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월 31일(금) 중국 기업 43곳을 강제노동 연루 의혹으로 수입 금지 대상에 추가 지정했다.
국토안보부는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 Uyghur Forced Labor Prevention Act) 기업 목록(Entity List)에 해당 기업들을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 제재를 받는 중국 기업은 총 187곳으로 늘어났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신장 지역 강제노동 의혹과 관련한 공급망 규제를 배터리, 태양광, 전력설비, 알루미늄, 귀금속, 식품 등 핵심 산업 전반으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은 해당 목록에 포함된 기업이 생산하거나 일부라도 관여한 제품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것으로 추정하며, 수입업체가 강제노동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미국 내 반입을 금지하도록 규정한다.
이번 국토안보부 조치는 이 법이 제정된 2021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단일 조치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새로 지정된 기업 가운데 4곳은 신장 지역 당국과 협력해 위구르족 및 기타 박해받는 집단을 모집하거나 이동·배치·수용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41개 기업은 신장 지역 또는 정부 노동 프로그램과 연계된 기업으로부터 원자재를 조달한 사실을 이유로 명단에 포함됐다.
미국 하원 중국특별위원회(House Select Committee on China) 위원장인 존 물레나르{John Moolenaar,공화·미시간)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노예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으로부터 미국 경제를 더욱 강하게 보호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반면 주미 중국대사관은 관련 의혹을 "거짓말"이라고 일축하며 "중국 법률은 강제노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신장 지역 노동자들은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미·중 간의 제재 조치는 보복의 보복을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앞서 미국은 7월 중순경, 알리바바, 바이두, 비야디(BYD), 니오(NIO) 등 중국의 대표적인 빅테크 및 전기차 기업들을 중국군 지원기업 명단에 올렸는데, 이에 대해 중국은 2주 뒤인 7월 30일 맞대응으로 MP 머트리얼스, USA 레어스 등 미국 내 히토류 채굴·정제 및 자석 공급망의 핵심 기업을 포함한 50여 개 미국 기업을 제재했다.
최근 UFLPA 의혹으로 중국 기업을 추가 제재한 조치는 중국정부의 보복이 이뤄진지 하루만에 나온 대응인 셈이다.
이후 8월 1일부로 미 전쟁부는 중국의 로봇 전문 기업 '유니트리'를 군부 연계 기업 목록에 추가했으며,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중국산 전력 인버터와 드론의 수입 및 사용 금지 조치를 내렸다.
미국은 중국의 오픈소스 인공지능(AI) 모델에 대한 규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미중간의 제재 경쟁 불똥이 한국 기업으로도 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작년 10월 한국의 조선업체인 한화오션의 미국 내 5개 자회사(피릴 조선소 등)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미국 정부의 중국 조선업 대상 '무역법 301조 조사'에 한화의 미국 법인들이 협조했다는 이유로 보복성 제재를 가한 것이다.
작년 11월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한국에서 수입된 한화큐셀의 태양광 셀을 억류했고, 이로 인해 조지아 공장의 공급망이 5개월간 중단되면서 전체 직원의 3분의 1일 1천명을 해고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 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중국 현지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기도 하다.
브렛 맨리(Bret Manley) 에너지 공정무역연합 사무총장은 지난 7월 27일 리얼클리어에너지에 "미국 에너지 안보 확보: 재무부가 중국과 연계된 한국 제조업체들을 규제해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국이 중국을 대변하는 행태,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제재, 그리고 주요 제조업체들의 지속적인 법규 위반 행위를 고려할 때, 재무부는 주요 한국 기업들을 금지 대상 기업 목록에 추가하는 방안을 공식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정적인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편으로는 미국 정부가 한국을 바짝 추격하던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 양쯔메모리(YMTC)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대거 포함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시장을 방어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반사이익을 얻기도 한다.
미국 의회가 중국 바이오 기업(우시앱텍 등)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생물보안법'을 추진함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의 위탁개발생산(CDMO) 물량이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 등 한국 바이오 기업으로 대거 넘어오는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다.
미국 시장 내에서 중국산 배터리와 전기차, 커넥티드 카 관련 부품의 진입이 원천 봉쇄되면서, 현대차·기아 및 국내 배터리 3사(LG엔솔, 삼성SDI, SK온)가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독점적 여유를 갖게 되기도 했다.
미국 NNP=홍성구 대표기자 / 본지 특약 NNP info@newsandpo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