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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관계 이상설 진화 시도에도 안보·통상 쟁점 입장차 '팽팽'
  • 연합뉴스
  • 등록 2026-04-28 21: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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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이란 전쟁·대미 투자 속도 불만에 韓과 안보 협의 소극적
  • 쿠팡 이어 망 사용료 논란도 재점화…정부는 수개월째 "美와 소통 강화"


한미 연합훈련한미 연합훈련 [연합뉴스]

정부는 대북 정보 공유 제한과 쿠팡 문제 등으로 한미관계 이상설이 불거지자 미국과 적극 소통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논란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러나 주요 쟁점에서 양국 간 입장차가 현저한 데다 외교·안보·통상 등 여러 분야 현안이 얽혀 있어 미국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현재 한미 간의 여러 쟁점 현안에 대해 "조율할 것은 조율하고, 또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입장을 충실하게 그렇게 설명하고 있다"면서 "한미 간의 대북 정책 공조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도 이날 언론에 익명으로 밝힌 입장에서 "미국 측이 우리에게 제공해오던 정보가 일부 제한되고 있기는 하나 우리가 보유한 위성 자산을 적극 활용해 정찰·감시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미국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 발언을 문제 삼아 대북 정보의 공유를 제한했다는 게 알려진 뒤로 일각에서 제기한 한미관계 이상설과 대북 억제력 약화 우려를 잠재우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현재 한미관계는 작년 10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주요 의제가 제대로 추진이 안 되거나 미국 측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협력보다 갈등 기류가 더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정부는 대북 정보 공유 제한 문제를 풀기 위해 조현우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이 지난주 워싱턴DC를 방문하는 등 미국과 대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공유를 복원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3천500억달러 대미 투자의 반대급부로 받아낸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 외교·안보 합의 이행이 순조롭지 않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후반부로 갈수록 불거질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 커지기 전에 합의를 조속히 이행하고 싶지만, 이들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미국 대표단은 아직 방한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례브리핑 하는 박일 외교부 대변인정례브리핑 하는 박일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전쟁에 몰두하고 있어 한국과의 협의에 집중할 여력이 없기도 하지만,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속도가 미국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게 외교·안보 분야 협의가 지연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외교 당국은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미국은 대미 투자 프로젝트 선정과 조속한 집행을 촉구해왔으며, 일본이 이미 지난 2월에 1차 프로젝트를, 3월에 2차 프로젝트를 발표한 사실도 한국 정부에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위협에 놀란 이후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을 신속히 처리하고, 정부도 미국 측과 프로젝트 선정을 협의하고 있지만, 아직 1차 프로젝트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워낙 큰 금액인 데다 상업적 합리성을 담보해야 하는 만큼 미국보다는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한국은 외교·안보 합의 이행을, 미국은 통상 합의 이행을 더 원하면서 양국이 보조를 쉽게 맞추지 못하는 형국이다.


또 대북 정보 공유 문제가 가장 최근에 불거지긴 했지만, 주한미군의 서해 공중 훈련과 한미일 공중 훈련 등을 둘러싼 한미 간의 이견이 누적되면서 미국이 동맹으로서 한국의 진정성을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은 최대 경쟁 상대인 중국을 인도태평양에서 견제하는 데 있어서 한국의 명확한 위치 선정과 지원을 원하지만, 한국의 태도가 모호해 불만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정부가 미국이 원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정확히 해줄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는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하고 있는데 여기까지는 협력이 가능하지만, 나머지는 할 수가 없다고 이야기하거나 더 투명하게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쿠팡 본사쿠팡 본사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쿠팡의 대규모 정보 유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계속해서 문제 삼으면서 쿠팡 문제도 외교·안보 협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정부는 쿠팡에 대한 조치는 국내법과 적법 절차에 따라서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 측이 주장하는 '미국 기업 차별'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문제는 정부가 이미 수개월째 이런 입장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있는데도 설득이 되기는커녕 지난 21일에는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무려 54명이 쿠팡 같은 미국 기업 차별을 중단하라는 서한을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보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외교력이 쿠팡의 로비력에 밀리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정부는 그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온 의회뿐만 아니라 행정부 내에도 정부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쿠팡 문제를 심각하게 보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소통을 강화할 필요를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쿠팡 문제가 안보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기본 방향을 갖고 저희가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27일 불만을 표출한 한국의 네트워크 사용료(망 사용료) 정책도 한국과 미국의 인식 차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결과를 담아 작년 11월 발표한 공동 설명자료에서 망 사용료 등 디지털 규제와 관련해 미국 기업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에 대한 해석에 큰 차이가 있다.


한국 정부는 디지털 규제가 미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 기업에 동등하게 적용되는 만큼 차별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미국 측은 한국이 미국 기업에도 영향을 주는 디지털 규제 자체를 추진하는 것을 반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미국과 최대한 대등하게 협상하며 대북 정보 공유 제한 등의 문제를 풀어나겠다는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전통적인 동맹국과의 협력 관계와 관련해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상식과 원칙에 따라 당면한 현안을 풀면서, 건강하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주권 국가로서 당당한 자세로 우방들과 진정한 우정을 쌓는 외교에 주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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