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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진 칼럼] 장동혁의 단식, 무엇이 달랐나
  • 심규진 교수
  • 등록 2026-01-21 0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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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 대중정치를 아는 우파 정치인의 탄생

장동혁은 이번 단식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스타성을 제대로 부각시켰다. [사진=한미일보] 

솔직히 말해 처음 장동혁 대표가 단식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필자 역시 반대하는 쪽에 가까웠다. 

 

단식은 너무 낡고, 신파적이며, 자칫하면 정치적 ‘떼쓰기’처럼 보일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과거 황교안 대표의 단식이 남긴 정치적 실패의 기억이 강하게 떠올랐다. 감정의 과잉은 있었지만, 결과는 냉혹했다.

 

그런데 장동혁은 달랐다. 단식을 망설이는 듯 보이다가, 어느 순간 전격적으로 결단했다. 이것이 바로 장동혁의 정치 스타일이다. 외부 압력에 떠밀려 움직이지 않는다. 

 

국회 로텐더홀, 비극적 엄숙함 품은 상징적 공간

 

정치적 이득이 불분명해 보이는 길일지라도, 그것이 자신의 판단이라면 주저 없이 실행한다. 그래서 그의 행보는 늘 ‘표면’이 아니라 ‘행간’으로 읽어야 한다.

 

유튜브 정치의 문법에 익숙한 일부 인사들이 여론에 밀려 반응형 정치를 할 때, 장동혁은 늘 타이밍을 선점해 왔다. 떠밀려 하는 정치와, 주도하는 정치는 결과가 다르다. 장동혁의 단식은 바로 그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필자는 과거 엘리자베스 1세를 언급한 적이 있다. ‘엘리자베스 1세’는 누구와 가까워 보일 때조차 이미 다음 수를 깔아둔 군주였다. 장동혁 역시 마찬가지다. 

 

이 정치인은 보이는 대로만 읽으면 오독하게 된다. 항상 이면의 계산과 상징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는 매우 흥미로운 인물이다.

 

이번 단식이 과거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은 ‘공간’이다. 황교안의 단식이 거리와 노숙, 연민을 자극하는 장면 연출이었다면, 장동혁의 단식은 국회 로텐더홀이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이뤄졌다. 

 

로텐더홀은 그 자체로 권위와 헌정 질서, 비극적 엄숙함을 품은 무대다. 이 공간에서 장동혁은 비장하지만 절제된, 의연한 정치인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신파는 없고, 결기만 남았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형식’이다. 좌파 정치인들의 출퇴근형 단식과 달리, 그는 원칙에 충실한 정공법의 단식을 택했다. 그 결과 단식을 조롱하던 이들의 비아냥은 오히려 장동혁을 부각시키는 역효과를 낳았다. 이 장면까지 계산에 있었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여기에 더해 일부 친한계 인사들의 거친 언사와 막말은 보수 진영 내부 여론을 급격히 장동혁 쪽으로 이동시켰다. 

 

흥미로운 점은 좌파 진영에서도 그에 대한 일정한 ‘존중’이 감지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목숨을 걸고 싸우는 상대에 대해서는, 적진에서도 그 결기부터 알아보는 법이다.

 

상남자와 붉은 장미— 느와르 영화의 현현

 

이번 단식은 장동혁의 또 다른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스스로를 ‘문학 소년’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상징과 언어에 강하다. 필사를 통해 매일 손글씨로 지지자들과 소통했고, 장미라는 은유로 자신의 결의를 표현했다. 

 

이는 단순한 감성 과잉이 아니라, 정치적 스타성이 작동하는 순간이었다. 상남자와 붉은 장미—마치 느와르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미지가 완성됐다. 화환 보내기 운동은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레거시 미디어의 태도 변화도 빠르다. 이미 기조 전환은 시작됐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 그림이 ‘흥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는 결국 잘 팔리는 서사에 붙는다. 

 

장동혁은 지금 가장 주목받는 정치 상품이다. 반면 유튜브 정치의 피로감을 상징하는 인물들은 점점 화면에서 밀려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단식이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그는 필리버스터를 통해 ‘윤석열 지지층과 함께 싸우는 제도권 전사’로 각인됐다. 

 

이번 단식의 명분은 ‘쌍특검 관철’이다. 이는 특정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선거 국면에서 보수 진영을 결집시키는 구조적 의제다.

 

장동혁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헌법소원 직접 변론까지 예고했다. 이는 “윤석열을 위해 제도권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다. 동시에 분탕을 제외한 보수 진영을 하나로 묶는 중심축으로 자신을 자리매김하고 있다.

 

로텐더홀에 꽃이 쌓일수록 이 시네마틱한 이미지는 더욱 강화된다. 미디어의 썸네일은 자연스럽게 장동혁을 선택하게 된다. 이미지가 강할수록 대중은 행동으로 반응한다는 미디어 정치의 기본 법칙이 작동하는 순간이다.

 

결론적으로, 장동혁은 자신의 강점을 정확히 아는 정치인이다. 로텐더홀이라는 무대, 필사라는 소통 방식, 꽃이라는 상징—이 모든 것은 60년대생 ‘문학 소년’의 감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정치적 표현이다. 

 

그는 미디어 대중정치의 문법을 이해하는, 보기 드문 우파 정치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 이 장면은 우연이 아니라, 설계된 서사의 결과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심규진 교수

 

스페인IE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과 조교수. 전 국방부 정책자문위원과 전 여의도연구원 데이터랩 실장을 역임했으며 호주 멜버른 대학교 전임교수와 싱가포르 경영대학교 조교수로 근무했다. 저서에 ‘K-드라마 윤석열’ ‘하이퍼 젠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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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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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SKim33162026-01-21 04:31:33

    빨갱이들하고 대결할 때 단식이나 분신 등 자해지랄은 그야말로 천하 병신 짓이다.
    어떤 자가 부추겨서 저 사람이 단식을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단식을 당장 중단하라고 해라.
    저 사람이 단식하다가 죽었다고 해서 빨갱이들이 눈 하나 깜박일 것이라 생각하는가?
    이재명 같은 빨갱이는 당신내 자칭 보수란 인간들이 멋있는 척하고 몰아낸 박근혜 대통령 같은 참된 인간성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 한마디로 개보지에서 나온 똥치 유전자로 뭉친 짐승이란 것을 알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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