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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규 안보칼럼] 축구에서 배우는 국방안보학과 3권 통수강령
  • 박필규 편집위원
  • 등록 2026-07-20 2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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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11명의 선수가 제한된 공간에서 ‘골’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놓고, 반발 차이로 공을 뺏고 뺏기는 공세적 사투를 벌이는 싸움이다. 스페인의 미켈 메리노(왼쪽)가 20일(한국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 페란 토레스가 넣은 골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은 스페인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48개국이 참가하여 총 104경기에서 308골이 터진 이번 대회는 전술의 다변화와 선수들의 신체 역량이 극대화된 ‘현대전의 압축판’이었다. 

 

축구는 고대 사냥 연습에서 출발하여 스포츠의 전술적 완성도를 실험하며, 승자만이 웃을 수 있는 잔인한 전쟁이다. 

 

‘축구는 전쟁이다’ 

 

이 문장에는 승패가 갈리는 모든 경쟁에 통용되는 불변의 법칙이 녹아 있다. 축구는 11명의 선수가 제한된 그라운드 위에서 ‘골(goal)’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놓고, 반발 차이로 공을 뺏고 뺏기는 공세적 사투를 벌이며, 감독의 정보력과 통솔력에 의한 고도의 집중력과 기민한 기동력, 상대가 예상할 수 없는 창의적 기습과 공격과 수비 모두 치열한 물리적 충돌이 공존하는 현대전쟁의 압축판이다. 

 

북중미 월드컵의 열기를 지켜보며 축구는 단순히 스포츠 전술을 넘어, 국가의 존립과 안전보장과 국가의 계속성을 유지하는 안보학의 핵심 철학과 ‘전쟁의 대원칙’이 녹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목표와 공세의 원칙

 

축구장에서 아무리 화려한 개인기와 정교한 패스워크를 선보여도 골이라는 목표가 없고 골을 더 많이 넣어 이기지 못한다면 그 모든 과정은 잘 싸웠지만 무의미하다. 축구에서 목표와 공세는 전술적 짝이다. 국가 안보 또한 마찬가지다. ‘국가와 국민의 생존’이라는 명확한 안보 목표는 공세적 전략과 결합할 때 최상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필승의 목표의식이 없는 축구와 국가 목표가 설정되지 않은 안보는 그저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는 전시 행정에 불과하다. 적대 세력에 대한 명확한 주적(主敵)관은 공세적 안보 정책의 출발선이다. 주적관에서 이기는 공세적 전략과 최적의 군 구조 설계, 총력전 인력구조 설계와 군의 양병 체계가 결정된다. 

 

선수에게는 골을 넣겠다는 목표의식이 있어야 하고, 군에는 싸워서 제압할 적이 있어야 군의 모든 전략과 전술은 공세적으로 발전한다. 평화를 명분으로 주적관이 흐려지는 것은 이기겠다는 목적과 목표가 없는 맹탕 축구와 같다. 

 

정보와 지휘 통일의 원칙

 

축구와 전쟁은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전장 상황을 데이터화하여 신속하게 결심하고 즉각 하달하는 지휘 통일이 승패를 결정한다. 유기적인 정보 획득과 지휘 결심의 일관성과 신속성은 군사원리의 기초이며 안보의 생명이다.

 

감독은 경기 중 상대의 기량과 전술을 간파하고 작전을 펼치고 통하지 않으면 수정해야 한다. 신속한 지휘관의 판단과 결심이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다. 감독의 선수 선발에 힘센 입김과 감독 스스로 사심이 개입한다면 내부에서 먼저 사기와 단결이 무너져서 아무리 막강한 전력을 보유해도 이기지 못한다. 

 

전쟁터도 다르지 않다. 전쟁 수행과정에 정치 개입으로 전쟁 지휘부의 결심이 늦어지면 전선에서는 아군이 고립되고 무너진다. 방첩사 해편처럼 정보기관의 기능을 분산시키고 첩보의 관찰과 정보수집, 판단과 결심, 실행과 타격은 일사불란(一絲不亂)하지 못하면 싸우기도 전에 지게 된다. 

 

집중과 기동의 원칙

 

집중은 한 곳에 힘을 모으는 것이고, 기동은 대결에 유리한 곳으로 전력을 옮기는 과정이다. 축구에서 공격 시 경기장 전체를 넓게 쓰며 상대 대형을 흔들다가, 상대가 주력 선수에 대한 밀집 방어로 약한 공간이 생기면 짧고 빠른 패스로 전력을 집중해 골을 만든다. 

 

유리한 방향에 전력을 집중하여 적보다 빠른 신속한 기동은 전쟁의 핵심과 맞닿아 있다. 정보 기능이 적의 약한 측면을 제공하면 모든 전력을 약한 축선으로 집중 기동하여 돌파해야 한다. 

 

축구에서 수비수들이 넓게 포진해 있다가 상대의 실책을 포착하자마자 전 선수가 공격으로 전환하는 전술처럼, 미래 전장은 드론을 활용해 넓은 지역을 정찰(분산)하다가, 적의 핵심 전력이 식별되는 순간 AI 기반의 타격 자원을 특정 지점에 순식간에 집중(집중)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집중과 기동’은 축구와 안보 모두에서 승리를 위한 필수 전략이다. 

 

기습과 창의의 원칙

 

축구에서 변화 없는 산술적 기동은 상대의 수비벽에 막힌다. 기습의 본질은 상대가 전술적 의도를 간파하더라도 대응할 수 없는 ‘창의적 속도’에 있다. 현대전 역시 고정된 기지와 병력 밀집은 정밀 타격의 ‘죽음의 표적’이 된다. 따라서 안보 전략은 축구의 전술처럼 수비와 공격을 유연하게 전환하는 ‘창의적 기습’으로 진화해야 한다.

 

축구의 수비수들은 한몸처럼 움직여 업사이드를 유도하고, 철저한 대인 마크로 상대의 공격 경로를 차단하다가, 공격 전환 시 창의적인 공간 활용으로 상대 대형을 무너뜨려야 이긴다.

 

전쟁에서 기습은 아군의 전투력 운용 관련 철저한 보안으로 적의 대비를 분산시키고, 결정적 순간 특정 지점에 전력을 집중하여 적의 전투의지를 마비시키고 소멸시킬 때 완성된다. 

 

경계와 사기의 원칙

 

축구와 전쟁에서 경계와 사기(士氣)는 승패를 가르는 보이지 않는 핵심축이다. 축구에서 아무리 많은 골을 넣어도 수비가 허술하여 더 많은 실점을 하면 패배하듯, 전투력이 우세해도 경계에 실패하면 아군의 전투력을 보호하고 전투를 지속하지 못한다. 

 

경계는 적의 침투로부터 아군 전투력을 보호하는 활동이다. 사기는 구성원 간의 인정과 상호 우대로 정신적 에너지를 고양하는 활동이다. 최첨단 무기와 시스템을 갖추어도 군의 전통성과 기강을 흔들면 군의 사기는 추락하고 국민은 안보 불안을 느낀다. 

 

군과 국민이 단합된 국가 수호 의지가 없다면 안보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전쟁에서 승리는 기계가 아닌 군인과 국민의 의지에 달려 있다. 

 

집중과 통합이 모든 영역에서 만능은 아니다. 특히 ‘선수 육성’의 관점에서 획일화된 통합은 오히려 독이 된다. 모든 선수를 같은 규격으로 찍어내면 상대의 창의적인 전술에 대응할 수 없다. 

 

골키퍼, 스트라이커, 미드필더, 수비수가 각기 다른 전문성을 꽃피울 때 강력한 조직이 되는 것처럼, 사관학교 교육은 각 군의 전통에 맞게 위임하여 기존의 군사 문화와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 

 

축구와 산업전선과 전쟁은 고지식할 정도의 승리 원칙이 있다. 위정자가 안보와 전쟁의 원칙도 모르면서 그 원칙을 깨는 것은 안보 파탄으로 이어진다. 문민통제가 지속되려면 군사 원리와 전쟁 원칙을 정치와 외교와 경제에 응용한 ‘3권 통수(統帥) 강령(綱領)’을 저술해야 할 것 같다. 

 

그 서문에 –문(文)과 무(武)는 서로 간섭하지 아니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전문성을 도야(陶冶)하여 국태민안의 기초를 배양하고, 전쟁 방지에 국가의 온 역량을 투자하며, 유사시에는 반드시 승리하여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필승 방책에 대한 기초를 놓는다 -라고 적고 싶다.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4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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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7-21 02:05:49

    전문적인 군사지시콰 언어 예술의 4차원 조합입니다
    연구대상의 칼럼이군요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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