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로이터=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유럽 동맹국들에 유럽 방위를 주도적으로 책임지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진정한 강경 군사 동맹으로 변모시킬 것을 촉구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개막한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 앞서 이같은 견해를 밝히고, 32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대서양 동맹이 어떤 위협도 억제할 역량을 갖춘 '나토 3.0'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토 3.0'은 냉전 이후 나토가 진정한 강경 군사 동맹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며 "유럽 동맹은 유럽 대륙에서 억지력을 발휘하고 유럽의 재래식 방어를 주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군사력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런 목표의 일환으로 미국은 내년까지 자국 방위에 1조5천억 달러(약 2천300조)를 투자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이 '자유의 병기창'을 구축하고 있음을 알리는 "전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그는 이 무기고는 "최우선적으로 미국과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지만, 동시에 나토와 동맹국의 힘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의 동맹국들에 "자신들의 대륙을 방어하기 위해 강력한 방식으로 행동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최근 동맹국들에 회원국 중 하나가 공격을 받는 일이 벌어지더라도 미국이 일부 전투기, 공중급유기 등 특정 군사 자산을 더 이상 지원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유럽이 이에 따른 안보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복수의 분쟁에 대비하려면 더 많은 군사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며 유럽에 지원하는 병력 규모를 감축하려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국은 유럽 배치 F-16과 F-15 전투기를 기존 150대에서 100대로 3분의 1 줄이고, 해상 정찰기는 26대에서 15대로 축소할 계획이다. 공중급유기, 무인기(드론) 등도 감축 대상이고, 순항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잠수함 1척과 2개 항공모함 전단 가운데 1개 전단도 철수할 방침이다.
다만, 미국은 나토의 억지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유럽 배치 핵무기를 뺄 계획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