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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이념 좌표 찍고 폭도로 매도”… 143명 입건 95명 구속 ‘서부지법 사건’의 진실은
  • 임요희 기자
  • 등록 2026-02-02 20: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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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콰이어트/ 유정화 외 지음, 지우출판, 2만 원

 

벼랑인 줄 알면서 분연히 몸을 던질 수밖에 없었던 ‘서부자유청년들’과 그들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들의 긴박했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신간 ‘콰이어트’(지우출판)는 2025년 1월19일 있었던 서부지법 사건을 통해 언론이 어떻게 이 사건을 왜곡하고 사건에 연루된 청년들을 ‘폭도’로 몰아갔는지를 세세하게 알려 준다. 

 

또 서부자유청년들의 편지를 통해 세월이 흘러도 결코 지워지지 않을, 시대의 어두움과 불공정에 맞선 그날의 상처를 물큰하게 담아낸다. 

 

저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법률대리인단으로 활동 중인 유정화 변호사,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법률대리인 김지미 변호사, 서부자유변호사협회 공동 사무총장 임응수 변호사, 서부자유변호사협회 공동 대표 연취현 변호사 등 7인의 인권 변호사와 ‘서부자유청년들’이다.

 

‘우연’과 ‘우발적’ 상황에 부딪혀 흐름이 바뀐 날들

 

거짓은 전염성이 강하다. 거짓에 선동당한 여론일수록 진실보다 빠르게 대중 속으로 전파된다. 정치 이념에 따라 누구는 구속되고, 누구는 구속조차 되지 않는 부당한 일이 횡횡한다. 그뿐인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칸막이’를 치는 이들의 민낯도 종종 마주치게 된다.

 

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가. 

 

2025년 1월18일 밤부터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방법원 주변에서 평화 시위를 하던 국민 중 일부가 법원 내부로 진입, 법원 공용물을 손상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국가 기관은 그 자리에서 국민을 체포하고 입건해 수사에 착수했다. 

 

2025년 1월18일 밤부터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방법원 주변에서 평화 시위를 하던 국민 중 일부가 법원 내부로 진입, 법원 공용물을 손상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국가 기관은 그 자리에서 국민을 체포하고 입건해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연합뉴스]

입건돼 수사를 받기까지 국민(서부 항쟁 자유 청년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자신들이 선출한 현직 대통령마저도 형사소송법 원칙과 절차적 정당성을 완전히 무시한 채 불법 체포한 국가 기관이었다. 

 

실제로 사법 경찰과 검사들은 서부 항쟁 자유 청년들을 형사소송법의 기본 원칙조차 준수하지 않은 채 무더기로 불법 구속했다. 

 

2025년 1월19일부터 4월21일까지 총 143명의 피의자가 입건돼 95명이 구속됐다.

 

이러한 대혼란 속에서 일부 뜻있는 변호사들은, 현직 대통령에게도 지켜지지 않았던 형사소송법의 원칙과 절차적 정당성이 서부 항쟁 자유 청년들에게는 더더욱 무시되고, 인권이 유린당할 것을 우려했다. 

 

그리고 같은 생각을 가진 변호사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청년들이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선명해질수록 점점 불가해한 그날의 일들

 

하늘이 무너질 듯한 일이 누군가에게 벌어졌다고 한들 현실의 세상이 멈추는 일은 결코 없다. 지구촌 어디쯤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천재지변이 발생해도 세상은 멈추지 않는다. 

 

타인의 처지에 냉혹하리만큼 무심한 이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하다. 자기 일이 아니고는 누군가의 하늘이 무너졌어도 눈 감고, 귀 막고, 입을 닫는다. 

 

차라리 기다랗게 네모난 핸드폰 속 풍경에 더 관심을 두는 게 익숙한 현실이다. 서부지법 사태로 그 많은 청년이 구속되어 인권을 유린당한 채 1년여 시간이 흘렀음에도 세상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7명의 인권 변호사는 국민의 뒷덜미 잡는 데만 힘을 쓰고, 진실은 외면하는 위력적인 법 앞에서 이렇게 말한다.

 

“형사 재판은 범인을 처벌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무고한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 위한 절차다.”

 

그렇다. 형사 절차의 목적은 범인을 처벌하는 데 있지 않다. 진실을 규명하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데 있다. 

 

헌법 제27조는 “누구든지 법관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를, 헌법 제12조는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형사 사법이 인간의 자유를 제한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적 약속이다. 

 

그러나 국가 기관은 청년들을 ‘공범’이라는 죄명으로 일괄 기소해 그 약속을 흔들었다. 수사 기관은 경중의 구분 없이 깡그리 일괄 구속 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충분한 심리 없이 피고인 대부분을 구속 상태로 가두었다. 

 

저자들은 “법은 사회적 보복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의 형벌권이 감정의 확증을 위한 장치로 변할 때, 법치주의는 붕괴한다”고 강조한다.

 

‘콰이어트’는 거대한 불의 앞에서 순식간에 휩쓸려간 일에 대해 정파적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또한 사건과 관련해 부풀린 서사 또한 만들어지지 않길 바라며 독자들의 마음에 호소한다. 

 

책은 서부지법 사건 이후 침묵을 강요당한 사람, 제 일이 아니어서 침묵하는 사람, 복잡하지 않은 진실을 왜곡하고 감추려 복잡하게 만들고는 이를 들키지 않으려 침묵하는 사람들 머릿속에 질문을 던진다. 대한민국에 남은 과제가 무엇인지를. 

 

임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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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3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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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2-03 08:18:59

    518은 유공자
    서부지법은 폭동이라고~?
    저들 논리라면 일제시대 독립군 모두다
    폭동가들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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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2-03 05:30:24

    북컨서트  합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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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2-02 22:36:32

    이것이야말로 1.19민주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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