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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선관위가 꺼버린 ‘부정선거 경보장치’
  • 김영 기자
  • 등록 2026-08-03 15: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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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숫자만 중요하다면 시간대별 투표자 수를 집계할 이유 없어
  • 다른 시간·투표소 숫자로 오입력 덮었다면 ‘정정’ 아닌 장부 훼손
  • 원본 전산 기록·선거인명부·실제 투표지 대조가 특검의 첫 임무
6·3 지방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시간대별 투표자 수를 허위로 입력한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잘못 입력된 숫자를 이후 시간대나 다른 투표소의 수치로 나눠 반영해 최종 합계를 맞췄다는 것이 합수본이 파악한 혐의다. 그러나 전산 숫자의 합계가 맞는 것과 실제 투표자·투표용지·개표 투표지가 일치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시간대별 집계가 왜 존재하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편집자 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시민들이 ‘부정선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미일보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선관위 직원들이 시간대별 투표자 수를 사실과 다르게 입력한 정황을 포착했다. 

특정 투표소의 투표자 수를 수백 명에서 수천 명으로 잘못 입력한 뒤 정식 보고와 승인 절차를 거쳐 원래 값을 바로잡지 않고, 이후 시간대 또는 다른 투표소의 수치를 조정해 초과분을 흡수했다는 혐의다.

중앙선관위 관계자가 김포 지역의 오입력 문제를 전달받은 뒤 진천·의왕의 처리 사례를 알려주고, 시간대별 입력값을 적은 엑셀 파일까지 보낸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합수본은 같은 방식이 다른 지역에서도 사용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지시 경위와 조작 범위는 향후 수사와 특검을 통해 확정돼야 한다. 

최종 숫자만 필요하다면 왜 매시간 세는가

시간대별 투표자 수 집계의 직접적인 기능은 투표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투표율을 계산해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누적 기록이 만들어지는 순간 또 하나의 기능이 생긴다. 현장 집계와 중앙 전산의 불일치를 탐지하고 오류가 발생한 시점과 장소를 추적하는 내부통제 기능이다. 

투표율 안내만이 목적이라면 투표 종료 뒤 최종 인원을 한 번 집계해도 된다. 전국 투표소가 매시간 숫자를 확인하고 읍·면·동과 구·시·군, 시·도 선관위를 거쳐 중앙선관위까지 단계적으로 보고할 이유가 없다.

오전 9시 누적 투표자 수에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새로 투표한 인원을 더하면 오전 10시 누적 인원이 돼야 한다. 이런 기록이 매시간 이어지면 최종 투표자 수가 언제, 어디서, 어떤 증가분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사후에 복원할 수 있다. 

특별한 정정 사유 없이 누적 인원이 줄거나, 투표가 계속됐는데 한 시간 동안 ‘0명’ 또는 ‘1명’만 늘고, 특정 시점에 수백·수천 명이 갑자기 증가한다면 즉시 확인해야 할 이상 신호가 된다.

시간대별 기록은 현장과 중앙 전산을 연결하는 교차검증 장치이기도 하다. 

투표소에서 확인한 누적 인원과 상급 선관위 시스템에 입력된 숫자가 다르면 어느 보고 단계에서 오류가 발생했는지 추적할 수 있다. 최종 숫자 하나만 남으면 차이가 투표소에서 발생했는지, 취합 과정에서 생겼는지, 중앙 전산에서 수정됐는지 구분하기 어렵다.

투표용지 관리에도 경보 기능을 한다. 

투표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 선거 종류별 투표용지 잔량과 투표소 운영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처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됐다면 시간대별 투표자 증가를 제대로 확인했는지, 투표용지 잔량과 대조했는지, 부족 가능성을 언제 인지했는지가 책임 규명의 핵심 자료가 된다.

다만 시간대별 투표자 수가 최종 선거 결과를 확정하는 법정 원본은 아니다. 최종 검증은 선거인명부와 투표록, 선거 종류별 투표용지 수불 기록, 실제 투표지와 개표록을 대조해 이뤄져야 한다. 

공직선거법 제177조 제2항도 투표함을 개함한 뒤 투표수를 계산해 투표록에 기재된 투표용지 교부 수와 대조하도록 규정한다. 시간대별 집계는 이 원본들을 대신하는 장부가 아니라 원본과 최종 결과 사이의 흐름을 감시하는 중간 통제선이다. 

검경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들이 7월23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을 위해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합수본은 선관위 직원들이 투표자 수 오입력을 은폐하기 위해 시간대별 통계 수치를 임의로 수정한 정황을 수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투표소의 오류를 다른 숫자로 덮었다면

은행의 당일 마감에서는 현금과 장부에 차이가 나면 원인을 찾아 보고하고 정정 기록을 남기는 것이 기본이다. 

한 창구에서 100만원을 1000만원으로 잘못 입력했다고 해서 다른 창구의 입금액을 줄여 전체 잔액을 맞추지 않는다. 잘못 입력한 거래를 찾아 정정 전표를 남기고 책임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현금이 장부에 맞는 것인지, 장부를 현금에 맞춘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은행이 최종 잔액만 기록하지 않고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원장을 남기는 이유도 같다. 

돈이 언제, 어디서 들어오고 나갔는지를 추적하기 위해서다. 선거의 시간대별 투표자 수 역시 최종 투표율을 장식하는 숫자가 아니다. 투표자가 언제, 어느 투표소에서 증가했는지를 남기는 중간 거래 원장에 가깝다. 선거에서 1표는 은행의 1원보다 가볍지 않다.

한 투표소의 투표자 수를 잘못 입력했다면 해당 입력값을 공식 절차에 따라 정정하고 최초 값과 수정 값, 수정 시각, 수정 사유와 승인자를 남겨야 한다. 

합수본이 파악한 혐의대로 이후 시간대의 실제 증가 인원을 줄이거나 다른 투표소의 수치로 초과분을 분산했다면, 오류가 발생한 장부를 바로잡은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집계된 다른 기록까지 허위로 만든 것이다.

예컨대 실제 한 시간 동안 101명이 투표했는데 전산에는 1명만 늘어난 것으로 입력했다면 100명은 그 시간대의 기록에서 사라진다. 

나중에 최종 합계가 맞더라도 그 100명이 언제 투표했는지, 현장 집계와 중앙 전산 가운데 어느 기록이 실제 투표 흐름을 반영하는지 확인하기 어려워진다. 최종 숫자는 맞출 수 있지만 그 숫자에 이르는 검증 경로는 끊어진다.

공식 수정만 72건…투표 종료 뒤에도 바뀌었다

6·3 지방선거 당일 공식 절차에 따라 중앙선관위에 보고된 투표자 수 수정은 72건이다. 

인천 검단구에서는 오후 4시 투표자 수가 5만4665명에서 6만1276명으로 6611명 늘었고, 경남 사천에서는 낮 12시 수치가 1만5634명에서 1만9631명으로 변경됐다. 경기 군포에서는 오전 7시 오류가 12시간 뒤인 오후 7시에 수정됐고, 충북 진천에서는 투표가 끝난 오후 6시 수치가 오후 9시에 바뀌었다. 

합수본은 공식 수정 기록을 남기지 않은 변경이 더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투표 종료 시점의 현장 취합 인원과 최종 공개 수치가 수백 명씩 다른 사례도 확인됐다. 

서울 관악구 삼성동의 오후 6시 현장 취합 투표자 수는 7680명이었지만 최종 개표 결과상 투표자 수는 7299명으로 381명 적었다. 성북구 삼선동에서도 최종 수치가 줄었고, 광진구 구의동과 강남구 개포동에서는 반대로 늘어난 사례가 나왔다. 

현장 취합 자료가 틀렸다면 무엇이 원본인지, 최종 숫자는 어떤 자료를 기준으로 확정했는지 밝혀야 한다. 

수정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부정선거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입력 오류라면 원본 기록을 근거로 정정할 수 있다. 

핵심은 수정의 기준과 절차다. 실제 투표 기록을 기준으로 오입력을 바로잡았는지, 아니면 나중에 확인된 총합에 맞춰 시간대별·투표소별 숫자를 재배분했는지를 가려야 한다.

“최종 합계는 맞았다”는 주장의 함정

현재까지 알려진 선관위 관계자들의 설명은 잘못 입력된 중간 수치를 이후 시간대에 조정해 최종 투표자 수를 맞췄다는 취지다. 

그러나 여기에는 가장 중요한 기준값이 빠져 있다. 

전산상 하위 숫자를 더해 상위 합계와 맞춘 것인지, 선거인명부상 실제 투표자 수와 맞춘 것인지, 선거 종류별 투표용지 교부 기록과 대조한 것인지, 투표함에서 나온 실제 투표지 수에 맞춘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 한 명이 여러 종류의 투표용지를 받으며 선거권 자격과 지역에 따라 교부 대상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투표자 수와 모든 투표용지를 단순히 1대1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선거인명부상 실제 투표자를 확인한 뒤 선거권 자격과 선거 종류별로 투표용지의 인쇄·인수·교부·훼손·재교부·잔여 수량과 투표함에서 나온 투표지 수를 각각 대조해야 한다.

전산 숫자끼리의 합계는 얼마든지 맞출 수 있다. 개표된 투표지 수를 먼저 확인한 뒤 투표자 수를 그 숫자에 맞췄다면 두 수치가 일치하는 것은 당연하다. 

결과를 검사해야 할 장부를 결과에 맞춰 다시 작성한 뒤 “장부와 결과가 같으니 이상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검증이 아니라 순환논증이다.

시간대별 수치 조작 정황이 특정 후보의 득표 조작이나 당락 변경을 곧바로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종 결과에는 영향이 없었다”는 주장 역시 입증된 결론이 아니다. 결과 불변을 확인하려면 전산 내부의 최종 숫자가 아니라 전산 밖에 존재하는 독립된 원본과 실제 투표지를 대조해야 한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과 선거 통계 조작 의혹 등을 수사할 특별검사법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지난 7월31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가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보가 왜 울렸는지 밝히는 것이 특검의 임무

7월30일 국회를 통과한 선관위 특검법에 따라 출범할 특별검사는 이 대조 작업을 수사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선관위는 관련 자료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의혹의 당사자인 선관위가 자신의 장부를 검사해 “최종 합계는 맞았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독립된 검증이 아니다.

특검은 각 시간대의 현장 집계 원본과 최초 전산 입력값, 모든 수정값과 수정 시각, 입력·수정 계정과 접속 단말, 수정 지시와 승인 기록을 복원해야 한다. 

이어 선거인명부상 실제 투표자 수와 선거권 자격·선거 종류별 투표용지의 인쇄·인수·교부·훼손·재교부·잔여 수량, 투표록, 투표함에서 나온 실제 투표지, 후보별 득표수와 무효표를 투표소 단위로 대조해야 한다.

특검이 밝혀야 할 핵심은 선관위가 실제 투표 기록을 기준으로 전산 수치를 바로잡았는지, 아니면 개표 결과나 미리 정해진 총합을 기준으로 시간대별 투표자 수를 사후 재구성했는지다. 

전자라면 오입력 은폐와 절차 위반의 문제일 수 있다. 후자라면 선거 결과를 검증해야 할 장부를 결과에 맞춰 다시 쓴 것이 된다.

시간대별 투표자 수는 모든 형태의 부정선거를 탐지하는 장치는 아니다. 그러나 투표자 수와 투표용지 흐름의 이상을 발견하고 최종 수치가 만들어진 경로를 복원하는 핵심 경보장치다. 최종 숫자만 중요했다면 애초에 시간대별로 집계할 이유가 없었다.

은행에서 1원이 비면 원장과 현금을 대조해 차이가 난 거래를 찾는다. 선거에서 1표가 어긋났다면 원본 장부와 실제 투표지를 대조해 원인을 밝혀야 한다. 

선관위가 시간대별 기록을 임의로 손댄 순간 꺼진 것은 투표율 전광판이 아니다. 부정과 오류를 탐지해야 할 부정선거 경보장치다. 

그 경보가 언제, 어디서, 왜 울렸으며 누가 그것을 껐는지 밝히는 것이 출범할 특검의 첫 번째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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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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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mdh08212026-08-03 16:03:15

    선관위 이자들 아무래도 간이 부었나 보다.

    자랑스런 우리 대한민국의 조직속에 이런 엉터리가 있었다니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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