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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봉규칼럼] CIA의 수장 DNI의 권한은 어디까지인가
  • 하봉규 유엔연구소장
  • 등록 2025-12-21 17: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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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주 랭글리(Langley)에 있는 CIA 본부. [AP=연합뉴스]

하봉규 국립부경대 명예교수·유엔연구소장

우리는 국가 방어의 최전선이다.

(We are the Nation's first line of defense.)

 

미국 중앙정보국(Central Intelligence Agency·CIA)의 구호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년 설립된 CIA는 미국전략사무국(Office of Strategic Services·OSS)이 전신으로 민간 대외 정보기관이자 행정부 내 특정 부처에 속하지 않은 연방정부 독립기관이다. 구체적으로 법무성(FBI)·전쟁성(DIA)·국무성·재무성·에너지성·DEA 등 미국정보공동체의 대인정보를 전담한다. 

 

CIA가 있는 랭글리(Langley)는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맥린의 미편입 지역이다. 미편입 지역이란 시정부 관할 구역 밖에 있는 지역을 뜻한다. 그리고 ‘랭글리’라는 이름은 CIA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사용되곤 한다. 

 

CIA 조직은 실질적으로 두 명의 부국장에 의해 관리되며 직원 수는 2만 명에 이른다. 주요 조직은 지휘부·분석부·공작부·지원부·과학기술부다. 

 

이 가운데 분석부와 공작부가 CIA의 양대 축을 이룬다. 전자는 지역(대륙별) 파트와 초국가·마약·무기통제·방첩분석 등의 일을 처리하고 후자는 특수임무·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테러·대테러파트 등의 업무를 관장한다.

 

최근에는 과학기술부가 중요 부서로 인식되고 있다. 이곳은 현대 무기 특히 대량살상무기와 특수밀무기의 개발에 특화되어 있다. 수년 전에는 이곳에서 이란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제거한 특수드론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밖에 미국의 공식적 외교기관에서부터 국제기구, 각종 단체(여기에는 비정부단체, 국제구호단체)를 포괄해 심지어 기업체에 이르기까지 CIA의 활동 영역은 광범위하다. 또 특수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군사 및 준군사조직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CIA 요원들의 정확한 수와 비밀공작(covert action) 내용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CIA의 수장은 미국 국가정보국장(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DNI)으로 불린다. DNI는 국가안전보장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NSC)의 일원이자 ‘대통령정보보고서’를 총괄하며 정보공동체의 예산 배분에도 관여한다. 

 

다만 해외정보의 형식적 최고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정보예산의 85%에 달하는 여러 기관의 예산은 DNI가 아닌 전쟁성(국방성)의 통제를 받거나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많은 행정명령과 1993년에 제정된 정보권위법(Intelligence Authorization Act)은 서류상 DNI에게 정보공동체의 수요와 우선순위를 정할 권한을 주었지만 현재의 구조 아래서는 실행될 수 없는 형편이다. 

 

2001년 발생한 9·11테러는 CIA를 위시해 미국정보공동체에 대한 도전이었다. 더구나 이후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사전 경고가 확인되면서 미국정보공동체, 특히 CIA의 분석 능력에 대한 혁신이 요구됐다.

 

1970년대만 해도 국가정보에서 전통적인 대인정보(HUMINT), 즉 재래식 첩보 및 공작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과반을 점하였으나 1980년대 이후 기술혁신과 함께 기술정보(TECHINT)의 우위로 전환됐다. 

 

이는 종래 미국의 군사비에서 정보예산의 비중이 5%에서 10%로 배증되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9·11은 해외정보기관과의 협력적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중요한 분기점을 이룬다.

 

국립부경대 명예교수·유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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