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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규 안보칼럼] 국가보훈은 산 자의 의무… 국가계속성 유지를 위한 보상 법률
  • 박필규 편집위원
  • 등록 2026-06-05 17: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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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서울현충원 묘역 Ⓒ한미일보

매년 현충일을 맞이하면 가슴을 저미게 하는 대상이 있다. 


포탄이 쏟아지는 사선(死線)에서 고향의 가족을 떠올릴 겨를도 없이 오직 조국의 안위만을 위해 앞으로 돌격했던 6·25 전몰장병들, 하나뿐인 생명을 조건 없이 던진 순국선열들, 그리고 제2연평해전·천안함 피격·연평도 포격전의 서해수호 55영웅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흘린 피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자명한 진리가 있다. 나라를 지키는 일은 한낱 이론이나 구호가 아니며, 오직 온몸을 던진 '헌신'과 '행동'으로만 증명된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순국과 호국, 그리고 자유 수호 영령들을 온전히 돌보고 기리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산 자들의 의무다. 국가의 존립을 위해 보훈(報勳)을 생각해야 한다. 

 

선진국들은 보훈을 ‘국가 정체성의 핵심이자 안보의 연속성’으로 정의한다. 미국은 보훈부를 두고 “영웅을 돌보는 것은 국가의 신성한 의무”라 명시하고 강력한 보훈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이 2차 대전 후 참전 군인의 의료·교육·주택을 파격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복지 정책인 ‘지아이 빌(G.I. Bill)’은 귀환 군인들을 고학력 중산층으로 키워냄으로써, 전후 미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하는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영국은 ‘군인 서약’을 통해 정부와 사회가 이들의 희생을 끝까지 책임지며, 호주는 보훈을 복지가 아닌 ‘미래 안보 투자’로 다룬다. 이들처럼 우리도 보훈을 단순한 시혜적 보상에서 국가의 영속을 위한 제도적 책임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현충일을 맞아 우리는 영령들의 명복을 빌고 추모하는 것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보훈정책의 구조적 모순을 검토하고 미래지향적인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첫째, 보훈 심사 체계의 ‘입증 책임을 국가가 전적으로 부담’해야

 

현재 우리의 보훈 심사 체계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유공자와 그 가족들에게 부상과 질무(질병·업무) 간의 인과관계를 스스로 입증하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헌신에 대한 예우가 아닌, 또 다른 정신적 고통을 안기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다.

 

군복을 입고 임무를 수행하다 얻은 부상과 질병에 대해서는 국가가 먼저 선제적으로 데이터를 증명하고 보호해야 한다. 입증 책임의 주체를 유공자에서 국가로 과감히 전환하는 법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신뢰가 있을 때, 비로소 청년들은 안심하고 국가의 부름에 응할 수 있다.

 

둘째, 제복 입은 영웅들이 존경받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해야

 

진정한 보훈은 단순히 금전적 보상금 몇 푼을 쥐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군인, 경찰, 소방관 등 제복 입은 영웅들이 사회 전반에서 압도적인 존경과 정당한 예우를 받는 문화적 토양이 확립되어야 한다.

 

공공기관과 민간 영역을 막론하고, 국가 수호에 기여한 이들이 사회적·제도적으로 우대받는 굳건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안보와 국민 안전의 최전선에서 희생한 이들을 폄훼하거나 소외시키는 위정자와 사이비 학자가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격을 높여야 한다. 

 

과거 연평해전 영웅들의 영결식이 외면받았던 아픔과 천안함 용사들을 향한 일부 사이비 학자들의 악의적인 음모론과 폄훼가 반복 되어선 안 된다. 이제는 미국이 ‘지아이 빌(G.I. Bill)’을 통해 참전 용사를 중산층으로 키워내고 일상에서 영웅으로 예우하듯, 우리도 제복 입은 이들의 희생이 소외되지 않도록 국가 보상과 사회적 예우의 격을 높여야 한다.

 

셋째, 첨단 과학기술을 융합한 ‘국가 유공자 돌봄 시스템’으로 진화해야

 

장병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국방 및 안전 안보 체계에 AI와 첨단 과학기술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전장과 재난 현장에서의 제복 입은 영웅들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것이 보훈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미 희생을 당한 상이군경과 보훈 가족들을 위해 로봇 의수족 지원, AI 기반의 만성질환 모니터링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적 복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당신들의 나라사랑이 자유대한민국을 몸소 지킨 최고의 정신과학이었듯이, 국가의 보훈과 보상과 보답 역시 가장 과학적이고 최상의 상태여야 한다. 

보훈은 과거에 대한 기억이자, 미래를 향한 국가의 엄숙한 약속이다. 정부와 온 국민은 나라를 위해 바친 영웅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고 영원한 영광으로 남도록 최고의 보훈정책과 최상의 정성을 쏟아야 할 때다. 

 

자유 대한민국의 산하에 잠드신 순국·호국 영령들이시여!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고이 영면하소서. 제71회 현충일에 순국·호국 영령들을 추모하고 국가 보훈을 생각합니다.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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