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소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직접 영장청구권까지 제한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면서 최종 판단은 헌법재판소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일 페이스북에 "이번 형소법은 헌법의 강을 건너야 한다"며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헌재가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옥 변호사도 형사소송법 개정법률의 위헌 소지를 지적하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권한배분으로 인해 범죄혐의가 적시에 발견될 수 있는지, 수사기관의 위법·부당한 행위가 통제될 수 있는지, 피해자 권리가 실효적으로 보호될 수 있는지가 달라진다면 이는 국민의 기본권과 직접 관련되는 헌법 문제"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법안이 통과되자 "권한쟁의심판과 헌법소원, 위헌법률심판까지 법적으로 다툴 생각"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라 헌재에서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고, 직접수사가 6대 범죄로 제한됐으며 2022년에는 '검수완박법'으로 직접수사 범위가 부패·경제범죄 등으로 더 좁혀졌다.
그리고 지난달 말 형소법 개정안 통과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마저 사라져 진짜 '검수완박'이 됐다.
지난 2022년 법무부와 검찰은 검사의 수사 영역이 6대 범죄로 줄어든 데 대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추진했고 이에 따라 검찰 수사·기소 기능이 제한되면서 형사사법 체계가 망가지는 반헌법적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당시 헌재는 입법 11개월 만인 2023년 3월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각하했다.
각하 판단을 내린 다수 의견은 "헌법상 검사의 영장 신청권 조항에서 '헌법상 검사의 수사권'까지 논리 필연적으로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영장 신청권이 검사에게 있긴 하지만 이는 강제수사 남용 가능성을 통제하려는 취지에서 헌법에 도입된 것이지 이를 곧바로 '헌법상 검사의 수사권'으로 연결 짓는 건 무리라는 취지다.
헌법재판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만 당시 검수완박법은 검사의 수사범위가 '부패범죄·경제범죄 등'으로 일부 축소되는 데 그쳤지만,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경우 검사가 수사를 전혀 할 수 없도록 했다.
특히 검사가 직접 영장 청구를 할 수 없고, 사법경찰관이 신청해야만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두고 법조계에선 헌법상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침해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헌법 제12조 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할 때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29일 설명자료에서 "사법경찰관의 신청 없이 검사가 영장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것은 헌법상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형해화((形骸化·내용은 없이 뼈대만 있게 된다는 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3년 헌법재판소 판단 당시 헌법재판관 의견이 5대 4로 갈렸던 만큼 한번더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헌법재판관 4명은 소수의견에서 검수완박법 개정 절차와 내용이 "검사들의 헌법상 소추권 및 수사권과 법무부 장관의 검사에 관한 관장 사무에 대한 권한을 침해했다"고 했다.
또한 소추권과 수사권은 법률로 폐지할 수 없는 국가 기능이고, 이런 기능을 하는 국가기관이 '검사'라고 봤다.
다만 현재까지 법무부와 대검은 직접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결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엔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가 가능했지만, 이번엔 한 정부 내에서 다른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관 간 권한을 다투는 권한쟁의심판보다 수사받는 대상인 국민들이 기본권을 침해받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게 더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정부 내에서 기관끼리 다투기는 어렵기 때문에 당사자인 국민들이 헌법소원으로 다투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나 피의자 등 당사자인 국민들이 검찰로부터 2차 구제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검사 개인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은 열려있다.
앞서 송연규 서울고검 검사는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이 검사의 소추권과 수사권, 수사통제권, 영장신청권 등을 침해한다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효력정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이보다 앞서 김성훈 청주지검 부장검사도 검찰청을 폐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지만, 헌재는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없다며 사전심사 단계에서 각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