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등 주요 경영진이 SK하이닉스가 나스닥 ADR 거래를 개시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타워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나스닥.연합뉴스]
이번 주 자금 순환의 이름은 ‘같은 기업, 두 개의 가격’이다.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은 한국 기업의 자본조달 통로를 넓혔다. 동시에 한국과 미국 시장 사이에 존재하는 투자자 구성과 유동성, 레버리지와 가격결정 구조의 차이를 한꺼번에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원주 1779만주를 기초로 한 미국 주식예탁주식(ADS) 1억7790만주를 나스닥에 상장했다. 원주 1주가 미국에서 거래되는 ADS 10주에 해당한다. 공모가는 주당 149달러였으며 조달금액은 약 265억달러, 당시 환율로 약 40조원이다.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나스닥 상장일은 10일, 납입일은 14일, ADS 발행일은 15일이다. 기초가 되는 원주는 오는 29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추가 상장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ADS는 첫 거래일인 10일 170달러에 거래를 시작해 168.49달러로 마감했다. 공모가보다 13.08% 높은 가격이다. 미국 투자자의 신규 수요가 공모가격 이상의 프리미엄을 만들었다.
그러나 국내 본주는 첫 거래일 이후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13일 SK하이닉스는 15%대, 삼성전자는 10%대 급락했다. 코스피는 8.95% 내린 6806.93으로 마감했고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미국 상장 기대가 국내 주식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보다 기대 소멸에 따른 차익실현과 레버리지 청산을 자극한 것이다.
외국인 자금은 하루 단위로 방향을 바꿨다.
15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약 2조3000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피는 6.24% 오른 7284.41로 마감했다. SK하이닉스 ADS와 미국 반도체주가 반등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가 몰렸다.
그러나 16일 외국인은 약 1조4000억원, 기관은 약 2조4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전날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6.37% 떨어진 6820.60으로 밀렸다. 삼성전자는 8.77%, SK하이닉스는 11.5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0일 7475.94에서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인 16일 6820.60으로 내려왔다. 한 주 동안 8.77% 하락한 것이다. 13일에는 8.95% 급락했고, 15일에는 6.24% 급등했으며, 16일에는 다시 6.37% 떨어졌다. 시장의 방향보다 하루 등락 폭이 더 중요해진 주간이었다.
이번 흐름은 외국인 자금이 한국 시장에 구조적으로 복귀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를 보여준다. 외국인은 가격이 급락하면 반도체 대형주를 대규모로 사들였지만, 미국 반도체주와 SK하이닉스 ADS가 다시 하락하자 곧바로 매도로 돌아섰다.
ADS와 국내 본주 사이의 가격 차이가 남아 있고, 원주 추가 상장 전까지 두 시장을 연결하는 차익거래에도 제약이 있다. 여기에 선물과 프로그램 매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결합하면서 해외에서 형성된 가격이 국내 현물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켰다.
지난주 질문이었던 “한국 상장지수펀드(ETF)의 강세가 국내 현물시장 수급으로 이어졌는가”에 대한 답은 '부분적으로는 그렇지만 지속되지는 않았다'이다. 외국인 매수는 들어왔지만 하루 만에 다시 매도로 돌아섰다. ADS와 국내 본주, 현물과 파생상품이 서로의 등락을 키운 시장이었다.
이번 주 Capital Rotation Radar의 결론은 이렇다.
SK하이닉스 ADS는 미국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지만, 그 자금이 한국 증시 전체의 재평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두 시장의 가격 괴리와 국내 증시의 높은 레버리지 위험을 드러냈다.
다음 주 관전 포인트는 세 갈래다.
첫째, SK하이닉스 ADS와 국내 본주의 가격 차이가 축소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외국인 순매수가 하루짜리 저가 매수에 그치는지 봐야 한다.
셋째, 코스피 6800선에서 개인의 저가 매수와 신용 물량 청산 중 어느 쪽이 우위를 점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 [편집자 주] 국내 증시는 7월17일 제헌절 휴장에 따라 16일 종가를 기준으로 했다. SK하이닉스 미국 상장 증권은 정확한 상품명인 미국 주식예탁주식(ADS)으로 표기하되, 국내에서 통용되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를 함께 사용했다. 이 기사는 투자 권유가 아니라 시장 흐름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