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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 칸쿤 출장 논란… 본질은 휴양지 아닌 공문서 위조 여부
  • 한미일보 정치부 기자
  • 등록 2026-04-01 18: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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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행 여직원은 행정문서에 ‘남성’으로 표기… 성동구 ‘단순 오기’
  • 이 사건은 외유 논란 아닌 기록 신뢰 검증 문제로 접근해야
  • 방송언론소비자주권연대, 문서 작성자 고발 예정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 [사진=연합뉴스] 

31일 벌어진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의 2023년 멕시코 출장 논란이 뜨겁다. 그가 오는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란 점이 논란을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률적 관점에서 보면 쟁점은 의외로 간단하다. 공무국외출장 관련 문서에서 여성인 동행 직원의 성별이 ‘남성’으로 기재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죄목을 따지자면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 공전자기록위작·변작 및 동행사, 위 각 죄에 대한 교사·방조 등을 들 수 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3월 31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목을 공개하며 의혹을 제기했고, 정원오 측은 곧바로 “11명이 함께한 공무출장”이며 “성별 오기는 단순 실수”라고 반박했다. 

 

즉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의 출발점은 ‘여성 직원의 성별이 문서상 남성으로 적혔다’는 것이고, 그에 대한 성동구 측의 공식 설명은 ‘행정상 오기’라는 것이다.

 

기자의 시선으로 보면 바로 이 지점이 가장 무겁다. 

 

공무국외출장 심사의결서 같은 문서는 단순한 참고자료가 아니다. 출장의 목적과 인원, 예산, 결재, 사후 보고까지 이어지는 공적 절차의 출발점이며, 예산 집행과 행정 책임의 근거가 되는 공식 기록이다. 

 

그런 문서에서 동행자의 기본 인적사항이 실제와 다르게 적혔다면, 그것은 사소한 오타 한 줄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최초 작성자가 누구인지, 어느 단계에서 잘못 입력됐는지, 결재선 누구도 이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발견 후 정정 절차가 있었는지, 원본과 수정본은 어떻게 다른지가 함께 설명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정원오 측 반박과 성동구 해명은 “단순 실수”라는 결론만 제시했을 뿐, 그 경위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재섭 의원이 던진 문제 제기의 정치적 의도와 별개로, 이 문서 기재는 그 자체로 검증 대상이 된다. 

 

김 의원은 정 전 구청장이 여성 직원과 칸쿤으로 공무출장을 갔고, 관련 서류에는 그 직원 성별이 ‘남성’으로 적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자료 제출 과정에서 성별 항목이 가려졌고, 이후 해당 직원의 인사 문제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원오 측은 멕시코선거관리위원회 등의 공식 초청에 따른 정당한 공무였고, 동행자는 11명이었으며, 해당 직원은 전체 실무를 담당한 직원이었다고 했다. 

 

공방은 치열하지만, 여기서 변하지 않는 사실은 하나다. 

 

공문서상 여성이 남성으로 적혔다는 점이다. 정치적 해석은 갈릴 수 있어도, 행정 기록의 정확성 문제는 피할 수 없다.

 

더구나 논란은 하루 만에 한 단계 더 나아갔다. 

 

4월 1일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에서 ‘칸쿤 2박 3일 미스터리’와 ‘서명 급조 의혹’까지 거론하며 정원오 측의 추가 소명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서명 급조 의혹’은 아직 야당 논평 수준의 주장일 뿐, 독립된 원문 자료나 수사기관 판단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미 충분히 무거운 쟁점은 남아 있다. 

 

성별 오기 하나가 문서의 신뢰 전체를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공문서는 작은 칸 하나에서 무너진다. 이름, 날짜, 성별, 서명 같은 기초 항목이 흔들리면 그 문서를 토대로 한 전체 해명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원오 측은 자신들이 받은 공격이 ‘단둘이 여행을 간 것처럼 왜곡한 무도한 네거티브’라고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와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정원오 측은 전체 참여 인원이 11명이었고, 칸쿤은 단순 경유지였으며, 성별 표기는 실수라고 해명했다. 

 

김재섭 의원 역시 4월1일 추가 인터뷰에서 자신은 “단둘이 갔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고 말하며 표현 수위를 조정했다. 이 지점은 중요하다. 

 

이번 사건은 ‘사생활 프레임’으로 밀어붙일수록 본질을 놓칠 수 있다. 

 

오히려 더 본질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11명이 갔든, 2명이 움직였든, 칸쿤이 경유지였든 아니든, 왜 공적 문서에 실제 여성 직원이 남성으로 기재됐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빈약한 한, 정원오 측 해명은 정치적 반격일 수는 있어도 행정적 해명으로는 부족하다.

 

예산 논란도 결국 같은 문제로 귀착된다. 

 

관련 보도에서는 2023년 3월 1일부터 12일까지의 멕시코·미국 10박 12일 출장 예산이 2872만 원 수준이라고 전해졌다. 이 숫자는 칸쿤 2박 3일만의 비용이 아니라 전체 일정 비용으로 거론된다. 

 

그렇다면 더더욱 필요한 것은 선정적 공세가 아니라 문서의 정합성 검증이다. 

 

출장계획서, 심사의결서, 항공권 발권 내역, 숙박비와 일비 집행자료, 구간별 일정표, 사후 결과보고서가 서로 맞아떨어지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예산은 숫자만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문서가 정확해야 예산도 설명된다. 반대로 문서가 흔들리면 예산 집행의 정당성 역시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은 서울시장 경선 국면에서 불거졌기 때문에 쉽게 정쟁으로 소비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정쟁의 언어를 걷어내면 남는 질문은 단순하고도 치명적이다. 

 

성동구는 왜 성별 오기가 발생했는지, 누가 작성했고 누가 결재했는지, 언제 인지했고 왜 정정하지 않았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정원오 칸쿤 출장 논란은 ‘외유성 출장’ 공방을 넘어 ‘공문서 신뢰 훼손’ 사건으로 남게 된다.

 

행정은 말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기록으로 운영된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서 독자가 끝까지 붙잡아야 할 단어는 ‘칸쿤’이 아니라, 공문서 안에 적힌 ‘남성’ 두 글자다.


방송언론소비자주권연대는 1일 한미일보와 통화에서 "성명 불상의 문서 작성자를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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