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민병곤 칼럼] 권력만이 목적일 때, 정당의 붕괴는 필연
  • 민병곤 칼럼니스트
  • 등록 2026-01-21 06:00:01
기사수정
  • 정당이 선거의 수단 될 때, 정치는 비즈니스가 된다
  • 선거에 지면 ‘불임 정당’… 명분 없는 離合集散의 원인
  • 정당은 이념과 철학의 결사체… 본연의 의미 되찾아야
정당은 결코 선거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선거는 정당의 철학과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고 선택받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선거는 권력을 획득하는 축제이기에 앞서, 정당 정치를 위한 장기적인 ‘빌드업(build-up)’ 과정이 되어야 한다. 화려한 스펙과 알려진 얼굴을 후보로 내세우는 ‘깜짝쇼’가 아니라 진중한 정치 철학과 정책 능력으로 검증받는 과정이어야 한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 안동시 경상북도청에서 열린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협의 회의에서 이철우 경북지사(오른쪽)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행정부시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흔히들 정당의 목적은 정권 획득에 있고, 선거는 그 무대라고 말한다. 그래서 선거철이 되면 ‘묻지마 승리’를 위한 각종 합종연횡이 난무하게 된다. 어제까지만 해도 둘도 없던 동지가 하루아침에 원수가 되는가 하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세력과의 통합도 낯설지 않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우리는 정당의 본래 의미를 다시 짚어 봐야 한다. 정당은 권력을 잡기 위한 수단이기 이전에 이념과 철학의 결사체다. 뜻을 모으고 그 뜻을 키워갈 때 비로소 존립의 이유가 성립된다. 정치는 공공선(公共善)을 추구하는 과정이기에 사적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는 본질적으로 결이 다르다. 

 

정체성 불분명한 離合集散… 정당 정치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극약처방

 

그러나 현실은 낙선의 공포에 ‘불임 정당’이란 표현이 있을 정도로 “선거에 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정당 무용론까지 등장한다. 지금처럼 선거가 코앞에 있을수록, 일단 득표에만 보탬이 된다면 ‘묻지마 통합’에 더욱 힘이 실린다. 그러나 이는 정당의 정체성과 철학을 희생하는 행위이며, 결국 정당 정치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잡탕식 극약처방이다.

 

정체성이 불분명한 이합집산은 마치 서둘러 결혼식을 치른 관계와도 같다. 겉으로는 결합했으나, 철학과 가치관이 다른 두 사람은 결국 진정한 동반자로 살아갈 수 없다. 결혼식은 단 한 순간이지만, 결혼 생활은 그에 비할 수 없는 긴 여정이다. 정당 역시 마찬가지다. 선거는 하나의 이벤트일 수 있으나, 정당은 그 너머의 지속성과 방향성을 품고 있어야 한다. 당선에만 매몰된 선거는 축의금을 노린 사기 결혼식과 다를 바 없다.

 

선거 본연의 의미… 정당 정치의 토대 다지는 ‘빌드업’ 과정

 

정당은 결코 선거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선거는 정당의 철학과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고 선택받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선거는 권력을 획득하는 축제이기에 앞서, 정당 정치를 위한 장기적인 ‘빌드업(build-up)’ 과정이 되어야 한다. 화려한 스펙과 알려진 얼굴을 후보로 내세우는 ‘깜짝쇼’가 아니라 진중한 정치 철학과 정책 능력으로 검증받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진정한 동지를 발굴하고, 정당의 철학과 가치를 함께 키워 나가야 한다. 이럴 때만이 철학과 이념의 집합체로서 정당은 자가 발전할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영원한 승리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번 지방선거 예비 후보자들이 있다면 반드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볼 것을 권고한다. 이 답에 조금이라도 사심과 물욕이 담긴다면, 그는 정치보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사업 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것이 맞다.

 

선거에 출마한다는 것은 기회주의자의 출세용 빌드업이 아니라, 공공의 삶을 살겠다는 고백이자 선언이기 때문이다. 

 

민병곤 정치다큐멘터리 작가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유니세프-기본배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