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은 청계천 조성과 함께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의 대표 치적으로 꼽힌다. [사진=임요희 기자]
우리나라는 국토의 약 63~70%가 산지(Mountainous Land)로 구성된 산악 국가지만 의외로 숲(Forest)은 적다.
여기서 숲이란 평지에 조성된 산림을 말한다. 평지 숲은 경사가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피톤치드를 쐬면서 산책을 즐기기 좋고,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앉아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다.
그런 점에서 서울숲(Seoul Forest)의 존재는 매우 특별하다. 서울숲은 도시에서 보기 힘든 평지 숲으로 중랑천, 응봉산, 달맞이공원, 뚝섬유원지와 연계해 거대한 도시숲을 형성하고 있다.
2005년 이명박 대통령 주도로 개장
2005년 문을 연 서울숲은 총면적만 약 14만5000평(49만m²)에 달하는 거대한 도시 숲으로 문화예술공원, 생태숲, 자연체험학습원, 습지생태원, 한강수변공원의 5개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벚꽃에서 시작된 서울숲의 4월은 중순에 이르러 튤립으로 정점을 찍는다. [사진=임요희 기자]
서울숲은 청계천 조성과 함께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의 대표 치적으로 꼽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뉴욕의 센트럴 파크나 런던의 하이드 파크 같은 도시 숲을 건설할 목적으로 서울숲 조성을 추진했다.
당시 서울시는 서울숲 조성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성동구 금싸라기 아파트부지 3필지를 1조2000억 원에 매각했다. 당시에도 상당한 금액이었지만 땅의 가치는 그 후로도 계속 올라 지금은 그 가치가 8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땅의 가치를 올린 게 또 이 서울숲이다. 서울숲 덕에 성수동 아파트는 숲세권 프리미엄을 갖게 되었고 성수동 거리는 서울 최고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서울숲은 꽃놀이 명소로도 유명하다. 특히 벚꽃에서 시작된 4월은 중순에 이르러 튤립으로 정점을 찍는다.
서울숲 내에서도 문화예술공원 내 군마상 지나 만나게 되는 거울연못 인근과 물놀이터·가족마당 주변이 튤립 명소로 꼽힌다. 이곳에는 분홍, 빨강, 보라, 오렌지, 노랑, 흰색 등 30여 종 10만 본 규모의 튤립이 피어나 화사한 봄 분위기를 선사한다.
비루한 겨울 견디고 가장 화려하게 피어나다
튤립은 꽃송이와 꽃대로 이루어진 지극히 단순한 외형을 하고 있지만 그리 간단하게 볼 꽃은 아니다. 가을에 심은 구근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마침내 개화에 성공한 것이기 때문이다.
묵묵히 써 내려간 인내의 문장들이 마침내 꽃잎으로 피어나기는 예술가의 창작품도,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사진=임요희 기자]
튤립 구근은 0~10도 정도의 낮은 기온에서 50일 이상 지나야 꽃눈이 형성된다. 기온이 내려가면 구근 내 녹말 성분이 포도당으로 변환되는데 이 과정에서 용질의 농도가 높아져 빙점이 낮아진다. 영하의 온도에서도 튤립 구근이 쉽게 얼지 않는 이유다. 그리고 그러한 고통의 대가로 튤립에게는 봄날의 주인공 역할이 주어진다.
혹독함의 대가로 화려함을 보상받는 게 어디 꽃뿐이랴. 묵묵히 써 내려간 인내의 문장들이 마침내 꽃잎으로 피어나기는 예술가의 창작품도,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는 핍박과 압제의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그 끝에는 모든 고통을 덮고도 남을 화려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둠 속에서도 묵묵히 제 시간을 준비해 온 이들에게 봄날은 꼭 찾아오리라.
서울숲에는 벤치가 많고 너른 잔디밭도 있어 간단한 간식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지금 서울숲은 2026서울국제정원박람회 준비로 분주하다. 축제 기간인 5월1일부터 10월27일까지 약 6개월간 서울숲과 성수동 일대에서 ‘Seoul, Green Culture’를 주제로 서울숲과 한강, 성수동, 뚝섬을 하나로 담아내는 ‘서울숲 그랜드가든’을 조성한다.
‘서울숲 그랜드가든’은 기존 서울숲의 경계를 넘어 성수동 골목길과 한강변, 그리고 뚝섬 대정원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대단위 공간 확장 프로젝트로 꽃, 도시, 산업, 한강을 ‘그린 컬처’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엮어낸다.
이번 축제는 △2024년 뚝섬(6만 평) △2025년 보라매(12만 평)를 넘는 역대 최대 규모(15만 평)로 열리는 만큼 볼거리, 즐길거리도 더욱 풍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요희 기자