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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의 전라도에서] 우리 매형
  • 정재학 시인
  • 등록 2026-04-19 16: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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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뭐든지 하나다. 둘도 아니고 하나밖에 없다. 이리저리 다 둘러보아도 아버지도 하나, 어머니도 하나, 누이도 하나, 매형도 하나, 아들도 하나, 딸도 하나, 시누이도 하나, 올케도 모두 하나밖에 없다.

 

그러니까 담장 너머로 매형! 하고 부르면, 딱 한 사람이 대답한다는 뜻이고, 누나! 하고 부르면 딱 한 여자가 누나라고 나타난다는 뜻이다.

 

그 하나밖에 없는 매형께서 미국에서 오셨다. 매형 입장에서도 나는 하나밖에 없는 처남이다. 그러니 장인장모 돌아가신 지금 처갓집 피붙이라곤 나 하나밖에 없는 것이다.

 

해방동이 매형은 엄밀히 말하면 자형(姉兄)이다. 손윗누이 자(姉)와 누이동생 매(妹)는 엄연히 다른 칭호다. 그러나 매형이라는 말이 입에 붙어서 그냥 매형이라고 부른다. 자형보다 훨씬 살갑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에게도 매형은 너무도 귀한 사위였다. 하나밖에 없는 딸과 사위는 말 그대로 사랑이었고 자랑이었다. 누이도 예쁘지만 매형 역시 키 크고 잘생긴 수재였다. 그러니 매형이 장가들 무렵 동네 사람들에게 우리 집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 매형이 장가 전에 인사차 시골집에 오셨을 때다. 그때가 1975년 무렵이었으니까, 참 교통도 불편하고 모든 게 부족하던 시절이었다. 아직 베트남이 공산화되기 전 일이라면 시대적 이해가 될 수도 있겠다.

 

그리고 그때는 영광 칠산바다에서 조금씩이나마 팔뚝만 한 큰 조기가 잡힐 때였다. 매형 대접하기 위해 아버님은 법성까지 가서 그 큰 조기를 사오셨고, 어머니는 가마솥에다 조기를 쪘다. 그러나 바구리 모서리에 걸려 조기 꼬리가 떨어져 버린 모양, 어머니 얼굴이 울상이 되고 말았다.

 

“어쩐다냐.”

 

나는 낮은 목소리로 그 조기 꼬리를 가만히 붙여놓으라고 전했다. 그리고 식사가 시작되자 내가 그 꼬리를 먼저 집어 먹었다. 그렇게 되자 아무도 조기 꼬리가 떨어진 줄 모르게 되었고, 일은 무사히 넘어갔다.

 

하나밖에 없는 사위를 위한 어머니 정성에 관한 일화지만, 아버님도 사위라면 그저 좋기만 하셨던 모양이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매형을 맞이하셨던 것으로 안다.

 

그 매형이 오셨으니, 이젠 부모님 대신 내가 맞이해야 하는 것이다. 조용히 과수원이나 가꾸고 술이나 즐겼던 나는 여행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내가 매형의 취미와 스케쥴에 맞추려니 힘들어서 몸 상태가 엉망이 되고 말았다.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어쩌겠는가.

 

진도 삼별초 용장산성을 보고, 완도 청해진 장보고를 보고, 강진 다산초당에서 정약용을 만나면서 매형은 여행의 참맛을 즐기고 있었다. 

 

해방동이니까 팔순이 넘는 연세다. 그러나 식사도 잘하시고 그만큼 체력도 좋으시다. 담배도 거의 줄담배를 피우신다. 그런데도 폐가 깨끗하단다. 아무리 담배 연기를 폐가 아니라 입안에만 머금게 한다는 ‘뻐끔담배’라 하더라도 믿어지지 않는다.

 

우리 매형은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무엇이 옳고 그르냐는 문제의 본질에 충실하신 분이다. 아무리 이재명일지라도 이재명이기에 싫은 것이 아니라, 하는 짓이 바르지 않는 그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다.

 

윤석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딴 식으로 계엄하는 놈이 어디 있어?”

 

계엄을 그렇게 허술하게 하는 놈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했으니, 정권 빼앗기고. 나라를 좌빨들에게 넘긴 것 아니냐는 생각인 것이다.

 

“장동혁이도 마찬가지야. 국힘당 대표라는 놈이 지금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거냐?.”

 

당대표로서 보수를 제대로 이끌지 못하는 무능력에 대한 비판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 매형은 지난날 이재명의 민주당이 자행한, KF-21전투기 개발 예산까지 없애버리는 예산독재와 무려 30여 차례가 넘는 탄핵으로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 대리가 되었던 사정에 대해선 모르고 있었다. 전체적인 이해가 부족한 상태라 짐작된다.

 

당시 나라는 국정운영이 거의 중단된 상태였다. 대통령도 없고 국무총리도 없고 경제부총리도 없고 검찰총장도 없는 나라. 오직 시스템만으로 움직이는 나라였다. 그리고 드러나는 부정선거의 심각성 같은, 계엄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 

 

우리 매형은 이러한 전체 상황을 전부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물론 계엄 실패에 대한 통렬한 비판은 있어야 하겠지만, 윤석열은 전과 4범 범죄자를 상대하기엔 참 순진한 대통령이었다.

 

우리 매형은 장동혁에 대한 비판도, 정치적 상황의 내막을 모르는 채로 성급한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우리 정치를 움직이는 ‘나쁜 손’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미국이라는 외부에서 바라본 시각의 한계였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판은 중국이 짜놓은 거대한 판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중국은 민주당을 장악하면서, 국힘당 내부에도 수많은 인물을 포섭해 놓고 있었다. 소위 당의 중진이라는 자들 대부분이 친중화되어 있음은 주지된 사실이다. 지난 윤 대통령 탄핵 당시 팔짱을 끼고 바라보던 지도부를 생각하면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일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판 전부가 중국이 짜놓은 판 위에서 꼭두각시놀음을 벌이고 있는 이상, 우리는 정치 주권을 상실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장동혁은 그냥 무력한 인간이 되고 있었다. 장동혁 대표를 밀어주는 절대다수는 없고, 여차하면 물고 늘어지는 중국 간첩들만 보이는 현실이다.

 

장동혁이 미국으로 건너간 이유에서, 우리는 여러가지 보이지 않는 수를 읽고 있다. 미국도 우방 대한민국에서 중국과 북한이라는 독소를 뽑아내고 싶어 할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문제점은 리더에 있음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대한민국 리더의 교체’를 생각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 곧 미국이 대한민국 빨갱이들에게 어떤 액션을 취할 것이란 점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반미주의자 퇴출을 경고하는 미국의 시그널이 잦아지고 있다. 이 움직임은 미국의 행동이 곧 시작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음이다. 그리하여 미국 내 거주하는 수많은 반미주의자 자식들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강경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란 지도층 반미주의자들의 자식들이 영주권 박탈과 함께 미국 추방이 시작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빨갱이 자식들의 최후도 그려지는 것이다.

 

요즘 나는 매형과 누나를 모시고 다니면서 단 한 가지를 신신당부하고 있다. 

 

“미국 내 전라도 사람들 모임에는 절대로 참석하지 마세요. 그들은 친중·친북을 지지하는 좌파이면서 반미주의자들입니다. 미국이 반미주의자 추방을 본격화하게 되면, 그들 중에는 반드시 미국의 철퇴를 받을 사람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벚꽃이 지고 있다. 우리 매형은 효자시다. 귀국하면 부모님 산소부터 찾아보는, 청주이씨 집안의 효자시다. 우리 누이도 청주이씨 집안의 며느리로서 후손 봉사에 힘쓰고 있었다. 사위 포함 변호사 셋에 미국 제1의 복원성형외과 전문의 아들을 길러냈으니, 가문의 자랑이 될 것이다.

 

4월이 중순을 넘어가면서, 전라도에 벚꽃은 이미 지고 복숭아꽃이랑 자두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다. 들녘엔 청보리가 키를 더해 자라나고, 곡우 비 내리는 나날이 푸르다.

 

우리 매형은 곧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내 두 분의 평안을 기도하겠지만, 어쩌다 세상이 편을 갈라 꽃마저 내일을 걱정하게 되었는지, 이 나라 이 땅이 처한 현실이 한스럽기만 하다.

 

2026년 4월19일 전라도에서 시인 정재학





◆ 정재학 시인

 

시인, 국가유공자, 칼럼니스트, 박정희 대통령 홍보위원, 전라도에서 36년 교직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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