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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공화정으로 보는 대한민국: 松山] ➀왜 대한민국은 건국 영웅을 독재자로 배우는가
  • 松山 작가
  • 등록 2026-07-16 1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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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왼쪽) 건국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

대한민국 현대사는 건국 이후 70여 년이 넘도록 가장 치열한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경제 정책이나 복지 정책처럼 시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를 세우고 지켜 낸 지도자에 대한 평가 자체가 극단적으로 갈린다. 

 

어떤 사람은 이승만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건국한 국부로 평가하고, 박정희는 산업화를 이룩하여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지도자로 기억한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두 사람을 민주주의를 훼손한 독재자로 규정한다. 

 

심지어 같은 학교에서 같은 교과서를 배운 사람들조차 정반대의 역사관을 갖는 경우가 흔하다. 대한민국만큼 건국과 산업화의 지도자를 둘러싼 평가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나라도 많지 않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갈리는 이유는 단순히 정치 성향이나 세대 차이 때문만은 아니다. 역사를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현대사를 배우면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꾸준히 교육받았다. 국민주권, 자유, 평등, 인권, 선거, 삼권분립, 권력 남용의 위험성, 독재의 폐해 등을 반복해서 배웠다. 이러한 교육은 민주국가의 시민이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이다. 

 

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의 중요한 국가 원리이며 결코 가볍게 다룰 수 없는 가치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우리는 민주주의는 자세히 배우면서 공화주의는 거의 배우지 않았다. 

 

민주공화국이라는 국호는 외웠지만 공화국이 무엇인지, 공화주의가 어떤 정치철학인지 설명을 들은 기억은 많지 않다. 결국 대한민국을 이해하는 기준은 자연스럽게 민주주의 하나로 수렴되었고, 현대사의 지도자 역시 민주주의의 잣대로만 평가하는 일이 당연하게 되었다.

 

민주주의는 지도자를 평가할 때 국민의 자유를 얼마나 보장했는가, 선거는 공정했는가, 권력은 분산되었는가, 국민의 기본권은 존중되었는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장기 집권이나 정치적 자유의 제한은 매우 엄격한 비판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기준으로 보면 이승만과 박정희는 비판받을 부분이 적지 않다. 그러나 공화주의는 질문 자체가 조금 다르다. 

 

국가는 살아남았는가? 공동체는 존속했는가?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국가를 지켜 냈는가? 법질서는 유지되었는가? 국민은 이전보다 더 안전하고 더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었는가? 공공선은 확대되었는가? 

 

공화주의는 공동체 전체의 존립과 번영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는 서로 충돌하는 철학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국가를 평가하는 정치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역사라도 어느 기준을 먼저 적용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국가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1948년 건국 직후 정부는 행정조직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국가를 운영해야 했다. 불과 2년 뒤에는 북한의 남침으로 한반도 대부분이 점령당하는 전쟁을 겪었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라는 현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국민소득은 매우 낮았고 산업 기반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이러한 나라가 불과 수십 년 만에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화를 달성했으며, 경제 규모와 문화적 영향력에서 세계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이 과정은 어느 한 사람의 공으로만 설명할 수도 없고, 어느 한 시대만으로 설명할 수도 없다. 건국, 호국, 산업화, 민주화가 차례로 이어졌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이 긴 역사를 하나의 사건이나 하나의 가치만으로 평가하려고 한다. 그 결과 역사의 연결고리는 사라지고, 특정 인물에 대한 찬반만 남게 된다.

 

이 연재는 그러한 접근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먼저 대한민국이 왜 건국되어야 했는지, 어떻게 국가를 지켜 냈는지, 어떻게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화를 완성했는지를 역사적 사실에 따라 차례대로 살펴볼 것이다. 

 

그다음에는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각각 독립된 정치철학으로 이해해 볼 것이다. 민주주의를 먼저 배우고 공화주의를 덧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두 사상을 각각 온전하게 이해한 뒤 마지막에 대한민국 현대사에 적용해 보려는 것이다. 

 

그래야 같은 역사적 사실을 두고 왜 서로 다른 평가가 나오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역사적 사실과 평가 기준을 분리하는 것이야말로 현대사를 이해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이 연재의 목적은 특정 인물을 무조건 영웅으로 만들거나 반대로 독재자로 단정하는 데 있지 않다. 독자는 먼저 대한민국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살펴보고, 이어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라는 두 개의 정치철학을 충분히 이해한 뒤 스스로 판단하면 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민주주의만으로도 설명할 수 없고, 공화주의만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 두 개의 기둥이 함께 대한민국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우리는 한쪽 기둥만 바라보는 데 익숙했다. 

 

이 연재는 다른 한쪽 기둥을 함께 세워 대한민국을 다시 읽어 보려는 시도이다. 그 과정을 통해 왜 어떤 사람은 이승만과 박정희를 독재자로 기억하고, 또 어떤 사람은 대한민국의 영웅으로 평가하는지 그 이유를 역사와 정치철학이라는 두 개의 시선으로 차분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 松山 정광제 

 

시인이자 역사·철학 연구자. 전 이승만학당 이사. 현 한국근현대사연구회 연구고문이자 철학 포럼 리케이온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네 권을 출간했고, ‘후크고지의 영웅들’을 공동 번역했으며 인문서 ‘신화가 된 조선’ ‘다다미 위의 인문학’ ‘자유주의자의 그람시 읽기’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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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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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7-16 16:11:29

    바른 역사를 알려주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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