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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희 한미칼럼] 노동신문 개방? 상호 개방이라면 뭐가 문제?
  • 임요희 기자
  • 등록 2025-12-24 00: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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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매체 개방, 한국의 일반적인 대북 조치에 불과
  • 문화 개방은 상호교류, 남북교류 차원에서 이뤄져야

노동신문에 담긴 내용은 북한의 생각이요 그들의 입장일 뿐. 진실이라고 할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북한 노동신문 개방 지시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국민의 의식 수준을 너무 폄하하는 것”이라며 북한 매체 자료를 일반 국민에게 개방하자고 했다. 

 

말인즉 우리 국민이 북한의 체제 선전에 현혹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노동신문 개방을 찬성하는 측에서도 국민이 북한 매체를 보면 오히려 북한 체제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출 수 있어 반공 교육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편다. 

 

일각에서는 1998년 김대중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예로 들며 “처음에는 우려했지만 개방하고 나니 사회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명정부의 북한 매체 개방 지시와 일본 문화 개방은 그 목적과 파급 효과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북한 매체 개방은 ‘국민의 알 권리’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일본 문화 개방은 ‘문화 교류를 통한 시장 확대’가 목표였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은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의 ‘한·일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양국은 서로를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고 관계가 개선되었으며 무엇보다 한국의 국내 문화 산업이 도약했다. 그리고 문화 개방도 1~3차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루어져 국민적 저항감도 적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하시였다’를 붙이는 노동신문. 연합뉴스 

하지만 북한 매체에 대한 개방은 한국 측의 일반적인 대북 조치에 불과하다. 상호 개방이 아니다. 국가보안법에 따라 특수 자료로 분류된 노동신문을 개방하는 것 역시 남북교류가 아니다. 그리고 한국이 국민에 노동신문을 개방한다고 해서 북한 당국이 그들 주민에게 한국의 드라마와 신문 방송을 보게 할 것 같은가. 

 

북한에게 한국은 적대 국가이기 때문에 자기들 입장에서 한국을 바라보게 되어 있다. 노동신문에 담긴 내용은 그들의 생각이요 그들의 입장일 뿐이다. 그렇다면 노동신문이 가짜뉴스와 뭐가 다른가. 

 

가짜뉴스가 그렇듯 노동신문이 불러올 사회적 혼란과 분열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국민에게 전달될 불안감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노동신문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을 일일이 반박하느라 국민의 피로도 역시 증가할 것이다. 

 

안 그래도 좌파 종북 세력이 잘못된 정보를 확산해 국민을 현혹시키는데 노동신문마저 개방한다면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것이다.

 

‘국민을 믿자’만 옳고 ‘국민을 유해 정보로부터 보호하자’는 틀린가. 연예인의 소년범 전력조차 쉬쉬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는 왜 이렇게 국민의 알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안달이 났을까.

 

임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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