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시간(ET) 기준으로 2026년 7월 31일 오전 11시 33분에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미국 연방정부 각료회의에서 촬영된 메모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자리에 놓여 있던 이 메모지에는 밑줄이 그어진 "할 일"(To Do)이라는 문구와 함께 그 아래에 "일본 엔(JPY) 50억∼100억 달러"라고 적혀 있었다. [REUTERS/Daniel Heuer]
일본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 재무부가 개입한 정황이 장관 메모지를 촬영한 언론매체 사진에서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31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미국 연방정부 각료회의 현장에서 촬영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의 메모지에서 이런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메모지에는 밑줄이 그어진 "할 일"(To Do)이라는 문구가 있었고 그 아래에 "일본 엔(JPY) 50억∼100억 달러"라고 적혀 있었다.
메모지에는 다른 문구가 보이지 않았으며, 회의 탁자 위에 베선트 장관의 명패가 메모지 바로 위에 놓여 있는 모습이 보였다.
사진은 미국 동부시간(ET) 기준 오전 11시 33분에 촬영됐다.
미국 재무부 공보담당자는 메모지 내용이나 엔화 약세 저지 개입 여부에 대해 논평해달라는 로이터의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사진이 촬영되기 약 2시간 전에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재무부가 '31일 엔화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러 은행들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당국은 일본 시간 기준 31일에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개입했으며, 이에 따라 ET 기준 31일 오전 거래 시간대에서 일본 통화는 상당한 강세를 보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또 ET 기준으로 31일 늦은 오후 시간대에도 엔화가 달러 대비 상당한 강세를 또 한 차례 보였다고 지적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자료에 따르면 달러는 ET 기준 오후 4시 14분께 약 158.9엔에서 오후 5시 직전 약 157.6엔으로 40여분만에 약 0.8% 떨어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상황에 정통한 익명 취재원 3명을 인용해 31일 재무부의 개입이 실제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이날 재무부를 대신해 유로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입하는 이례적 조치를 수행했다.
이 취재원 중 2명에 따르면 거래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통해 이뤄졌다.
뉴욕 연은은 개입 전날인 30일 재무부를 대신해 은행들에 달러-엔 환율을 문의하는 이른바 '레이트 체크'를 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직접적 외환 매입의 전조로 여겨진다. 뉴욕 연은은 앞서 1월에도 비슷한 조치를 했다.
재무부는 최근 몇몇 월가 은행들에 엔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한 개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왔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이달 23일에 1986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당시 환율은 달러당 163.83엔이었다.
FT에 따르면 일본과 미국이 엔화 직접 매입을 통해 일본 엔의 가치를 떠받치기 위한 협력에 나선 것은 1998년 이래 처음이다.
당시 미국 재무부는 엔화가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자 일본 경제를 강화하기 위해 엔화를 매입했다.
미국은 또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해일이 발생한 후 주요 7개국(G7) 협력의 일환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위험한 절상을 방지하고 엔화 약세를 유도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