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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ǀ 당협위원장 직선제⓶] 이해하기 힘든 중진들의 ‘직선제 반대’ 주장
  • 김영 기자
  • 등록 2026-08-26 12: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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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법 8조 “정당 조직·활동은 민주적이어야”
  • 민주당 254곳 중 212곳 단수…후보·경선 문턱은 중앙당 조강특위
  • 현역·중앙당이 쥔 당협 선택권, 당원에게 돌리나

국민의힘이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장동혁 대표가 추진하는 '전국 254개 전체 당협위원장의 전면 재선출' 방안의 의결을 보류했다. [사진=연합뉴스]“당원이 직접 뽑는데 사당화인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추진하는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를 둘러싼 논쟁은 결국 이 질문으로 모인다.

장 대표의 직선제 추진에 당내에서는 현역 물갈이와 지역조직 분열, 2028년 총선을 겨냥한 당협 장악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가 이어지고 있다. ‘특정 세력을 심기 위한 사당화’라는 비판과 함께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미일보는 앞선 분석에서 당협위원장 직선제가 당원 확대와 지역조직 경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짚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이것이다.

“당원이 직접 자신의 지역조직 책임자를 뽑는 제도를 왜 사당화라고 하는가.”

장동혁이라는 인물을 걷어내고 제도만 놓고 보면 쟁점은 더 분명해진다.

“지역 정당조직의 책임자를 중앙당과 기존 조직이 결정하는 것이 더 민주적인가, 아니면 그 지역 당원들이 직접 결정하는 것이 더 민주적인가.”

헌법이 요구한 ‘정당 내부의 민주성’

이 질문에는 정치적 명분을 넘어 헌법적 근거가 있다.

헌법 제8조 2항은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이 당협위원장을 반드시 직선으로 뽑으라고 명령하는 것은 아니다. 운영위원회나 대의기구를 통한 간접선출 역시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따라서 ‘당협위원장 직선제가 헌법상 의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러나 헌법이 정당의 조직 자체에 민주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지역조직의 책임자를 제한된 인원이 선출하는 방식과 보다 많은 당원이 직접 선택하는 방식 가운데 어느 쪽이 당원의 의사를 더 폭넓게 반영하는지는 정당 민주주의 차원에서 충분히 따져볼 문제다.

직선제 논쟁을 장동혁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만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민주당도 당원이 뽑을 수 있다…그러나 ‘입구’는 중앙당이 쥔다

더불어민주당과 비교하면 이 문제는 더욱 선명해진다.

민주당에도 지역위원장을 권리당원 전원투표로 선출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그러나 그 전에 중앙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라는 문턱을 통과해야 한다. 조강특위가 후보자를 심사·선정하고 지역별 선출방법을 정하며, 후보자와 선출방법은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치는 구조다. 단수 후보 선정도 가능하다.

즉 당원에게 투표권이 주어질 수는 있지만 누가 후보가 될 수 있는지, 어느 지역에서 실제 경선을 실시할지는 중앙당 조강특위의 판단을 먼저 거쳐야 한다.

올해 실제 선출 과정에서도 이 구조가 확인됐다.

민주당 조강특위는 지난 6월 전국 254개 지역위원장 후보자를 공모한 뒤 6월24일 212개 지역위원회에 대해 위원장 후보자를 단수로 의결했다. 전체의 83.5%다.

물론 이 숫자를 과도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212곳 모두에서 복수 신청자를 중앙당이 한 명으로 압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애초 신청자가 한 명뿐이었던 지역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 반론을 감안해도 제도의 핵심은 달라지지 않는다.

후보자를 심사해 누가 최종 후보군에 들어갈지, 단수로 갈지 경선으로 갈지를 결정하는 문턱이 중앙당 조강특위라는 사실이다.

민주당에 당원투표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제도상 권리당원 전원투표까지 가능하지만 당원이 투표장에 들어가기 전에 후보와 경선 여부를 결정하는 중앙당의 권한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이렇다.

“당원에게 투표권은 줄 수 있지만, 선택지를 만드는 권력까지 당원에게 넘긴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 직선제의 본질은 ‘누가 최종 결정하느냐’

국민의힘 당규에도 전 당원 또는 책임당원이 참여하는 당협위원장 선거방식은 이미 존재한다.

따라서 지금 논쟁은 없는 제도를 새로 만드는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기존 당규에 열려 있는 당원 직접선출 방식을 전국 당협에 원칙적으로 적용해 ‘최종 선택권을 누구에게 줄 것이냐’는 데 있다.

이 지점에서 ‘사당화’라는 비판도 다시 따져봐야 한다.

장동혁이 당협위원장을 직접 임명하거나 중앙당이 후보자를 자의적으로 걸러 특정 세력만 출마시킨다면 사당화 논란은 충분히 성립한다.

하지만 복수 후보의 경쟁을 보장하고 동일한 규칙 아래 최종 결정을 당원에게 맡긴다면 권력 이동의 방향은 다르다.

당대표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중앙당과 기존 당협위원장이 갖고 있던 선택권이 당원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대로 된 직선제라면 장동혁이 원하는 후보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보장도 없다.

장동혁이 선호하는 후보가 당원에게 거부당할 수도 있고 반대파 후보가 승리할 수도 있다.

“제대로 된 직선제라면 장동혁에게도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그것이 선거다.

그렇다면 사당화론을 제기하는 쪽도 답해야 한다.

“최종 결정권자가 장동혁이 아니라 당원이라면 왜 그것이 사당화인가.”

“시기상조”라면 대체 언제 해야 하나

직선제를 둘러싼 또 다른 반대 논리는 ‘시기상조’다.

전국 당협에서 동시에 경쟁이 벌어지면 갈등이 커질 수 있고, 지방선거를 막 끝낸 상황에서 다시 지역조직을 경쟁에 몰아넣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아직 이르다’고 한다면 먼저 설명해야 할 것이 있다.

그렇다면 언제가 적기인가.

지방선거는 끝났다. 다음 총선은 2028년이다.

총선이 가까워진 뒤 당협위원장 직선제를 실시하면 상황은 오히려 더 복잡해진다. 당협위원장 선거가 총선 공천과 직결되면서 현역과 도전자, 지방의원과 지역 정치세력의 경쟁이 사실상의 ‘공천 예비경선’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지금 실시하면 경쟁에서 발생한 갈등을 수습할 시간이 있고 새 당협위원장 역시 다음 총선까지 자신의 조직 경쟁력을 증명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오히려 지금보다 총선에서 더 멀리 떨어진 시점은 앞으로 오지 않는다.

오늘은 지방선거 직후라서 이르고, 내년에는 총선 준비 때문에 어렵고, 총선 직전에는 공천 경쟁 때문에 안 된다고 한다면 직선제를 시행할 수 있는 적기는 사실상 사라진다.

따라서 시기상조론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지금은 안 된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언제, 어떤 조건이 갖춰지면 가능하다는 것인지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역선택은 정당성보다 ‘운영 방식’의 문제

직선제라고 해서 모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선거 직전 조직적인 입당으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선거인단을 만들거나 다른 정치세력 지지자가 개입하는 역선택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 중앙당의 자의적인 후보 배제나 불공정한 선거관리 역시 막아야 한다.

그러나 이는 ‘당원에게 직접 선택권을 주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문제와 ‘직선제를 어떻게 공정하게 운영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역선택과 조직동원을 막기 위한 당원 자격과 공정한 선거관리 장치를 두는 것은 제도 설계의 문제다.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곧 당원 직접선출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당이 갈라진다”…그렇다면 경선은 왜 하나

‘당내 분열’ 역시 현실적인 우려다.

전국 당협에서 동시에 선거가 벌어지면 지역 정치인들이 후보별로 갈리고 선거 뒤 후유증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 경쟁에는 원래 비용이 따른다.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도 당원은 갈린다. 당대표 선거에서도 갈린다. 국회의원 공천 경선에서도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

그렇다고 당원이 갈린다는 이유로 경선을 없애지는 않는다.

민주주의의 목적은 경쟁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경쟁 이후에도 받아들일 수 있는 절차와 결과를 만드는 데 있다.

당협위원장 선거에 대해서만 ‘당원이 갈라진다’는 이유로 직접선출을 피하려 한다면 왜 다른 당내 경선에는 같은 논리를 적용하지 않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당협은 현역의 조직인가, 당원의 조직인가

결국 논쟁은 다시 헌법 제8조로 돌아온다.

헌법은 정당의 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이 답해야 할 질문도 복잡하지 않다.

당협이 당원들의 지역조직이라면 그 책임자를 제한된 내부 조직이 선출하는 것과 당원이 직접 선출하는 것 가운데 어느 방식이 당원의 의사를 더 폭넓게 반영하는가.

민주당도 ‘당원 중심 정당’을 강조하지만 지역위원장 후보와 경선 여부를 가르는 중앙당 조강특위의 문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올해 전국 254곳 가운데 212곳이 조강특위 단계에서 단수 후보로 의결됐다는 사실은 그 구조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국민의힘이 후보 경쟁을 열어두고 공정한 선거를 보장한 뒤 최종 선택을 당원에게 맡긴다면 그것은 장동혁에게 당협을 넘겨주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지역조직의 선택권을 기존 정치권력에서 당원에게 이전하는 권력 분산에 가깝다.

그때는 오히려 반대하는 쪽이 답해야 한다.

“당원이 직접 자신의 지역 대표를 뽑는 것이 사당화라면, 대체 누가 뽑아야 민주적인가.”

‘지금은 이르다’고 한다면 또 하나를 설명해야 한다.

“오히려 지금보다 총선에서 더 멀리 떨어진 시점은 앞으로 오지 않는다.”

이번 논쟁의 본질은 장동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도 내려놓지 못한 지역조직의 선택권을 국민의힘은 당원에게 넘길 수 있는가. 더 근본적으로는 헌법이 요구하는 ‘정당 조직의 민주성’을 지역 정치의 현장에서 어디까지 구현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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