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없는 강제진입 저지 ‘올다르크’ 경찰 출두… “증거보전 결정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
6·3 부정선거로 촉발된 국민참정권 수호 항쟁의 현장에 경찰과 체육회가 영장도 없이 위력을 앞세워 선거가 끝나지 않은 개표소 진입을 시도했을 때 홀로 끝까지 막아서 투표함의 무결성을 지킨 여성 이 10일 경찰에 출석했다. 애국 시민들 사이에 ‘올다르크(올림픽공원+잔다르크)’로 불리는 30대 여성 A씨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송파경찰서에 출두하면서 “법원이나 선관위의 증거보전 결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독일 베를린주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시의원·구의원 전체 재선거가 실시된 2023년 2월12일, 베를린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기표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23년 2월12일, 독일 베를린 시민들은 재선거를 치렀다. 투표용지를 110% 준비했으나, 잘못된 용지 배부, 투표 중단과 장시간 대기 등 관리 부실이 그 이유였다.
베를린 주헌법재판소와 연방헌법재판소는 단호하게 재선거를 명령했다. 결정의 기준은 민주 절차였다. 절차가 무너진 선거는 결과와 무관하게 다시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베를린 넘어서는 6·3지방선거
6·3지방선거는 베를린보다 훨씬 심각한 위법이다. 아예 처음부터 투표용지가 50%나 부족했다. 51% 국민부터는 주권을 빼앗겠다는 선관위의 시건방진 결정이었다.
주권자들은 투표소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고, 장시간 기다려야 했다. 또한 중앙선관위 위원장과 사무총장이 동시에 사퇴함으로써 스스로 자백한 위법이고 위헌이 됐다.
그런데 선관위는 물론 정부 여당, 그리고 사법부는 아직도 “재선거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에 꽂혀 있다.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에 한하여”라는 공직선거법 제224조를 근거로, 선거무효를 위해 부정선거로 오염된 투표지 숫자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라고 요구하는 대법원판례에 기대고 있다.
주권 침해, 선거권 침해를 저지른 건 선관위인데, 그들은 선거권자에게 당선을 바꿀 만한 숫자의 부정투표지를 밝혀내라는 구태 이론만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선관위가 헌법기관임을 방패 삼아 선거관리의 위법 증거를 모두 감추고 버티는 상황이다. 그리고 투표하지 못하고 돌아간 유권자가 몇 명인지도 모르고 있다.
51%만 투표할지 90%까지 투표할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부정투표의 숫자를 사후에 명확하게 입증하라는 건 선거 부정의 위험, 선거관리의 위법을 눈감자는 것 아닌가?
독일 판례이론이 보여주는 다른 길
베를린 사건에서 독일은 다른 답을 내놓았다. 독일도 우리나라와 똑같이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에 한하여 선거를 무효로 한다”는 선거법 조항을 갖고 있음에도
첫째, 준비행위의 위법 자체를 독립된 재선거를 치를 만한 하자로 보았다. 선거권자의 50% 에게만 투표용지를 주겠다는 결정을 한 순간 이미 위법은 완성된 것이다. 투표소에서 실제로 몇 장이 모자랐는지는 부수적 증거일 뿐이다.
둘째, ‘실제로 결과가 달라진다는 구체적인 선거 부정’의 증명, 즉 선거권자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증명을 요구하지 않았다. 선거관리의 위법행위가 있다면, 그게 결과에 미칠 수 있는 규범적 ‘가능성’을 기준으로 심사했다. 공권력 행사의 위법성 자체가 가지는 실질적 파급효과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셋째, 직접투표는 기본권이다. 모든 유권자는 선거일에 투표소에서 직접 투표할 권리를 가진다. 많은 유권자가 사전투표를 할 거라는 통계적 예측은 주권자가 본투표일에 투표소에서 직접 투표할 권리를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선거권은 통계가 아니라 국민의 주권이기 때문이다.
50% 인쇄 결정의 헌법적 의미
한국은 독일, 일본, 프랑스와 대등한 선진국이자 민주국가임을 자부한다. 이런 나라의 선관위 선거관리 행정이 50% 투표용지 부족을 결정했다는 건, 그 자체로 직접투표 헌법 원칙 위반이고, 당연히 재선거 사유다.
과거 투표율과 사전투표율 통계는 변명의 자료가 될 수 없다. 51% 번째 주권자부터 나머지 주권자들은 개·돼지가 되어야 한다는 결정 자체가 ‘규범적 가능성’에서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재선거 비용, 이미 당선된 후보자의 신뢰를 보호해야 한다는 반론도 설 자리는 없다. 선거의 정당성은 승자를 결정하는 숫자놀음에 있지 않다.
선거의 정당성은 주권자 전원의 공정한 참여가 보장되는 절차에 기초한다. 주권에서 파생된 당선자를 위해서 주권 침해를 눈감자는 건, 주권 없는 국가를 만들자는 논리다. 재선거는 혼란이 아니라 회복이다.
선관위는 스스로 재선거를 선언하라, 법원도 즉시 선거무효 재판을 선고하라.
6·3지방선거 재선거는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재선거 선언은 선관위도 할 수 있고, 법원도 할 수 있다. 주권자 국민은 두 기관이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올림픽공원에서 울리는 주권자의 함성이 들리는가?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이 두드리는 음성이 들리는가?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 나온다는 헌법의 칼날이 가슴을 찌르지 않는가?

◆ 황도수 박사
법학박사, 변호사, 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