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일(현지시간) 대국민담화는 겉으로만 보면 전쟁의 끝을 알리는 승리 선언처럼 들린다.
그는 이란 해군이 사실상 끝났고, 공군은 무너졌으며, 미사일과 드론 전력도 크게 약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핵심 전략목표가 거의 달성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목표가 완전히 달성될 때까지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고, 앞으로 2~3주 동안 이란을 더욱 강하게 타격하겠다고 못 박았다.
이번 담화의 본질이 종전 선언이 아니라, 성과를 과시하면서도 군사행동 연장의 명분을 미국민에게 설명하는 데 있음을 보여준다.
백악관은 이 점을 의도적으로 부각했다.
백악관은 이날 담화문과 함께 별도의 자료(참고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목표가 처음부터 분명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자료에는 3월 한 달 동안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마르코 루비오 국무부장관,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브래드 쿠퍼 제독 등의 발언이 시간순으로 정리돼 있다.
백악관이 강조한 메시지는 단순하다. 이번 작전의 목표는 처음부터 분명했고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담화가 즉흥적 연설이 아니라, 한 달간 누적해 온 메시지를 대통령이 직접 매듭지은 장면이라는 뜻이다.
그 ‘변함없는 목표’는 네 갈래로 압축된다.
첫째,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발사 능력 제거.
둘째, 이란 해군력 파괴.
셋째, 방위산업 기반과 생산능력 해체.
넷째, 이란의 핵무기 보유 영구 차단이다.
백악관이 함께 제시한 참고자료에서도 밴스 부통령, 루비오 국무장관, 헤그세스 국방장관, 군 지휘부는 모두 이 네 축을 반복했다. 이번 전쟁이 단순히 핵시설 몇 곳을 타격한 사건이 아니라, 이란의 국가적 위협 능력 자체를 구조적으로 잘라내겠다는 작전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번 담화의 핵심 문장은 ‘거의 끝났다’가 아니다. 그 뒤에 붙은 문장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목표가 “빠른 시일 안에(very shortly)” 달성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곧바로 “우리는 목표들이 충분히 달성될 때까지 계속할 것이다(we will continue until our objectives are fully achieved)”라고 했다. 이어 향후 2~3주 동안 이란을 “매우 강하게(extremely hard)”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정치적으로는 승리를 선포하고, 군사적으로는 압박을 연장하는 이중 메시지다. 미국 내 전쟁 피로감과 에너지 가격 불안을 달래기 위해서는 승리의 언어가 필요하지만, 실제 전략은 아직 멈출 단계가 아니라는 신호다.
백악관이 배포한 참고자료를 보면 이런 구조는 더욱 분명해진다. 자료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3월 중순 이후 줄곧 “이란 해군 파괴”, “미사일 발사 능력 제거”, “방위산업 기반 해체”, “핵무기 보유 차단”을 같은 순서로 반복해 왔다.
특히 루비오 국무장관과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작전의 목표가 단기 응징이 아니라 미래의 재건 능력까지 차단하는 데 있다고 거듭 밝혔다. 담화가 새로운 방침을 내놓은 것이 아니라, 이미 공표된 전쟁 목표를 대통령이 다시 봉인한 성격이라는 점이 여기서 확인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에너지 가격 상승의 책임을 이란의 공격적 행동에 돌리며, 다른 나라들을 향해 해협으로 가서 스스로 지키고 사용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는 단순한 유가 언급이 아니다. 미국은 이미 가장 큰 군사적 부담을 감수했으니, 이제 동맹과 우방도 비용과 책임을 나눠야 한다는 압박이다.
이번 담화가 미국 국내 여론을 향한 설명이면서 동시에 동맹국을 향한 부담 분담 청구서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결국 이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평화의 언어보다 무력화의 언어가 더 강한 연설이다.
백악관은 참고자료를 통해 이 전쟁의 목표가 처음부터 변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고, 담화에서는 ‘핵심 목표는 거의 완성’이라는 표현과 ‘앞으로 2~3주 더 강하게 때리겠다’는 표현을 함께 배치했다.
이는 전쟁의 끝을 알리는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전쟁의 성과를 정치적으로 먼저 선점한 뒤, 남은 군사행동을 정당화하는 방식에 가깝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민에게 던진 진짜 메시지는 분명하다.
전쟁은 이겼다고 말하되, 아직 끝내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담화는 종전 선언으로 읽으면 어긋난다. 보다 정확한 해석은 이렇다.
승리는 말했다. 그러나 멈춤은 말하지 않았다.
백악관이 굳이 ‘변함없는 목표’라는 참고자료까지 따로 붙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연설은 끝을 알리는 연설이 아니라, 끝이 가까워졌다고 말하면서도 더 밀어붙이겠다는 연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