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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칼럼] “지금 안 싸우면 영원히 자유 잃는다”
  • 방민호 교수
  • 등록 2026-06-08 10: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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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핸드볼경기장 주위로 몰려든 젊은이들.

부정선거의 뚜껑이 열렸다. 맨얼굴이 드러났다. 

 

6월3일 이후 잠실이 21세기 한국민주화 운동의 성지로 떠올랐다. 서부지법 사태(2025.1.18~19) 이후 한국은 새로운 시민혁명 단계에 접어든 것이었다. 당시 산채 세력은 서부지법 사태를 폭력 난동으로 몰아붙였다. 시민혁명의 불씨가 잔혹하게 짓눌린 것이었다. 

 

그로부터 1년5개월. 지금은 뜨거운 2026년 여름. 패배와 좌절과 인고의 긴 시간이 흘렀다. 민주·자유 혁명은 6·3 부정선거의 잠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새로운 불꽃을 피워 올렸다.

 

둥근 핸드볼경기장 주위로 몰려든 젊은이들은 누가 시킨 것도, 정치집단의 요청에 의한 것도 아니었다. 젊은이들은 태극기 그린 도화지만을 피켓처럼 들고 “재선거”를 외쳤고, 다른 표어나 연설은 없었다. 거기서는 하얀 애완견도 “재선거”를 물고 다녔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온 엄마 아빠들 표정은 밝고 평화로웠다. 다시 이 구호는 “부정선거 재선거”로,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다가섰다.

 

한국에서 부정선거가 자행되어 온 핵심적 방법은 사전투표 숫자 조작에 실물 투표용지를 투여하는 것이다. 먼저, 일군의 전문가들이 인터넷 온라인상 해킹으로 이씨 세력의 숫자를 부풀려 놓으면, 개표 때까지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실물 투표용지로 그 숫자를 충족시켜 놓는 것이다.

 

무리하게 실물투표지 숫자를 꿰어맞추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는 확인도장을 미리 인쇄한 도장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추론된다. 사전에 모처에서 인쇄한 투표용지를 개표 당일날 현장에 대량으로 풀어놓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벽돌’ 투표용지 다발, 빳빳한 지폐다발 같은 용지 다발, 인쇄 과정에서 풀이 서로 붙어버린 용지 다발, 접힌 흔적 없는 ‘형상기억종이’ 투표용지 다발, 삼립빵 상자 투표용지, 소쿠리 투표용지 등 비정상적 현상이 속출한다. 

 

그동안 아무리 숱한 증거를 들이대도 전국민적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었다. 행정ㆍ사법을 장악한 선거관리위원회, 좌파, 민주당, 50세 전후의 전교조 세대, 법원은, 증거를 가져오라, 부실이지 부정은 아니다, 음모론이다, 피해 망상이다, 같은 논리로 자신들의 범죄를 둘러댔다. 은폐했다. 

 

전산·컴퓨터·온라인의 추상성은 국민의 감각을, 정의감을 일깨우지 못했다. 피부에 가 닿지 않는 모양이었다. 벽돌 투표지 다발 같은 것은 유튜브 채널 영역에 갇혀 있었다. 

 

6월3일 선거날의 잠실 투표소 경험은 달랐다. 내 손에 쥐어져야 할 한 장의 투표용지가 없다는 사실, 이에 젊은이들은 전율을 느꼈다. 그것은 손에 쥐어져야 할 권리를 빼앗긴 부재의 경험이었다. 빈손, 허전한 손의 역설적 실물감이었다. 

 

민주화가 보장한 권리에 익숙하고 부당한 상실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였다. 그들에게 자신의 참정권이 박탈당한 경험은 충격 그 자체였다. 

 

추상적인 부정선거는 자신을 위한 투표용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생한 실물적 충격으로 전환되었다. 추상적 인식에서 구체적 감각으로의 전환, 이는 단시간에 ‘잠실’ 지역을 전혀 예기치 못했던 자유민주 혁명의 성소로 격상시켰다. 

 

복면 경찰의 잔인한 폭력 행사, 청년이 코마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 임기가 끝난 노태악의 사임쇼, 선관위 사람들의 어이없는 해명, 한참 앞서 가던 정원오라는 이의 발 빠른 패배 선언, 말을 더듬기까지 하던 이씨의 긴장한 표정은 베일에 가려져 있던 부정선거의 민낯을 드러냈다. 부정선거가 전면화될 것을 두려워한 그네들은 서둘러 서울시장이라는 ‘떡밥’을 던져주고 숨을 죽인 채 눈치를 보고 있다.

 

내연하던 혁명의 불꽃이 재점화되었건만, 전망은 아주 밝지만은 않다. 산채 정권이 위기감은 투표용지를 없애서 못 하게 하는 막장 수단까지 동원하게 함으로써 스스로를 위기감에 빠뜨렸다. 

 

장동혁 대표는 잠실혁명의 구호를 수용하는 듯 “재선거”를 요구했다. 그러나 노태악의 3월말 임기 종료를 알고도 눈 감고 있었던 것을 보면 재선거 요구 역시 국민적 열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일시적 요구일 가능성이 크다. 한두 곳 상징적 재선거 정도로 타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몇 가지 요점이 있다.

 

무엇보다 6·3 부정선거를 경험하고 지켜본 국민들의 위기감이 극대화한 상태다. 부산·경기·강원·충청 등에서 그네들의 부정은 성공을 거뒀고, 전국은 파란색으로 ‘뼁끼칠’을 했다. 가짜 여론조사·출구조사가 사전선거 조작과 본투표 조작으로 연결되는 현실을 국민은 생생하게 목도했다. 

 

다음, 현장에서 표를 빼앗긴 기막힌 경험은 국민들로 하여금 부정선거가 한갓 음모론이 아니라 사실임을,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에 정당한 이유가 존재했음을 깨닫게 한다. 

 

6·3은 윤통의 ‘계몽령’을 재인식하게 하고, 윤통에 대한 연민과 동정을 그에 대한 지지로 새롭게 탈바꿈시킨다. 그리고 이는 엔추파도스들에 의해 주도되어 온 저항의 성격과 흐름에 큰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 

 

다음, 이른바 좌파들의 이념이 갈 곳을 잃고 있다. 반독재 민주주의를 자신들의 전유물이라 믿어온 그네들은 이제 전혀 다른 개념의 민주자유 혁명에 직면한다. 자신들이 믿어온 환상이 전체주의 그것임을, 그들은 20~30대 젊은이들, 10대들의 전면적인 거부와 저항을 통해 깨닫지 않을 수 없다. 

 

아니, 그네들이 잠실 저항의 어떤 다른 이유를 찾는다 해도 소용없다. 그네들을 미래세대에 의해 전면적으로 부정당한다.

 

“지금 안 싸우면 영원히 자유 잃는다”

 

박찬종 변호사의 말씀이다. 20대 때부터 보았는데, 아직 건재하셨다. 정의감을 잃지 않으셨다. 정말이다. 지금 싸우지 않으면 민주·자유의 회복이 어려울 것이다. 

 

비록 ‘입틀막’ 법안이 통과되고 있다 해도 우리에게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 바야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저항이 이제 시작되었고, 때마침 미국에서도 2020년 부정선거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산채정권은 6·3이 계산대로, 계획대로 되지 않은 데 당황, 갈팡질팡하고 있다. 지금 싸워야 한다. 지치지 말아야 한다. 내일의 희망이 이글이글 끓고 있다. 

 




◆ 방민호 교수

 

문학박사, 서울대 국문과 교수. 계간문학잡지 ‘맥’ 편집주간(2022년~)이자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 ‘연인 심청’(2015), ‘통증의 언어’(2019), ‘한국비평에 다시 묻는다’(2021), 서울문학기행(202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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