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9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모즈타바가 최고 지도자로 선출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완전한 복종'을 맹세하고 새 최고지도자의 지시에 따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하메네이 차남 모즈타바[사진=연합뉴스]
전쟁의 결과를 예측하는 일은 언제나 위험하다.
특히 개전 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전쟁이라면 더욱 그렇다. 전쟁의 결말은 전장에서 결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치의 방향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전쟁의 초반 양상은 분명한 특징을 보여준다.
미국과 이스라엘 동맹군이 이란의 신정체제를 향해 감행한 공습은 사실상 일방적 폭격에 가까운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정밀타격과 정보전, 전자전이 결합된 현대전의 전형적인 작전이다.
미국 국방력의 진수를 보여준 시위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현재 이란의 대응은 겉으로 보기에는 무기력해 보인다.
그러나 전쟁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상대가 침묵할 때다. 잔불이 남아 있으면 언제든 다시 발화하듯, 이란 체제가 완전히 넉다운된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다.
이번 전쟁의 핵심 변수는 군사력이 아니라 정치 구조다.
특히 포스트 하메이니 체제가 어떤 형태로 등장할 것인지가 전쟁의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최고지도자 이후 권력 구조가 어떻게 재편되느냐에 따라 이란의 미래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혁명수비대다.
혁명수비대는 단순한 군 조직이 아니라 이란 정치·경제 권력의 핵심 축이다. 체제 유지의 방패가 될 것인지, 권력 재편의 중심이 될 것인지에 따라 이란의 정치 지형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이란 국민이다.
외부의 군사 압박이 체제 결집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내부 변화의 요구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역사적으로 외부 전쟁은 종종 내부 정치 변화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어 왔다.
여기에 중동의 오래된 갈등 구조도 여전히 남아 있다.
수니파와 시아파 간 종파 갈등이라는 낡은 프레임이 다시 살아난다면 이번 전쟁은 단순한 국가 간 충돌을 넘어 지역 전체의 긴장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 전쟁을 단순히 중동 분쟁으로만 보면 더 중요한 흐름을 놓치게 된다.
21세기 세계 질서의 변화는 이미 다른 곳에서 시작됐다.
출발점은 군사 충돌이 아니라 미중 무역 분쟁이었다. 미국이 촉발한 관세 전쟁은 단순한 보호무역 정책이 아니라 AI 자본주의 시대의 질서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었다.
이 경쟁의 핵심은 군사력이 아니라 화폐와 금융 질서다.
자주 국가의 기본은 군대가 아니라 화폐다. 세계의 중심 화폐가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힘이 곧 국제 질서를 좌우한다.
지금까지의 흐름만 보면 이 경쟁은 미국의 우위 속에서 정리되는 분위기다. 달러는 여전히 세계 금융의 중심에 있고, 기술 패권 역시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그래서 곧 열릴 미중 정상회담이 중요하다.
이 회담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세계 질서 재편 속에서 미국과 중국이 어떤 전략을 선택할지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눈에 보이는 충돌이다.
그러나 그 뒤에서 진행되는 진짜 싸움은 AI와 금융, 통화 질서를 둘러싼 패권 경쟁이다.
전쟁은 이란에서 시작됐지만 질서는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 결론은 아마도 이렇게 기록될 것이다.
“전쟁은 중동에서 벌어졌지만, 세계질서는 미중 경쟁 속에서 다시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