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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신의 국제이슈] “한국은 전 세계 체제전쟁의 최전선”… 황교안의 美 CPAC 메시지
  • 임명신 前 스카이데일리 국제 부국장
  • 등록 2026-03-31 01: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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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PAC, 글로벌 보수 연대의 장으로 변모
  • 황교안, 한국발 ‘부정선거·반공’ 의제 투척
4월1일자로 발행할 ‘주간 한미일보’ 3호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시의성을 고려해 일정보다 앞당겨 게재합니다. <편집자주>


황교안 자유와혁신 당대표가 CPAC USA에서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자유와혁신 제공] 

미국의 연례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USA)가 3월25~28일 텍사스주 그레이프바인에서 열렸다. 


표어부터 “말보다 행동(Action over Words)”인 이번 행사는 대체로 ‘이란전쟁, 유가 상승, MAGA 내부 균열 등 불안한 정세 속에서 올해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 진영의 재결집 성격을 띤다’고 보도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과 중동 현안 대응으로 10년 만에 불참한 가운데, 국제적 색채가 예년보다 두드러져 눈길을 끌었다. 


로이터와 CPAC 자체 홍보물은 레자 팔라비(이란 전 왕세자), 카롤 나브로츠키(폴란드 대통령),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브라질 연방상원의원)를 주요 해외 연사로 꼽으며 ‘CPAC의 글로벌 확장성’에 주목했다.


“한국은 지금 좌파·공산주의 세력 때문에 큰 위기”


브라질 인사 ‘플라비우’는 룰라 정권 출범 후 쿠데타 모의 혐의로 27년형을 선고받고 일단 90일간 가택구금에 들어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트럼프와 가까웠던 부친을 대신해 참석한 현실이 현 브라질 보수의 어려운 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팔라비는 이번 CPAC을 통해 이슬람신정체제 전복의 움직임을 미 정통 보수 서사에 더 깊숙이 접속시켰고, 나브로츠키는 “자유 우선주의” 지도자로 불리며 유럽연합(EU) 권력에 맞선 개별 국가 중심 유럽의 비전을 내걸었다. 


1974년 미 국내 행사로 출발한 CPAC이 ‘주권 회복’ ‘자유세계 문명 수호’ ‘좌파 내지 초국가 권력 저지’ 등의 이슈를 공유하는 글로벌 보수 네트워크의 장으로 진화 중인 모양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의 메시지는 한층 직설적이고 명쾌했다. “미국과 각별한 관계의 혈맹 대한민국이 지금 좌파·공산주의 세력 때문에 큰 위기”이며, 그 핵심에 “부정선거 문제가 있다”고 호소한 것이다. 


황 대표는 별도 세션, 본 행사 연설, 매체 인터뷰,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 일반 참석자들과의 소소한 교류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한국의 위기를 중국발(發) 위협과 불법 부당한 대통령 탄핵, 교회와 표현의 자유 억압, 부정선거 문제에 집중했다. 


나아가 이것들을 하나로 엮어, 세금·이민·젠더·국경뿐 아니라 선거의 투명성과 제도적 신뢰 역시 글로벌 보수의 핵심 어젠다여야 함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최 측은 황 대표를 “국가안보, 헌정의 온전성, 정부 부패 척결에 힘쓰는 인물”로 공식 소개했고, 아예 ‘케이팝 컴뮤니스트 헌터스’ 세션의 연사로 배치하기도 했다. 


세계적 히트작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패러디한 이 세션 제목 아래, ‘공안검사’이자 ‘박근혜정부 국무총리 및 대통령 권한대행’ 출신인 그를 일종의 ‘반공인사’로 호출한 느낌이다. 아울러 눈에 띈 점은 주최 측 콘텐츠의 확산 방식이다. 


“부정선거 구명” “윤석열 석방” 외쳐


CPAC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황 대표 발언이 “부정선거” 문제로 요약돼 있으며, 페이스북·X 계정에선 “윤석열 즉각 석방 촉구”를 내세웠다.


워싱턴타임스가 황 대표에 관해 “백악관에 윤석열 석방 지원 촉구” “본 행사 연설 후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전했지만, 이른바 주류 언론에선 황 대표를 80여 명 연사 중 하나로 다뤘을 뿐이다. 그러나 현장 반응은 향후 전개를 기대하게 만든다. 


영상에 따르면 청중 다수가 다가와 질문하며 사진 촬영을 요청했고, 로이터 사진 서비스의 경우 황 대표의 27일 본무대 연설 장면을 별도 아이템으로 배포했다. 주최 측이 황 대표를 본무대에 세우고 그의 발언 중 ‘부정선거’와 ‘윤석열 석방 촉구’를 골라 재확산시킨 사실에서, 한국발 특정 의제가 미 보수 생태계 안에서 파급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미 CPAC 2026은 트럼프가 “실패한 모델”로 적시해 온 글로벌리즘의 종언, 곧 개별국가 주권 회복을 재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슬람 테러 세력을 후원해 온 신정독재의 종식 노력(이란), EU 중심 초국가 권력에 대한 저항(폴란드), 부정선거 및 중국발 안보위기 담론(한국)이 모두 ‘주권 회복’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 여기서 황 대표는 한국이 전 세계 자유민주 체제의 최전선임을 거듭 일깨운 것이다.


서방세계에 대한 오랜 열패감을 상당 부분 극복한 중국이지만, 마지막 걸림돌이 ‘보통선거’라는 점 또한 이 대목에서 다시 떠오른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와 이란전을 통해 중국과 연결된 무기·장비 체계의 실전 능력에 의문이 불거져 체면을 구겼을지언정, 과학·기술 발전에 매달려 미래를 기약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끝내 극복 불가능한 게 선거제도다. 


근대 시민사회 성립 과정의 험난한 우여곡절을 거쳐 탄생한, 모든 성인 국민 1인 1표로 권력자를 뽑는 시스템 말이다. 이를 도입하려면 일당독재를 내려놔야 한다. 그들이 즐겨 외치는 ‘민주’란 ‘자유를 꿈꾸지 말라’, (먹고살게 해줄 테니) ‘영원히 공산당을 따르라’(永遠跟黨走)의 다른 말에 불과했음을 인정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공산당 엘리트가 다 알아서 해줄 텐데 선거권 같은 게 대체 왜 필요해?’ 식의 속내를 가진 채, 보통선거의 철학적 토대와 명분을 반박하긴 어려운 게 중공의 딜레마다. 패권 추구자로서 받아들일 수도 외면할 수도 없다면 그것을 망가뜨릴 수밖에 없지 않겠나. 


이 부분이야말로 자유세계의 궁극적 급소이며, 한국은 그 구체적 사례임이 이번에 전 세계를 향해 공식 발신된 셈이다. 훗날 CPAC 2026의 역사적 의미로 회고될지 모른다.





임명신 前 스카이데일리 국제 부국장 

동북아 연구자(중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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