한 분노'(Operation Epci Fury)로 명명한 대이란 군사작전 개시를 승인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통해 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하는 미 중부 사령부에 이 같은 지시가 전달됐고, 이튿날인 28일 오전 1시 15분(이란 시간으로 오전 9시 45분) 이란 공격이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질서에 중대한 파장을 가져올 군사작전을 결정하고도 전후 공개 일정을 그대로 소화하며 평소와 다름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 개시를 승인한 지난달 27일은 금요일로, 텍사스주 현장 방문 일정이 예정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30분께 텍사스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렸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때는 실제로 작전 승인 명령을 내리기 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 방식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이란 핵 협상 상황에 거듭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그래서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겠다"고 추가 대화에 대해선 열어두는 듯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에어포스원이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 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은 오후 3시 50분(미 동부시간)이었다.
작전 승인 시간이 오후 3시 38분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작전 개시 명령을 내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대한 분노 작전 승인. 중단 없음. 행운을 빈다"라고 지시했다.
햄버거 전문점 찾은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에 있는 한 햄버거 체인점을 방문한 모습.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 방문에 앞서 대이란 군사작전을 승인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텍사스에서 예정된 연설과 현장방문 일정을 그대로 소화했다. 텍사스에 도착해 기자들로부터 이란 공격 결정 시점이 얼마나 가까웠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말하지 않겠다"며 "(알 수 있다면) 여러분들이 역대 최고의 특종을 잡았을텐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중 이란과 관련해 "지금 많은 일이 진행되고 있고, 우리는 큰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그건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란)은 합의를 원하지만, 우리는 (합의를 한다면) 의미가 있는 합의를 할 것"이라며 "난 되도록 평화로운 방법으로 하려고 하지만, 그들은 매우 까다롭고 위험한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작전 개시를 승인한 상황에서도 공개적으로는 여전히 결정을 고심 중인 듯한 입장을 밝힌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며 자신의 대선 유세곡이었던 'YMCA' 음악에 맞춰 손을 흔드는 등 간단한 춤 동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한 햄버거 체인점도 방문해 종업원과 시민들을 만났다.
이는 이란과의 추가 협상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외교적 메시지를 유지하는 한편, 물밑에서는 공격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면서 기습 효과를 극대화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상대의 경계 태세를 낮추고 기습 공격 목표를 최대로 달성하기 위한 전형적인 연막작전으로 볼 수 있다.
군사작전의 특성상 기습 유지와 전력 보호를 위해 공격 개시 결정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이 반영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실제로 이번 군사작전을 통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고 이란 군 수뇌부가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고위 당국자들이 한 장소에 모이는 시간과 장소를 파악해 몰살 수준의 공격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군 지도부 제거에 4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알다시피 그 작업은 약 1시간 만에 완료됐다"고 이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