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시장은 업종보다 종목이 먼저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행주로 지수를 이끌었고, 현대차·기아와 삼성 SDS가 확장 흐름과 새 서사를 보여줬다.이번 주 시장은 같은 업종 안에서도 누구를 먼저 세울지를 분명하게 갈랐다. 가장 앞에 선 것은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14일 코스피가 6000선을 다시 넘보는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2.74%, SK하이닉스는 6.06% 뛰었고, 16일 코스피가 6200선을 회복할 때도 삼성전자는 3.08%, SK하이닉스는 1.67% 올랐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6일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이번 반등장에서 시장은 여전히 이 두 종목을 통해 방향을 먼저 확인했다.
이 두 종목이 선행주로 다시 인정받은 이유는 기대감만이 아니었다. TSMC의 실적이 AI 반도체 수요의 강도를 다시 확인해줬고, 서울 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가장 먼저 이들 대형 반도체주로 돌아왔다.
실적과 수급이 동시에 분명한 종목이 시장의 첫 번째 선택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서울은 이번에도 업종 전체보다 종목의 선명도를 먼저 봤다.
두 번째 축은 자동차였다. 16일 현대차는 5.12%, 기아는 4.22% 올랐다.
이는 단순한 자동차 업황 기대만이 아니라, 유가 하락과 지정학 리스크 완화가 붙을 때 시장의 위험선호가 반도체 바깥으로 얼마나 확장되는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반도체가 본선이라면 자동차는 그 본선 옆으로 붙는 확장주였다. 대장주 몇 개만 오르는 장과, 대장주 옆에서 확장주가 붙는 장의 온도는 다르다. 이번 주는 후자에 가까웠다.
개별 종목 가운데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이름은 삼성 SDS였다.
KKR의 8억2000만 달러 투자 발표 직후 주가는 20.8% 급등했고, KKR은 향후 6년간 M&A와 자본배분, AI 확장에 대한 전략 자문 역할을 맡기로 했다. 시장은 이를 단기 재료가 아니라 “그 다음 AI”를 찾는 흐름으로 읽었다.
AI를 더 이상 반도체 제조에만 가두지 않고, 기업용 솔루션과 디지털 전환으로 넓게 보는 시각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반대로 피난처였던 방산주는 안도 국면에서 가장 먼저 쉬어갔다.
14일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 계열 종목이 약세를 보였고, 17일에는 긴장 완화 기대 속에 차익실현 압력이 더 크게 부각됐다.
이는 방산의 중장기 서사가 꺾였다는 뜻이라기보다, 불안이 가격에 많이 반영된 종목일수록 평화 기대가 나올 때 수급이 가장 먼저 빠져나간다는 뜻에 가깝다. 피난처의 역설이다.
다음 주 체크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조정 뒤에도 다시 살아나는지 봐야 한다. 선행주는 오를 때보다 밀릴 때 정체가 드러난다.
둘째, 현대차·기아 같은 확장주가 하루짜리 반등으로 끝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삼성 SDS와 방산주처럼 이번 주 이유가 분명했던 종목들이 다음 주에도 그 이유를 유지하는지 봐야 한다. 온라인 독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도 결국 이것이다. 이번 주 강했던 종목이 다음 주에도 계속 강할 명분을 갖고 있느냐는 점이다.
※ 이 기사는 투자 권유가 아니라 시장 흐름에 대한 기사형 해설입니다. 실제 주가와 자금 흐름은 환율, 유가, 지정학 변수, 기업 실적, 정책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