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에 개봉한 대한민국의 영화 포스터. 제21대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목차>
① 총론
② 본인 확인
③ 전산 시스템
④ 투표함 이동·보관
⑤ 기록 보관 주체
부정선거 논란, 끝내는 방법은 따로 있다
오는 6월이면 정권의 중간평가를 가름할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최근 국회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열고 선거구 조정과 선거제도 전반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선거구 획정에 쏠려 있지만, 많은 국민들의 시선은 반복되는 부정선거 논란을 종식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선에 모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부정선거’를 언급한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급격히 흔들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논란을 구조적으로 정리할 제도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대한민국 선거를 둘러싼 부정선거 논란은 사실 여부를 떠나 이미 사회적 비용이 되고 있다. 선거가 끝날 때마다 반복되는 불신과 갈등은 결과의 정당성을 훼손하고, 민주주의의 기반을 잠식한다. 문제는 이 논란이 특정 주장이나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검증 가능한 구조가 부재한 상태에서 관리 주체의 설명에만 의존해 온 제도 설계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의혹은 틀렸다”는 선언이 아니다. 의혹이 제기될 수 없도록 만드는 시스템이다.
1인 1표의 출발점, 본인 확인
선거의 가장 기본 원칙은 1인 1표다. 이 원칙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투표권이 있는 사람인가’를 넘어 ‘그 사람이 맞는가’가 확인돼야 한다.
현재 사전투표에서의 본인 확인은 신분증을 제시하고 육안으로 대조하는 방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본인확인기에 부착된 지문인식기처럼 보이는 장치가 지문 인식용이 아니라 ‘서명 대체 버튼’이라고 설명한다. 즉, 신분증의 위·변조 여부를 판별하는 기능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방식이 틀렸다는 데 있지 않다. 이미 사회 전반에서는 더 강력하고 보편적인 인증 수단이 일상화돼 있다는 점이다. 공항 출입국 심사, 금융 거래, 스마트폰 보안까지 생체 인식은 기본 인프라가 됐다. 주민등록 체계 역시 지문 정보를 전제로 설계돼 있다. 기술이 없어서 못 하는 문제가 아니다.
지문 인식은 강제 수단이 아니라 보조 인증으로 설계할 수 있다. 실패 시 기존 방식으로 즉시 전환하면 된다. 이는 보통선거 원칙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1인 1표의 실질적 보장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전산을 쓰는 이상, 전산은 검증돼야 한다
사전투표는 효율성을 이유로 전산 시스템을 사용한다. 문제는 전산 사용 자체가 아니라, 전산 처리 과정이 외부에서 검증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명부 조회, 투표 완료 처리, 중복 방지, 마감 처리까지의 전 과정은 인수·보관·이송 전 과정에 대한 연속 기록, 즉 변경 불가 로그로 남아야 하며, 이를 사후에 제출·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없다”는 설명이 아니라, 문제없음을 입증할 수 있는 기록이 필요하다.
투표함 이동·보관, ‘신뢰’가 아니라 ‘기록’의 문제
관외 사전투표지는 우체국이 분류·운송하고, 이후 선관위가 보관한 뒤 개표장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이동과 보관을 둘러싼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해법은 복잡하지 않다.
전자봉인으로 개봉·훼손 여부를 기록하고, GPS로 이동 경로와 정차 시간을 남기며, 인수·인계 과정을 인수·보관·이송 전 과정에 대한 연속 기록으로 연결하면 된다.
이는 화물 운송과 수출 물류에서 이미 쓰이는 방식이다. 투표함 역시 물리적 대상인 이상, 동일한 관리 원리가 적용될 수 있다.
2025년 6월 24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9시, 한국시간 25일 오전 10시), 뉴욕 타임스퀘어의 대형 전광판에 한국의 6.3 조기 대선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주장을 담은 2분 분량의 영상이 30분 동안 반복 상영됐다.
핵심 기록 보관은 감사원, 자료제출 요구권은 국회가
이 모든 장치를 도입해도 신뢰가 생기지 않는 경우는 하나다. 기록을 만든 기관이 그 기록을 보관하고, 스스로 문제없다고 설명하는 구조가 유지될 때다.
그래서 선거 과정에서 생성되는 핵심 기록의 변경 불가 사본은 감사원이 별도로 보관해야 한다. 감사원은 수사·기소 권한이 없는 헌법기관으로, 판단이 아니라 보관과 제출에 적합한 위치에 있다.
수사나 분쟁이 필요할 경우 기록은 감사원을 통해 제출된다. 그리고 그 제출을 강제하는 가장 확실한 장치는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권이다. 국회 요구에 따라 기록이 공개되고 검증이 이뤄질 때, 의혹은 음모가 아니라 공적 검토의 대상이 된다.
법은 얼마나 고쳐야 하나
이런 제도를 도입하려면 법을 대폭 고쳐야 할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현행 공직선거법 체계 안에서 가능하다. 분쟁과 거부 논란을 막기 위해 다음 한 조항 정도의 명문화면 충분하다.
“투표함의 봉인·이송·보관, 출입 기록, 영상 기록, 전산 처리 기록 등 선거 무결성 확인을 위해 투·개표 과정 전반에서 생성되는 인수·보관·이송 전 과정에 대한 연속 기록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생성·관리하되, 해당 기록의 변경 불가 사본은 감사원에 별도로 보관한다. 감사원은 국회 또는 법원의 적법한 요구가 있을 경우 이를 제출한다.”
이 조항은 선관위의 헌법상 독립성은 유지하면서도, 검증의 경로만 분리하는 방식이어서 위헌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새로운 권한을 만드는 조항이 아니라, 기존 권한의 책임 경로를 고정하는 최소 규정에 가깝다.
부정선거 논란을 끝내는 방법
부정선거 논란은 주장으로 끝나지 않는다. 반박으로도 끝나지 않는다. 검증 가능성이 없을 때만 지속된다.
지문 인식으로 출발점을 고정하고,
전산과 물리적 이동을 기록으로 묶고,
그 기록을 외부가 보관하며,
국회가 요구해 공개하는 구조.
이 시스템은 특정 진영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선거 자체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이제 여야 국회의원들과 선관위는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이 정도의 장치조차 거부할 이유가 있는가.”
이 방식이 선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금의 제도가 반복적으로 불신을 낳아온 구조라는 점에서, 최소한의 보완만으로도 논란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 해법임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이 문제는 더 이상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로 논의돼야 한다.
다음 편(② 본인 확인)에는 부정선거 의혹의 첫 번째 관문인 사전선거에서의 본인 확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