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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참정권 박탈 ‘국민 청구서’…드러난 것만 최대 3738억원
  • 김영 기자
  • 등록 2026-08-03 17: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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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예산정책처 자료 적용한 보수적 위험 환산 상한도 2061억원
  • 교육재정 포함한 광의 기준 최대 3738억원…실제 투표 포기자는 별도
  • 수사·특검·소송·재검증 비용까지 세금으로…국민의 이중 부담
6·3 지방선거 참정권 박탈 사태로 위험에 노출된 참정권의 재정적 규모가 현재까지 보도된 숫자만 적용해도 최대 3738억원으로 추산됐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중복 제거 통합재정지출을 적용한 보수적 기준에서도 단순 환산 상한은 2061억원이다. 이는 확정 손실액이나 국가배상액이 아니다. 실제 투표 포기자의 권리 침해와 수사·특검·소송·재검증 비용도 포함하지 않았다. <편집자 주>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지난 6월3일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되자 선거 관계자가 대기 중인 유권자들에게 마감 시간 이후 투표를 위한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다. 보도된 부족 투표용지는 전국 91개 투표소 7194장이지만, 부정선거 특검의 전수검증을 거친 확정치는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 참정권 박탈 사태로 선관위가 위험에 빠뜨린 참정권의 재정적 규모가 현재 언론에 보도된 숫자만 적용해도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 표의 재정적 가치에 대해서는 산정 범위에 따라 2865만원과 5196만원이라는 두 가지 분석이 나왔다. 현재까지 보도된 부족 투표용지 7194장에 이를 적용하면 보수적 기준의 단순 위험 환산 상한은 2061억원이다. 교육재정까지 포함한 광의의 기준에서는 3738억원으로 늘어난다.

이 금액은 확정된 국가 손해액이나 선관위가 배상해야 할 금액이 아니다. 부족 투표용지로 인해 정상적인 참정권 행사가 위험에 노출된 규모를 재정적 영향력으로 단순 환산한 수치다.

한국일보는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 대한민국 지방재정』을 토대로 한 표의 가치를 2865만원으로 계산했다. 지방자치단체 통합재정지출 319조8746억원이 4년간 유지된다고 가정한 1279조4985억원을 전체 유권자 4464만9908명으로 나눈 결과다.

통합재정지출은 지자체의 일반·특별회계와 기금을 합산하되 내부거래 등 중복분을 제외한 순지출에 가깝다. 교육재정은 포함하지 않은 만큼 보수적 참고 기준이다. 이를 부족 투표용지 7194장에 적용하면 2061억810만원이다.

서울신문은 2026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예산 약 480조원과 교육청 예산 약 100조원을 합친 연간 재정 규모를 4년 임기로 환산해 한 표의 가치를 5196만원으로 추산했다. 이를 7194장에 적용하면 3738억24만원이다.

어느 기준을 적용해도 단순 위험 환산 상한은 천억원대다. 선관위가 부족하게 준비한 것은 종이 7194장이 아니다. 국민이 지방정부와 교육청의 예산, 복지, 교통, 주거, 교육정책의 방향을 선택할 재정적 결정권을 위험에 빠뜨린 것이다.

한미일보는 앞선 기사 ‘[초점] 선관위가 꺼버린 부정선거 경보장치’에서 시간대별 투표자 수와 최종 투표자 수, 투표지 수를 맞추는 절차가 선거 관리의 이상을 감지하는 경보장치라고 지적했다. 이번 계산은 그 경보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때 국민의 참정권과 재정적 결정권이 얼마나 큰 위험에 노출되는지를 보여준다.

4726장에서 7194장으로…아직 확정치 아니다

선관위가 국회에 제출한 초기 자료를 토대로 언론에 보도된 부족 규모는 전국 50개 투표소 4726장이었다. 이후 91개 투표소 7194장으로 늘었다. 부족분이 2468장, 비율로는 52.2% 증가한 것이다. 투표가 일시 중단된 것으로 보고된 투표소도 26곳이며 최장 중단 시간은 105분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7194장·91곳·26곳 역시 확정치가 아니다. 선관위의 국회 제출자료를 토대로 현재까지 언론에 보도된 집계다. 부정선거 특검이 투표용지의 인쇄·배부·추가 송부·사용·잔여·폐기 내역을 전수 대조하면 숫자는 달라질 수 있다.

선관위가 제출한 숫자는 사건의 결론이 아니다. 부정선거 특검이 원자료와 대조해야 할 수사의 출발점이다.

7194장은 피해 유권자 7194명이 아니다

부족 투표용지 7194장을 실제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 7194명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에서는 한 유권자가 지역에 따라 최대 8장의 투표용지를 받는다. 부족 사태가 발생했더라도 추가 용지를 공급받아 투표를 마친 유권자도 있다. 따라서 7194장은 피해자 수가 아니라 정상적인 수급 계획을 벗어나 추가 공급이 필요했던 투표용지의 규모다.

부족 용지 7194장이 동일한 유권자들에게 최대 8종씩 중복됐다고 가정할 경우 수학적 최솟값은 약 900명분이다. 그러나 투표용지 종류별 부족 내역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실제 피해 유권자의 하한으로 볼 수는 없다.

이 범위는 실제 피해액이 아니다. 최대 8종의 용지가 동일 유권자에게 중복됐다고 가정한 수학적 최솟값과, 용지 한 장을 각각 독립된 유권자 한 명분의 선택권으로 가정한 상한이다.

부정선거 특검이 확정해야 할 핵심 숫자는 부족 투표용지의 전체 규모와 실제 투표 포기자 수다. 투표록과 선거인명부, 투표소 폐쇄회로(CC)TV, 현장 민원과 신고 내역을 대조해 투표소를 찾았지만 끝내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가 몇 명인지 밝혀야 한다.

특히 투표용지 종류별 부족 수량을 확정해야 한다. 여러 종류의 용지가 동시에 부족했는지, 특정 선거의 용지만 부족했는지에 따라 위험에 노출된 유권자 수와 환산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존 국가배상 판례에서는 공무원의 잘못으로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에게 사안에 따라 30만~200만원의 위자료가 인정됐다. 이는 법원이 산정한 정신적 손해배상액으로 한 표의 재정적 영향력과는 다른 개념이다.

수치 불일치로 위험에 노출된 표도 별도다 

현재 계산에는 투표자 수와 투표지 수, 시간대별 투표자 집계 등 선거 관리 수치의 불일치로 검증이 필요해진 표가 반영되지 않았다.

수치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해당 표를 곧바로 불법 투표지나 무효표로 단정할 수는 없다. 입력 착오나 집계 시차, 정당한 사후 정정으로 설명되는 사례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본 장부가 맞지 않는다면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검증 위험에 놓였다고 봐야 한다.

전편에서 지적한 ‘부정선거 경보장치’가 바로 이 대조 절차다. 시간대별 투표자 수와 선거인명부, 투표록, 투표함 속 투표지 수가 맞아야 정상이고 차이가 발생하면 즉시 원인을 추적해야 한다.

은행이 하루 마감에서 단 1원의 차이도 확인하듯 선관위도 투표자 수와 투표지 수의 차이를 남겨둔 채 결과의 정확성만 주장할 수는 없다.

부정선거 특검은 어느 투표소에서 어떤 숫자가 달랐는지, 누가 어떤 근거와 권한으로 전산 수치를 입력·수정했는지, 수정 전후의 원자료가 보존돼 있는지, 최종 투표자 수와 투표지 수가 일치하는지를 확정해야 한다.

노태악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6월 5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사의 표명을 마친 뒤 기자실을 나서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후 선관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였다. [사진=연합뉴스] 

관리 실패의 수습 비용도 국민 몫

선관위 사태의 비용은 참정권의 위험 노출에서 끝나지 않는다.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를 수습하는 비용도 결국 국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

합동수사본부 수사와 국정조사, 특검 인력과 사무실·전산·보안설비 운영에 예산이 들어간다. 증거보전과 선거소청·선거소송, 서버·로그 분석, 투표함과 선거관계 서류의 보관·검증에도 비용이 발생한다.

재검표나 재선거가 결정되면 투·개표 인력과 시설, 투표용지 인쇄, 후보자 선거비용 보전 등에 다시 예산이 필요하다. 실제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의 국가배상 청구가 이어지면 위자료와 소송비 역시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관리 실패로 피해를 본 사람도 국민이고 그 실패를 수습할 비용을 내는 사람도 국민이다. 선관위가 제대로 관리했다면 들지 않았을 비용을 국민이 다시 부담하는 이중 손실이다.

보수적으로도 2061억원…최종 청구서는 더 커진다

현재까지 보도된 부족 투표용지 7194장을 기준으로 하면 중복 제거 통합재정지출을 적용한 보수적 위험 환산 상한도 2061억원이다. 교육재정까지 포함한 광의의 기준에서는 최대 3738억원에 이른다

이는 실제 투표하지 못한 사람이 7194명이라는 의미도, 국가가 3738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실제 투표 포기자의 참정권 침해와 수치 불일치로 검증이 필요해진 표, 수사·특검·소송·재검증 및 재선거 가능성에 따른 공공비용은 아직 더해지지 않았다.

전편이 선거 관리 숫자의 불일치를 감지할 ‘경보장치’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물었다면 이번 기사는 그 결과 국민의 참정권과 재정적 결정권이 얼마나 큰 위험에 놓였는지를 묻는다.

부정선거 특검은 선관위가 제출한 숫자를 받아쓰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투표용지와 선거인명부, 투표록, 전산 로그를 직접 대조해 부족 용지와 투표 중단, 실제 투표 포기자, 수치 불일치의 전체 규모를 확정해야 한다.

선관위는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도 보수적으로 2061억원, 광의로는 최대 3738억원으로 환산되는 국민의 재정적 결정권을 위험에 빠뜨렸다. 그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를 수습하는 비용까지 국민에게 다시 청구하고 있다.

3738억원은 확정 손실액이 아니다. 선관위가 꺼버린 ‘부정선거 경보장치’의 최종 청구서는 이제 부정선거 특검이 숫자로 확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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