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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축출 두달만에…더 과감해진 트럼프의 '힘을 통한 평화'
  • 연합뉴스
  • 등록 2026-03-01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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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공습개시 15시간만에 최고지도자 제거 선언, 압도적 무력 입증
  • "나라 되찾을 위대한 기회" 신정체제 종식 의도…전쟁 장기화 땐 '역풍' 우려도


죽은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EPA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28일(현지시간) 이란 공습과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폭사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힘을 통한 평화' 노선이 한층 과감해지는 모습이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로마제국 시대의 격언에서 비롯된 이 노선은 미 공화당의 전통적인 지지 세력, 특히 네오콘(신보수주의)을 중심으로 신봉된 이념에 기반한다.


냉전 시기 옛 소련을 상대로 군비 확장 경쟁을 촉발했으며, 최근 그 대상을 중국과 이란 등 적대 세력으로 확장했다. 압도적인 군사력 우위를 바탕으로 한 억제 전략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군 행사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구호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이날 전격적인 이란 공습에 이어 공습 15시간 만에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세예드 하메네이 제거를 발표하면서 그의 이같은 행보가 다시 주목받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돈로주의'(신 고립주의)에 입각해 외국에 대한 군사 개입을 자제하겠다던 약속과 달리 중요한 고비마다 무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았다.


취임 5개월 만인 지난해 6월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 핵 시설 3곳을 벙커버스터 등으로 타격한 '한밤의 망치'(Midnight Hammer) 작전이 시작이었다. 당시 작전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12일 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반구를 사실상 미국의 영역으로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확고한 결의'(Operation Absolute Resolve) 작전을 감행, 철권 통치자였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했다.


외국 정상의 거처를 한밤중 기습해 체포·압송한 사건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마두로 부부를 미국에 구금하고 재판정에 세운 모습은 힘이 국제법의 규범에 우선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관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이로부터 두 달 만에 감행된 이번 공습은 또다시 대담성을 드러냈다. 미국은 이란과 핵 협상을 하는 와중에 추가적인 대화의 여지를 남겨둔 듯하더니, 대화 상대국의 최고지도자를 폭격으로 제거했다.


그간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이란 정권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인데, 미 당국자들 사이에선 "곧 이란이 공격할 조짐을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군사행동의 규모와 성격 면에서도 지난해 6월이나 올해 1월에 견줘 이번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은 훨씬 광범위하고 전면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미사일 불능화와 해군 초토화를 목표로 한 추가 공습을 예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공군 전력 등을 중동 해역에 집결시키며 이란에 핵 포기를 압박하는 한편, 협상 결렬에 대비한 '플랜 B'로서 군사력 사용 가능성에도 대비해왔다.


일각에선 이번 군사행동이 사실상 '플랜 A'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대(對)이란 공습과 반격에 필요한 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시간을 끌었을 뿐, 실제 의도는 겉으로 천명한 '외교 우선'이 아닌 군사행동에 있었다는 것이다.


물리력을 동원해 목표를 관철하는 트럼프식 대외 전략은 마두로 체포와 하메네이 제거를 통해 군사적 측면에서 일단 효능이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 두 차례 모두 손 쓸 새 없이 전격적이었으며, 미군의 피해는 경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직후 영상 메시지에서 이란에 대한 "압도적 힘과 파괴적 무력"을 예고했고, 현재까지의 양상을 보면 허언은 아니다.


나아가 하메네이 사망을 발표하며 "이란 국민이 그들의 나라를 되찾을 수 있는 단 한 번의 위대한 기회"라고 언급, 작전의 최종 목적이 이란 신정 체제의 종식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


이처럼 이란의 체제 전복을 거듭 촉구한 것은 그가 걷는 노선이 당위성을 입증받기 위해선 석유 부국인 베네수엘라 때와 마찬가지로 세계 3위 산유국인 이란도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인식과 맞닿는다.


적대국을 군사력으로 굴복시키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미국의 경제적·지정학적 주도권을 남미와 중동에서 확고히 다지는 수단으로 삼겠다고 여기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이번 공습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할 승부수라는 해석이 나오는 만큼,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가시적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전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관세가 미국 대법원으로부터 위법 판결을 받은 가운데 정치적 국면 전환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독점적 접근권 확보를 요구하며 이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을 거론했던 것도, 서반구 전략 거점에 대한 통제력을 확대하려는 같은 맥락의 조치로 해석된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강경 대외정책 기조가 미국의 전 지구적 주도권을 부각해 유권자에게 '심리적 만족감'을 줄 뿐 아니라, 전통적 공화당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을 수 있다.


다만 이란의 체제 전복이 뜻대로 되지 않고 무력 저항에 직면할 경우, 그에 따라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미군 피해가 커질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짊어져야 할 정치적 부담도 급격히 커지면서 여론의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로 불리는 트럼프 핵심 지지세력의 반응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2016년과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긴 마가 진영은 이라크 전쟁 등 장기적이고 소모적인 대외 개입에 극도로 비판적인 견해를 보여왔다.


zheng@yna.co.kr


트럼프의 '하메네이 사망 발표' 전하는 백악관 SNS트럼프의 '하메네이 사망 발표' 전하는 백악관 SNS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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