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로고(왼쪽), 니더작센주 문장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독일 자동차회사 폭스바겐그룹이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대적 감원과 공장 폐쇄를 포함한 비용 절감 방안에 노동계가 극렬 반발해 경영진 계획대로 될지는 불분명하다.
폭스바겐그룹 감독이사회는 9일(현지시간) 올리버 블루메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한 비용 절감 방안을 놓고 논의에 들어갔다.
경제 매체 매니저마가친과 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블루메 CEO는 전세계 직원 65만7천명의 15%에 해당하는 10만명을 감원하고 독일 공장 4곳을 추가로 폐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간 빌트는 감원 목표가 당초 알려진 10만명 아닌 12만명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사측은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경영진은 앞서 2024년 독일 내 일자리 3만5천개를 줄이고 독일 공장 2곳에서 생산을 중단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이후 감원 목표를 5만명으로 늘렸다. 여기서 또 배로 늘어난 이번 감원 계획은 1991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7만4천명을 넘는 자동차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다.
경영진은 츠비카우·엠덴·하노버 공장과 네카르줄름에 있는 아우디 공장에서 2034년까지 차례로 생산을 중단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들 공장 4곳에 근무하는 직원만 약 4만명이다. 시설은 방산업체에 매각하고 자동차 생산은 인건비가 싼 동유럽 공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경영진은 또 투자 규모를 현재 연간 1천800억유로(310조원)에서 2031년 1천350유로(233조원)로 줄인다는 계획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비용 절감으로 올해 1분기 3.3%까지 떨어진 영업이익률을 2030년 9%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슈피겔은 전했다.
구조조정 반대 집회 [AFP=연합뉴스]
2년 전 구조조정에 동의했던 노조는 역대급 감원 예고에 강력히 반발했다. 폭스바겐 노동자들이 속한 IG메탈(금속산업노조)은 이날 이사회가 열리는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 본사를 비롯한 폭스바겐 사업장 12곳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IG메탈 니더작센·작센안할트주 지부장 토르스텐 크뢰거는 사측에 "전례 없는 대규모 분규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조조정안이 노조와 타협 없이 이사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현지 매체들은 내다봤다. 주주 대표 10명과 노동자 대표 10명으로 구성된 폭스바겐 감독이사회가 합의 없이 표결로 의사 결정한 사례가 드문 데다 현재 주주 측 1명이 결원이어서 표결하더라도 사측이 불리하다. 1960년 민영화 당시 만든 일명 폭스바겐법은 공장 이전과 신축 등 주요 의사 결정에 감독이사 3분의 2 동의를 받도록 규정했다.
그룹 지분 20%를 보유하고 거부권이 있는 니더작센주 정부 역시 최근 중국 업체와 합작 생산을 제안하는 등 일자리 감축에 반대하고 있다. 사측은 폭스바겐법을 우회하기 위해 핵심 브랜드 폭스바겐을 포르쉐처럼 별도 자회사로 분리하는 방안까지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